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교육

당신이 바쁜 아빠라면 원격놀이를 즐겨라

권오진 2014. 03. 27
조회수 13197 추천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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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바쁜 아빠인가? 당신은 주말부부인가? 당신은 지방이나 해외출장이 잦은가? 그래서 아이와 놀아줄 시간이 없는가? 그렇다면 그런 아빠를 위한 맞춤형 놀이가 있다. 바로 원격놀이다. 이 놀이를 알고 매일 하루에 1분만 해보면 어떤 경우의 아빠라도 모두 좋은 아빠가 될 수 있다.
 
원격놀이란 무엇인가? 바로 전화놀이를 말한다. 그저 아빠가 아이와 하루에 한 통화의 전화놀이를 하면 된다. 이렇게 말하면 “나도 아이와는 매일 전화를 하는데?”라고 말하는 아빠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같은 전화라도 놀이가 되는 통화가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보통의 아빠들이 아이와 전화통화를 할 때 처음에는 친절하고 다정하게 대화를 한다. 그런데 가장 큰 단점은 대화의 말미에 ‘엄마 말씀 잘 들어라’ ‘숙제해라’ ‘방 정리를 잘해라’는 등의 말을 한다. 얼핏 보면 일반적인 대화를 하는 듯 하지만 사실, 대화의 속 내용을 살펴보면 아이에게 명령을 하고 있다. 그러므로 수평적인 관계에서 수직적인 관계로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바로 아이에게 무엇을 하라고 지시를 하거나, 무언의 압력을 행사한다. 대화의 기본은 너와 나의 관계에서 비롯되기에 수평적인 상태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본래 아빠가 의도했던 아이와의 대화는 2%가 결여된 상태로 끝나게 된다. 이 때, 아이의 속마음을 살펴보면, 아빠와의 다정한 이야기를 나누려고 했는데 마지막에 지시나 혹은 강요의 말을 듣게 되면 처음에 나누었던 좋았던 말들은 이내 사라지고 부담감만 남는다.


14031161.jpg 딸이 유치원에 다닐 때, 필자는 회사의 오너로 가장 바쁜 시기였다. 그러므로 딸을 볼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때론 일주일 동안 집에 들어오지 않은 경우도 있다. 물론 매일 딸과 전화를 하지만 무언가 통화로는 부족한 감을 느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원격놀이다. 1분 원격놀이의 설계도는 다음과 같다. 우선 딸이 유치원에서 하원하여 집에 도착하는 시간을 계산한다. 그리고 1시간 이내에 딸에게 전화를 건다. 딸과 통화를 할 때는 한 가지 질문을 한다. 그리고 맞장구를 쳐주고 끝는다. 여기서 한 가지의 질문이 포인트다. 질문을 할 때는 아이가 좋아하는 1가지만 묻는다. 그리고 그 내용으로 종료한다. 예를 들어 “딸아, 오늘 유치원에서 점심은 무엇을 먹었니? ” “아빠, 오늘 돈가스 먹었어요?” 그러면 “야, 우리 딸이 좋아하는 음식이 나왔구나!” “네, 아빠, 너무 맛있었어요” 그러면 “그렇군. 그럼 이만 전화 끊는다” 이런 간단한 내용이 전부다.
 
그런데 위의 내용을 살펴보면 몇가지의 특징이 숨은 그림처럼 있다. 
1) 수평적인 대화를 한다. 대화의 내용에는 명령이나 지시가 없다. 
2) 1가지의 질문으로 1분안에 통화를 끝낸다. 그저 아이가 좋아하는 1가지를 묻고 끊는다. 
3) 아이가 좋아하거나 관심이 있는 내용을 묻는다. 

