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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때 살필 정서적 질환


‘별것 아니야. 냅두면 돼.’ 아이들이 어떤 행위를 의미 없이 반복하는 버릇이 있더라도 많은 부모들이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겠거니’ 하고 그냥 지나친다. 사실 말을 더듬는다거나 손가락을 빠는 행위라면 단순 습관이나 불안 표출 행위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눈을 깜빡이거나 코를 찡긋하고, 어깨를 으쓱거리거나 목을 킁킁거리는 등의 행동을 습관처럼 한다면 몸의 이상신호로 봐야 한다.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틱’(TIC) 증상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가지 않도록’ 이번 겨울방학 동안 자녀들의 행동을 면밀히 관찰해보자.


같은 행동 반복적으로 나타나…가정불화·친구와 갈등이 원인


야단칠수록 증상 더욱 오래가… 많이 안아주고 자신감 갖도록


■ 혹시 우리 아이가 ‘틱’? 사실 틱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의 동작 하나하나는 정상 동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코를 훌쩍이고, ‘음음’ 소리를 내고, 팔을 번쩍 들고, 욕설이나 음탕한 말을 하고, 다리를 툭툭 차는 것 등의 행동은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장애로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다. 손톱 깨물기, 발이나 다리 차기, 고개를 좌우·앞뒤로 흔들기, 기침이나 침 뱉는 소리 내기, 남의 말 따라하기 등도 일상에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홍현주 한림대 성심병원 소아정신과 교수는 “어린아이 가운데 20%에서 나타날 정도로 틱이 흔하다”며 “대부분의 틱은 단기간 있다가 사라지지만 1% 정도는 1년 이상 만성적으로 진행되는 투레트(뚜렛)장애로 옮겨간다”고 설명했다.


■ ‘틱’은 왜 생기나?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스트레스에 민감한 틱의 특성상 감수성이 예민하거나 정서적 압박이 심한 아이한테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준원 강남을지병원 소아정신과 교수는 “공부에 대한 압박이나 부모의 지나친 간섭으로 인한 긴장과 불안 등의 내적 갈등이 틱으로 방출된다”고 말했다. 친구와의 갈등, 지나친 흥분, 다른 질병, 이혼 등 가정불화를 비롯하여 잦은 텔레비전 시청과 컴퓨터게임 등이 틱 증상을 악화시킨다. 자신감이 부족하고 소심하며,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들도 틱에 잘 걸리는 편이다.


이 밖에 틱은 출산 과정에서 태아의 뇌가 손상되거나 출생시 저체중, 산모의 스트레스 등의 요인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한방에서는 틱의 원인을 기혈 순환에서의 문제로 본다. 근육이 떨리거나 수축되고, 코가 답답한 듯하거나 목에 가래가 낀 것처럼 기혈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면 이것이 ‘틱’ 증상으로 발현된다고 보는 것이다.


■ ‘틱’ 정확한 진단부터! 틱은 대개 아이가 정서적으로 안정되면 저절로 없어진다. 자녀에게서 틱 증상이 나타났을 때 무시하거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치료를 하는 경향이 큰 건 이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틱’의 발병 유무나 심각성 정도에 대해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문수 고려대 구로병원 정신과 교수는 “틱 증상의 빈도, 심각도, 틱에 걸린 자녀가 느끼는 스트레스, 학교 및 사회생활에 미치는 영향, 다른 정서적 질환이 함께 있는지 등을 포괄적으로 봐야 한다”며 “틱 장애는 보이는 증상 외에 학습장애, 강박증, 과잉운동증, 우울증 등을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자녀가 틱 증상을 보일 때 부모나 가족의 태도는 틱의 치료와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친다. 민감하게 반응하기보다는 많이 안아주고, 자신감을 불어넣어주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틱 증상에 대해 “하지마!” “그만 좀 해.” “도대체 왜 그러니?” 등의 말로 창피를 주거나 벌을 줘서 증상을 제지해 보려고 한다면 아이가 정서적으로 불안해져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다. 백은경 해마한의원 원장은 “부모가 틱 증상에 과도하게 집착하고 야단칠수록 증상이 더 오래간다”며 “아이와 편안한 공간에서 대화를 해 스트레스의 원인을 찾거나 아니면 틱을 무시하고 내버려두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 ‘틱’ 치료법은? 규칙적인 운동이 틱 치료에 도움을 준다. 수영, 태권도, 발레 등의 운동은 근육의 움직임을 체계화시켜주고 틱 장애로 인한 의미 없는 근육의 움직임을 잡아줄 수 있다.

변기원 변한의원 원장은 “공원 산책이나 자전거 타기, 등산도 좋은 방법”이라며 ”특히 등산은 아이의 체력을 키워줄 뿐 아니라 자연스럽게 자연을 접하게 해 심리적인 안정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문수 교수는 “복식호흡과 점진적인 근육이완법, 마사지 등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칭찬과 사랑으로 ‘ADHD’ 치료를


아이들한테서 나타날 수 있는 대표적인 정서적 질환은 틱 말고도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가 있다. 오랜 시간 집중하지 못하고 산만하고 부산한 것이 공통된 특성이다.


부주의해서 실수를 많이 한다,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고 손발을 계속 움직이거나 몸을 꿈틀거린다, 과제나 놀이를 체계적으로 하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주의집중을 못한다, 상황에 맞지 않게 과도하게 뛰어다니거나 기어오른다 등의 행동을 보이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가 의심된다. 대개 부산하게 움직이면서 뛰는 ‘과잉행동’, 집중력이 약해 쉽게 싫증을 내는 ‘주의산만’, 참을성이 적어 감정 변화가 심한 ‘충동적 행동’으로 나타난다.


뚜렷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다한 텔레비전 시청이나 비디오게임, 납이나 환경호르몬 중독, 고압전류 노출, 알레르기 질환 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임산부의 영양 부족, 조산이나 난산, 흡연과 스트레스, 감염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자녀한테 이 장애의 전조증상이 나타난다면 방학 동안 부모의 양육 방법부터 바꿔줄 필요가 있다.


이문수 교수는 “단순하고 일관된 환경과 태도, 규칙적인 생활습관, 충분한 칭찬, 행동보다는 사고하게 돕기, 충동적 체벌 자제 등을 부모가 실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홍현주 교수는 “가족 내 의사소통이 원만히 이뤄지고, 아이들이 부모한테 충분히 칭찬과 사랑을 받고 있다면 정서적 문제가 덜 발생한다”며 “충분한 애정표현과 부모와 많은 시간 함께 보내기, 운동이나 예능활동이 정서 발달과 과잉행동장애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방학을 이용해 규칙적인 생활리듬을 만들어주고, 견학·여행·캠프 등으로 새로운 경험을 갖게 해주는 것도 방법이다. 황준원 교수는 “오전·오후에 할 일, 하루의 공부량과 운동량을 정해 일정시간에 계획적으로 하는 습관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자신의 생각을 말과 글로 정리할 수 있도록 돕는 활동도 좋은데, 책을 읽은 뒤 요약해 글로 적는 연습을 시키면 좋다”고 말했다.


변기원 원장은 “뇌에 자극을 주는 텔레비전이나 비디오 시청을 하루 1~2시간으로 제한하고, 인터넷 및 휴대폰 게임 등도 주말 한 시간 정도로 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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