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분명 어린이날에 설레었었고, 부모님께 선물을 받은것은 맞는데...

아무리 기억을 떠올리려고 해도 기억이 없다.

무슨 선물을 받았는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어린 시절의 일기장을 동생이 훔쳐보고는 약을 올리는 바람에 몽땅 갖다 버렸기 때문에

어린이날에 무슨일이 있었는지 도대체 알수가 없다. (일기 정말 열심히 썼는데....)

 

6살 3살 두 개구쟁이 아들의 엄마인 나는 올해 처음으로 어린이날 선물을 사주었다.

물론 둘째 아이는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슬쩍 넘어갔고, 이제 유치원에 다닌지 7개월정도 된 큰아이는 또래 아이들이 유치원에서 어린이날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은 주워들은 탓에 어린이날 선물에 대한 기대가 엄청났었다. 결국은 원하는 선물을 안겨 주었고( 그것도 일주일이나 미리...) 마트에서 커다란 레고 상자를 안겨주면서 내 마음 한구석이 씁쓸해 지는 것을 경험했다. 그리고는 큰아이의 첫돌잔치를 떠올렸다.

 

첫아이를 낳을때 외국에 있었기 때문에 첫돌 잔치도 한국에서 할수가 없었다. 남편은 아직 학생이었고 경제적인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돌잔치는 간소하게 치뤄야했다. 그런데 내 마음속에는 욕심이 있었다. 내 첫 아이에게 특별한 날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돈이 많았다면 멋진 연회장을 빌려 화려한 돌잔치를 했겠지만 다행히(?) 돈이 없었기 때문에 돈없이 특별한 잔치를 만들어 줄수 있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출석하고 있던 한인교회에서 간단하게 교인들에게 광고를 하고 돌잔치 비용을 구호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니 아이를 위해 선물을 해주지 마시고 같이 기부에 동참해 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그리고 나는 전날 밤새도록 만든 팥시루떡과 월드비전아동후원 신청서, 구역식구들이 함께 수정과와 경단등을 만들어 주셔서 정말 간소하게 돌상이 아닌 상을 차리게 되었다. 케잌도 돌잡이도 없이 계획한 무모한 돌잔치를 염려해주신 교회어른들이 아이를 위해 떡케잌과 맛난 케잌을 (먹어보지는 못했다. 너무 정신이 없어서;;;)준비해 주셨고, 사진도 찍어주시고 기부에도 동참해 주셨다. 정말 특별한 돌잔치가 되었다. 그날 찍은 사진을 볼때마다 아이가 커서 이야기해줄 생각에 얼마나 신이 났는지 모른다. 둘째 아이의 한국에서의 돌잔치도 가족들과 간소하게 치르고 선물해주신 반지들로 기부를 했었다. 만약 셋째도 낳는다면(ㅜ.ㅜ) 그래야 겠지. 공평하게 말이다.

 

요즘 아이들은 생일날, 크리스마스, 어린이날, 그리고 마트가는 날에 언제든지 장난감을 선물 받는다. 때로는 원하지 않았는데도 엄마가 이것저것 사줄때도 있다. 그러면 당연히 아이들은 누구에게 어떤 날에 선물을 받았는지 그 느낌이 얼마나 특별했는지 기억하지를 못한다. 특별한게 아니라 그냥 일상이니까. 내 어린시절에 그랬던 것 처럼 말이다.

 

내 아이들에게 어떻게 해야 소중한 추억이 담긴 특별한 날로 어린이날을 기억하게 할수 있는지 더 곰곰히 생각해 보아야 겠다. 물론 아이들이 좀더 커서 학교에 갈때 쯤 부터는 같이 상의를 해봐야 겠지만, 우리 가족만의 독특한 가풍처럼 선물과 돈으로 떼우는 기념일이 아닌 뭔가 의미있는 날로 채우고 싶다.(큰 애가 동의해 줘야 할텐데....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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