위의 내용에서 3)의 내용을 살펴보자. 아이가 좋아하거나 관심이 있는 것을 살펴보면 먹는 것, 친구, 선생님 등이다. 그래서 수첩에는 늘 질문할 내용의 주제를 적어놓았다. 먼저 친구다. 친구 3명의 이름을 적었다. 그리고 담임선생님과 원장 선생님의 이름을 적었다. 이게 전부다. 이렇게 5개 이상이 있으면 매일 다른 주제로 질문을 하면 된다. “오늘 너의 친구 김영숙과 잘 놀았니?”라고 질문을 한다. 또는 “김지숙 원장님은 오늘 무슨 옷을 입었니?”라고 질문한다. 그러면 아이의 입장에선 아빠가 참으로 자신에 대하여 많이 알고 있다고 느끼게 된다. 엄마는 자신의 친구 이름도 잘 모르는데 아빠는 성까지도 정확하게 말한다. 더구나 선생님과 원장님의 이름은 물론 성도 안다. 그러므로 그런 아빠에 대하여 애정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다. 아이와 원격놀이를 매일 한 결과, 아이는 아빠 홀릭에 빠졌다. 주인이 집에 오면 기르던 강아지가 마구 꼬리를 흔들면서 달려가듯이, 아빠가 집에 오면 딸은 좋아서 안절부절, 좌불안석이다. 그러면 아이는 오라고 하지 않아도 자신이 하던 일을 즉시 멈추고 아빠에게 다가온다. 그리고 유치원에서 친구와의 일, 선생님과의 상활했던 이야기를 한다. 이 상황을 보면 주객이 전도되었다. 모든 아빠는 아이와 놀아주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상황이 역전되었다. 아이가 아빠와 놀아주려고 애를 쓰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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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딸과의 원격놀이를 3년 정도 했다. 그리고 딸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아들이 다시 유치원에 입학을 했다. 그래서 아들과 다시 원격놀이를 시작했다. 이제는 전보다 훨씬 능수능란하게 원격놀이를 하면 놀았다. 그리고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원격놀이는 계속되었다. 하지만 전에 했던 방식 그대로 진행되었다. 집에 오면 아이들이 아빠와 놀아주려는 노력은 계속 되었다. 또한 새로운 놀이를 개발한 후에 “아빠, 이 놀이가 재미있어요”라고 하며 놀이를 하자고 한다. 그리고 아들이 초등학교 4학년 때의 한마디 “아빠, 아빠가 내 마음속에 있는 것 같아요”라고 한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어서 아들과의 원격놀이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했다. 아빠가 전화를 하면 아들은 ‘찍찍’이라고 한다. 그러면 아빠도 ‘찍~지익’이라고 한다. 그려면 다시 아들은 ‘찍찍찍’이라고 한다. 다시 아빠는 ‘찌~익’이라고 하면 전화를 끝는다. 통역을 하기 전, 우선 찍찍이라는 소리는 의미는 아빠와 아들이 쥐띠이기에 쥐가 내는 소리다. 먼저 전화를 걸면 아들은 ‘아빠, 반가와요’라는 말이다. 그 다음은 ‘잘 지냈니?’ 그리고 아들은 이어서 ‘빨리 집에 오세요’라고 하면 ‘알았어’라고 하면 끝는다. 아마 첩보원들도 쉽게 해독하지 못할 언어를 아들과 자주 사용을 했다.
 
 아들이 중학교에 입학한 후에는 규칙을 바꾸었다. “이젠 네가 중학생이 되었으니 학교에 갔다오면 아빠에게 전화를 하렴”이라고 했다. 아들은 매일 전화를 했다. 그리고 ‘다녀왔어요‘라는 말이 전부다. 그런데 가끔 “아빠, 오늘 치킨 먹고 싶어요” 또는 “아빠, 이번 주에 어디에 가고 싶어요”라고 한다. 평소에는 그저 학교에 갔다왔다는 3초 통화를 했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이 있으면 숨김없이 말했다. 그리고 가능하면 들어주었다. 그리고 고등학교에 입학을 했다. 그리고 아들에게 이야기를 했다. “이젠 너도 고등학생이 되었으니 전화를 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했다. 아들은 더 이상 아빠에게 전화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방식은 결코 옳지 않았다. 원격놀이를 계속 했어야만 했다. 나의 실수였다.
 
