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esc] 야(野)한 밥상

눈을 감는다. 다섯손가락을 바짝 세운다. 아래부터 천천히 쓰다듬는다. 천천히 심호흡을 하고 오른쪽, 왼쪽 더듬는다. 둥글다. 탱탱하다. 완만하게 파인 골이 나타난다. 깊다. 맨 위에 도착한다. 마지막 손놀림이다. 상처의 딱지처럼 거칠한 것들이 나타난다. 눈을 뜨자 토마토가 보인다. 거친 딱지는 꼭지다. 하지만 뭔가 다르다. 붉지 않다. 덜 익은 토마토의 색과는 다른 푸른색과 황갈색, 주홍빛이 곳곳에 묻어 있다. 크기도 작다. 성인 여성의 한손에 쏙 들어간다.


20120419_2.JPG » 대저짭짤이토마토


맛은? 탄탄해서 씹는 맛이 있고 즙도 실속 없이 줄줄 흐르지 않고 자존심 바짝 세우듯 절도있게 흐른다. 붉은 토마토에 질린 이나 호기심이 많은 이들의 호감을 살 만하다. 일명 ‘대저짭짤이토마토’다. ‘대저’는 부산시 강서구 대저동을 말한다. ‘짭짤이’는 이 일대에서 재배되는 토마토에 농부들이 붙인 브랜드다. 10년 전 일이다.

과육은 단단하고 당도도 높다. 지금이 한창 수확철이다. 대저농협 이충선 판매계 대리는 “일반 토마토는 당도가 4~5브릭스(brix) 나오는데 대저는 6~7브릭스 나와요. 토마토는 채소류인데 거의 배나 사과에서 나오는 당도”라고 자랑한다. 대저토마토는 자세히 보면 줄무늬가 있다. 이런 줄무늬가 많을수록 좋은 ‘놈’이다. 이 지역의 자랑거리인 대저토마토의 역사는 약 60년이다. 낙동강 하구 삼각주에 퇴적된 토양과 풍부한 일조량이 만든 맛이다. 대저토마토가 인기를 끌자 다른 지역 농부들도 견학차 많이 이곳을 찾지만 다른 지역에서 재배가 쉽지 않다. 경매 때마다 가격은 다르지만 일반 빨간 토마토보다 약 2만원 정도(5㎏ 기준)가 비싸다.

토마토는 하늘이 내려준 건강식품이다. 항암효과에 탁월한 리코펜(lycopene)이 풍부하다는 것은 이미 전 지구인이 다 아는 소리다. 익혀 먹는 것이 더 건강에 좋고, 설탕을 뿌리면 영양소 일부가 파괴돼 좋지 않다는 것도 알려질 대로 알려졌다.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는 토마토지만 인기가 없던 시절도 있었다. 중세시대 서양인들은 토마토의 붉은색을 두려워해서 ‘악마의 과일’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1970년대 미국에서는 독성이 있다는 잘못된 소문도 돌았다.

대저농협 누리집에는 다양한 토마토 요리법이 있는데, 그중에서 ‘토마토죽’이 있다. ‘토마토로 별짓을 다 하는군’ 생각할 수 있지만 서양의 토마토 수프와는 다른 별미다. 대저토마토는 그 단단한 특징을 십분 활용해 쌈장용 된장에 넣으면 어떨까! 마늘처럼 잘게 다져 섞는 것이다. 푸른 숲(쌈 채소)과 비옥한 토양(된장)에 아삭한 토마토가 맛을 뽐내는 모양새다.

133231981072_20120322.JPG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sort
3347 [자유글] 속닥속닥 게시판에 사진 올릴 때 크기 조정하는 법 imagefile 양선아 2011-11-22 314145
3346 [자유글] 속닥속닥은 어렵고 힘들기만한 우리들의 육아 이야기를 나누는 곳입니다. 마음껏, 편히 놀다 가세요. imagefile babytree 2011-10-11 242084
3345 [자유글] 서천석-조선미 특강, 영상으로 만나다 베이비트리 2012-07-11 164254
3344 [책읽는부모] [이벤트] 책 읽는 부모 발표! 축하합니다~ imagefile [33] 베이비트리 2014-12-15 48097
3343 [직장맘] [육아카툰] 이럴려면 차라리 남편 되지 말아라 imagefile [25] heihei76 2012-02-08 45962
3342 [건강] [베이비트리가 콕콕 짚어줘요] ② 우리 아이 수면교육 어떻게? imagefile 베이비트리 2012-11-21 45462
3341 [직장맘] [육아카툰] 엄마는 왜 고추가 없어? imagefile [10] heihei76 2012-01-30 40332
3340 [책읽는부모] 책 읽는 부모를 모십니다 imagefile [17] 베이비트리 2014-07-01 38902
3339 [책읽는부모] 당신을 '책 읽는 부모'로 초대합니다 imagefile [9] 베이비트리 2014-05-27 37317
3338 [건강] 우리 아이 올 겨울 감기 예방법 imagefile [4] 베이비트리 2012-10-17 33266
3337 [살림] 화초 키우기 초보자를 위한 화초의 겨울나기 비법 image 베이비트리 2011-12-20 31693
3336 설사, 섣부른 지사제 복용금물…수분섭취 충분히 imagefile babytree 2010-08-10 31155
3335 [자유글] [발표] 잘가~ 무더위 이벤트 imagefile 베이비트리 2014-07-15 31055
3334 [나들이] [이벤트공지] 봄나들이 어디로 갈까요? imagefile babytree 2011-03-30 30628
3333 [자유글] 세 살짜리 우리 아들의 어록, 배꼽이 데굴데굴 imagefile [17] blue029 2012-02-07 30462
3332 [건강] [베이비트리 콕콕 짚어줘요] ⑮ 봄철, 우리 아이 면역력 높이기 imagefile 베이비트리 2016-04-04 30402
3331 [자유글] 돌잔치 정보, 이거 하나면 끝나겠네요. jihee323 2013-04-28 29487
3330 [나들이] [딸과 함께한 별이야기 1]천체망원경을 지르다 imagefile [3] i29i29 2013-07-28 28717
3329 [자유글] 아들의 첫 파마 imagefile [3] akohanna 2012-01-06 28717
3328 [직장맘] 어린이집 수족구에 비상! 우리집도... imagefile yahori 2010-07-14 27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