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출판 소식을 듣자마자 거의 바로 책을 구입해서 읽었는데, 개똥이가 느닷없이 질문을 해 왔다.
. 아이를 낳으면 엄마가 되는거 아니예요?
. 맞지
. 그런데 아닌가봐요
. 왜?
. 이것 보세요!
내가 읽던 책의 표지 반대편을 내민다.
. 아~ 이걸 봤구나!
. 아이를 낳는다고 엄마가 되는건 아닌가봐요
. 웅~ 아이를 낳으면 엄마가 되기는 한데 그게 끝이 아니라 젖도 먹여야 하고 기저귀도 갈아 주고 몸도 씻겨줘야하고 ... 할 일이 엄청 많다는 거지!!!
. 아~~하!!!
9세 남아에게 화두를 던진 작가님 정말 최고!
힘들었던 임신, 출산, 육아 과정을 유머로 승화시킨 작가의 글솜씨는 정말 탁월하다. '나도 그랬는데', '맞어 맞어' 공감이 되는 부분은 또 얼마나 많던지. 이 책에 담긴 10년의 기록은 이제는 추억이 된 나의 육아 과정이기도 했다.
미혼 기간이 남 보다 많이 길었던 딸을 두신 친정 엄마께서는 한번도 내게 "결혼하라"하지 않으셨다. 딱 한번 "정말 평생 혼자 살래?" 하셨고, 대부분은 "그냥 혼자 살아라" 하셨는데 작가의 모친께서도 그렇게 말씀 하셨다니...
작가는 중국 주재원으로 발령난 남편과 떨어져 첫째를 키우며 둘째 출산 후 결국 퇴사를 결정한다. 이름이나 직급이 아니라 'ㅇㅇ엄마' 나 '애기엄마'로 불리우는 삶으로의 결정이 쉽지는 않았을텐데, 짧지 않은 시간이 흘러 복귀를 하고 최근 북미회담 취재를 위해 출장을 간 작가의 행보를 보니 내가 다 뿌듯했다.
이 책을 읽을 무렵 아프리카로 2년 동안 파견 근무를 가게 된 지인이 있어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작년 남편과 상의 끝에 온 가족이 같이 가기로 결정을 하고 아프리카 파견 근무 지원을 했지만 성사가 되지 않았는데, 올해 "아직 유효하냐?"며 사측에서 역으로 제안을 해 온 것. 아프리카 근무를 원하던 아내는 남편도 같이 가기를 희망했으나, 결국 남편은 회사에 육아휴직 얘기도 못 꺼내고 대신 3주 휴가를 보장 받았다고. 아내 혼자 아이 둘을 데리고 떠나게 되었는데, 그녀는 말했다. "반대 상황이었으면 전 망설임 없이 남편을 따라 갔을텐데, 왜 반대는 안되는 걸까요?"
일과 육아 사이에서 흔들리는 우리,
균형 잡기가 어려운 우리,
서로 공감하며 위로 해 주자.
바로 이 책이 그런 책이다.
강모씨.
추신.
이번에 [책읽는부모]에서 이 책을 보내주어 두 권이 되었다. 한 권은 어쩐다? 하다가 자신의 열망을 누른 채 어린 형제를 키우며 왕성한 사회 활동을 꿈꾸는 동네 지인에게 선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