 그러나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바로 원격인증놀이다. 아들이 중3이 되면서 딸이 대학에 입학을 했다. 이제 딸은 성인이 되었다. 더 이상 아빠는 필요가 없는 듯 보였다. 하지만 원격인증놀이로 다시 아이들과 놀이가 시작되었다. 원격인증놀이는 한 마디로 서로 만나지 않으면서 하는 놀이이며, 일정한 인증 절차를 걸치면 아빠가 현금을 지원해주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딸이 영화를 보고 싶어한다. 그러면 먼저 전화나 구두로 아빠에게 알린다. 그런데 3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1)극장 포스터 사진 
2)함께 간 친구들과 인증샷  
3)영수증이다. 
위의 3가지를 사진을 찍어서 아빠에게 보내면 된다. 그러면 일정한 금액을 보조해준다. 영화비용은 대충 8,000원이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그 다음날 안방에 들어와서 영수증을 내민다. 그러면 아내가 있으면 1만원을 주고 2,000원의 거스름돈을 받는다. 하지만 엄마가 없으면 2천원은 팁으로 준다. 아이가 대학생이 되면 꿈이 많다. 먹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이 지천이다. 그런데 그런 것을 모두 하려면 당연히 현금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런 시스템이야말로 비용을 줄 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을 당연히 알고 있다. 이 놀이는 전시회나 또는 놀이공원에도 적용을 시켰다. 그랬더니 놀이공원에 놀러간다고 하고, 남자 친구들과 찍은 사진을 보낸다. 또는 놀이공원의 수영장에 간다고 하더니 늘씬한 미녀 3명의 사진을 보낸다. 딸과 딸의 친구들이다. 아빠가 굳이 딸의 사생활을 알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딸이 척척 사진을 보내온다. 딸과는 결과적으로 허물이 없는 사이가 계속되고 있다. 원격인증놀이는 보조금놀이로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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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대학교 1학년 때, 제주도에 놀러간다는 말을 아내에게 들었다. 그리고 몇칠 후, “아빠, 제주도에 가려는데 보조되나요?”라고 한다. 친구와 둘이서 제주도로 여행을 간다고 한다. 그래서 ‘일정에 대한 계획서를 써서 제출하라’고 했다. 더불어 잘 쓰면 보조금이 많다고 했다. 일주일 후, 계획서를 건내준다. 보는 순간 깜짝 놀랐다. 구체적인 출발에서부터 귀가까지의 일정, 그리고 세부적인 지출에 대하여 완벽하게 작성했기 때문이다. 더 이상 흠을 잡을 곳이 없었다. 전액을 다 보조해주고 싶었다. 보조금을 주면서 한마디 “아빠는 여자 둘이 제주도에 가니 불안하다. 그러니 네가 장소를 옮길 때마다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었으면 좀 안심이 되겠다”그러자 딸은 흔쾌히 동의한다. 그리고 제주도에 있는 동안 총 10여 장의 사진을 시시각각 보내왔다.
 
   누나가 제주도에 간다는 말에 아들도 제주도를 계획했다. 그러면서 “아빠, 저도 제주도에 가려는데 보조 되나요?”라고 한다. 이미 누나의 과정을 지켜봤기 때문에 아빠가 당연히 제주도에 보내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누구와 가려고 하니?”라고 물었더니 중학교 때 친한 친구와 간다고 말한다. 그래서 계획서를 쓰고, 보조금을 받아서 제주도에 다녀왔다. 그런데 아들이 하는 말 “아빠, 제가 완전히 친구의 머슴살이 하고 왔어요”라고 한다. 제주도에는 처갓집이 있고, 빈 방이 하나 있다. 물론 장모는 지금 용인에 살고 있기에 거기에는 아무도 없다. 숙식비를 줄이려고 거기에 갔는데 우선 보일러의 기름이 떨어졌다. 그래서 외할머니와 통화를 하면서 기름을 넣었다. 식비를 줄이려고 밥을 해먹었다고 한다. 아들은 쌀을 친구에서 주면서 씻으라고 했단다. 그랬더니 친구는 그것조차 할 줄 몰랐다고 한다. 그래서 밥이며 반찬이며 모두 자신이 만들어서 대령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무인도에 12년이나 아빠를 따라다녔던 내공이 있기에 부족한 친구와 함께 갔어도 불편없이 모든 것을 처리했다.
 
그동안 아이들과 행복했던 원인을 꼽으라고 하면 단연 원격놀이다. 아빠가 가장 바쁜 시기에도 그것이 있기에 아이들과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다시 원격인증놀이로 발전하여 대학생 아이들과도 허물없이 지낼 수가 있었다. 무엇보다도 이 놀이야말로 바쁘고, 아이를 자주 보기 힘든 아빠들에게 사막의 오아시스란 사실이다. 
 
 
-글:권오진/아빠학교 교장
-삽화:권규리/단국대 시각디자인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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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진
아빠학교 교장. 행복가정연구소장. sbs ‘우아달’ 자문위원. 아빠가 하루 1분만 놀아줘도 좋은 아빠가 될 수 있다는 ‘1분 놀이’의 달인이다. 13년간 광고대행사 대표로 재직하다 IMF 때 부도가 난 뒤 그저 아이들이 좋아 함께 놀아주다보니 아빠놀이 전문가가 되었다. 놀이는 아빠가 아이에게 주는 최고의 사랑이자, 아빠와 함께 하는 놀이를 통해 15가지 인성 발달뿐 아니라 9가지 신체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저서로는 <아빠의 놀이혁명>, <아빠의 습관혁명>, <아빠학교>, <아빠가 달라졌어요>, <아빠 놀이학교>, <놀이만한 공부는 없다> 등이 있다.
이메일 : bnz999@hanmail.net      
블로그 : http://cafe.naver.com/swd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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