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어느 날.

많은 회의를 끝낸 후 자리로 돌아와 확인한 부재중전화 1.

작년에 졸업한 개똥이 유치원이었다

졸업한 유치원에서 무슨 일일까?

몹시도 궁금하여 바로 전화를 하였으나 계속 통화 중.

별일 아니길 바라며 퇴근을 했다.

 

주말을 넘겨 다시 전화가 왔다.

개똥이 7세 코끼리반 시절의 담임 선생님이셨는데, 올해는 6세반 담임이지만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7세반을 위해 형님으로서 개똥이가 설명회에 참석 해 주었으면 한다는 것.

 

!!! 개똥이 7세반 시절에 졸업한 형님들이 와서 학교생활에 대해 말해주었다 했을 때 어떤 형님들이 오는 걸까? 궁금 했는데, 바로 개똥이 당첨된 것이다. 아이의 의견을 물어보고 확답하겠노라 하고 기쁘게 통화를 마쳤다.

 

퇴근 후 개똥이에게 물어 보니 몸을 배배 꼬며 ~우 하필 왜 나예요?” 부끄러워 하면서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고 설명회에 참석하겠노라 흔쾌히 대답하여 다음날 바로 선생님께 전달했다.

 

요즘 방학이라 오전에는 학교 돌봄 교실에서 오후에는 <품케어>에서 시간을 보내는 개똥이를 위해 특별히 당일 오전에는 반차까지 냈지만, 방과후수업도 돌봄 도시락도 포기할 수 없다는 개똥이 덕택에 학교, 유치원, 도서관, 유치원, 다시 학교를 오가며 바쁘게 움직였다.

 

교과서 외 독서록과 일기장을 챙겨가는 것은 어떨지 물어봤으나 독서록과 일기장은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다고 해서 교과서 몇 권과 학교에서 생활하면서 채워진 파일을 챙겨갔다. 학교에 다녀왔으니 신발 가방과 실내화도 의도치 않게 들고 갔는데, 실내화까지 들고 왔다고 칭찬 받았다. ㅎㅎ

 

유치원에 들어서자 원감 선생님께서 정말 기다렸어!!!”하시며 엄~! 반갑게 맞아주셨고, 교실에 같이 들어가고 싶었으나 전날 통화했던 담당 선생님이 교실에 잠깐은 있을 수 있어도 계속은 어렵겠다 하여 잠시 후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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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유치원 7세반 동생들에게 설명 해 주고 있는 아이들 (형님환영해요)

끝날 시간에 맞춰 다시 유치원을 찾았는데, 원감 선생님이 거의 끝나간다며 교실로 안내 해 주셔서 수업의 끝자락을 참관할 수 있었다. 아이들은 끊임없이 질문을 했고 더러 질문을 하다 길을 잃어 선생님께서 질문이 생각나면 그때 다시 하자~!”하며 다독여 주셨다. 질문에 대해서는 개똥이 보다는 같이 참석한 여아가 주로 대답했는데, 명쾌하게 아주 잘했다. 개똥이는 계속 저렇게 말없이 앉아만 있었던 것일까? 마음이 쓰였는데, “학교 생활을 걱정하는 동생들에게 한마디 해 줄래?”선생님의 주문에 드디어 입을 연다. “그냥 유치원 생활이랑 똑같다고 생각해! 그럼 편해!” 짜식좀 형님 같네.

 

끝자락에 같이 온 여아 엄마가 준비해온 선물을 나누어 준다.

. 어머 선물까지 준비하셨어요?

. 작년에 기린반은 받았는데, 코리끼반은 못 받아서 애들이 엄청 속상해 했었거든요. 기린반 보냈던 엄마가 꼭 준비해서 가라고 신신당부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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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이 설명회에 참석한 다른 친구가 준비한 선물

 

기념 촬영이 한창일 때 기린반 형님들도 합류했는데 어라? 이 녀석들도 선물을 준비 해 왔다. 개똥이는 빈손으로 갔는데 코끼리반 선물도 받고 기린반 선물도 받고 유치원을 나서면서는 원장님께서 특별히 준비하신 선물도 받아 미안해하면서도 좋아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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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치원 원장님의 특별 선물 (봉지가 한 개 더 있었다) 


기린반 친구의 사연을 들어보니 설명회에 초대 받은 남아가 작년에 형님들한테 선물을 받았다며 본인도 준비해가야 한다고 우겼다고.
혹시 모르니 코끼리반 친구들까지 챙겨야 한다고 해서 무려 48개를 준비해왔다고. 덕택에 전날 밤 아이 부모는 급하게 마트를 다녀와서 밤 늦도록 포장까지 마무리했다고. 비용도 그렇지만 포장도 큰일이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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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린반 친구가 준비 해 온 48개의 선물 중 하나.

 

개똥이 6, 7세 시절 담임 선생님들은 아직 유치원에 계시지만 수업 중이라 인사도 못하고 온 것이 아쉬웠지만, 유치원에 다녀온 것에 대해 녀석은 매우 흡족해했다.

 

9세가 되어 이렇게 다시 유치원에 가게 될 일이 있을 줄이야. 흐뭇하고 뿌듯한 경험이었다. 다만 유치원을 졸업한 후 스승의 날 즈음 그리고 빼빼로데이 즈음 유치원을 찾아 꽃을 드리고 빼빼로를 드렸는데, 이제 그렇게 찾아 뵙기는 쉽지 않을 듯 싶은 것이 그게 못내 아쉽다.


강모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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