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교육

10년 동안 매달 진행한 꿈점검표

권오진 2015. 0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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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9시에 귀가를 했다. 이미 집에 온 대학 4학년 딸이 살갑게 인사를 한다. 그래서 손에 쥐어든 ‘꿈 점검표’를 건냈다. 동시에 “다음 달이 마지막 꿈 점검표다”라고 말했다. 그 말에 딸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두 손으로 받는다. 다음 날 오전 9시, 딸은 “아빠, 저 어제 새벽 4시에 잠이 들었어요”라고 한다. 그래서 짐짓, 모른 척을 하며 이유를 묻자, 꿈 점검표가 마지막이라고 하니 이상하게 잠이 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딸이 초등학교 5학년부터 적기 시작하여,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 4학년이 되도록 매달 적었던 추억의 점검표가 없어진다고 하니 내심 섭섭했나보다. 물론, 중단되는 용돈이 아쉬운 점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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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점검표란 무엇인가?


매달 아이 스스로 자신의 꿈을 적는 표를 말한다. 거기에는 자녀의 마음을 묻는 다양한 질문들이 있다. ‘내가 커서 되고 싶은 직업’ ‘내가 꼭 가고 싶은 곳’ ‘아빠에게 용돈을 받는 이유’ ‘올해의 나의 목표’ ‘나의 멘토 3명을 적어라’ 등등이 있다. 이것을 적을 때는 항상 100% 아이들의 자유로운 의견을 존중했다. 설령 엉뚱한 이야기를 적어도 전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 이면에는 항상 ‘너의 인생은 너의 것이다’ 그리고 ‘네가 좋아하는 것을 하라’가 아빠의 메시지임을 알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은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의 꿈을 키워가라는 뜻이다.


꿈점검표는 어떻게 진행을 했는가?


그것은 주로 3~4일 전에 아이에게 준다. 때론 받자마자 적는 경우도 있고, 때론 하루, 이틀 지나서 적는 경우도 있다. 하여튼, 매달 꿈 점검표를 아이에게 주었고, 체크를 한 후에 스스로 걸어 놓았다. 중학교까지는 그것을 받을 때, 원포인트 훈육도 병행했다. 아이가 적은 후에 가져오면 꼭 필요한 한 마디만 하고, 아이가 동의를 한 후에 용돈을 주었다. 그러다가 고등학생이 되면서 그것도 하지 않았다. 그저 아이가 적은 후에 스스로 붙여놓으면 용돈을 준다. 딸이 대학에 입학하면서 제안을 했다. “딸아, 이제 대학생이 되었으니 그 것을 그만두자” 그 말에 딸은 동의를 했다. 하지만 보름도 되지 않아서 , “아빠, 꿈 점검표 계속 했으면 좋겠어요”라고 한다. 그 말에 대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계속해오고 있었다. 이것을 작성한 후에 냉장고 옆 벽에 누적으로 걸어놓는다.


꿈점검표의 진화


초기에는 간단한 아이의 소망을 적었다. 주로 갖고 싶은 직업이나 집에서의 의무 등을 적었다. 몇 년이 지나자 이젠 올해의 목표와 관심있는 분야, 내가 꼭 가고 싶은 곳이나 사고 싶은 물품을 적게 했다. 그럼으로써 아이의 속마음을 많이 알게 되었다. 그리고 딸이 고등학생이 되면서 이별하는 날을 추가로 기록했다. 이별이란 바로 딸이 집을 떠나는 날을 말한다. 대학을 졸업하면 즉시 집에서 나갈 것을 약속했다. 이 당시에 양육에 대한 가치관이 정립되었는데 ‘양육의 최종 목표는 아이의 홀로서기다’라고 결론 내렸다. 그리고 동시에 꿈 점검표에도 카운트를 하기 시작했는데 ‘집을 떠나는 날 6년 9개월 남았음’이라는 식으로 적었으며, 매달 숫자가 줄어들었다. 그리고 고3때부터 본격적이고 구체적인 찬란한 이별 준비를 시켰다. 아이가 홀로서기를 할 때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친구 관계, 도박, 담보, 보증등에 대한 사회의 기본 지식을 추가하고, 설명을 해줌으로서 성인이 되었을 때, 스스로 대비하도록 했다.


꿈 점검표에 나타난 꿈의 발달과정


딸은 3살부터 그림을 그리기를 좋아했다. 매일 바닥에 업드려서 1~2시간을 그렸다. 초등학교에서도 매일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거기의 항목 중 ‘내가 어른이 되어서 하고 싶은 직업은?’이라는 난에 일러스트레이터, 미술선생님, 만화가, 캐릭터연구, 캐릭터 상품화시키기, 미대교수 등등을 적었다. 한 번도 미술 이외의 것을 적은 적이 없다. 물론 이것은 딸의 경우지만, 아들은 그렇지 않았다. 다양한 장르의 직업을 적었다. 그런데 그 꿈이 가속도가 붙은 사건이 있었다. 바로 6학년 때 아빠의 책에 자신이 그린 그림이 2쪽에 걸쳐서 실렸고, 스스로 개발한 행복쿠폰도 실렸다. 그것은 이미 5학년 때부터 우리집에서 놀이를 하던 것이었다. 이것이 기폭제가 되어서 딸이 중학교 1학년 때, 엄청 많은 양의 그림을 그렸다. 


그 당시를 딸이 회고를 하면서 하는 말, “아빠, 그 때는 일주일 전의 그림이 미웠어요”라고 한다. 그 만큼 새로운 발상과 함께 자신의 실력이 쑥쑥 향상되었다. 더구나 중1 때, 아빠가 쓰는 신문 칼럼에 딸의 삽화가 실렸다. 아빠는 10개월간 매주 신문이 나오면 칼럼을 2부씩 챙겨주었다. 그러자 이제는 매일 폭풍 그림을 그린다. 중학교 2학년이 되어서는 칼라로 그린 그림이 많아서 30여장을 코팅을 해서 주기도 했다. 그러자 딸은 한 쪽 벽에 전시장과 같이 붙여놓았다. 그 후, 딸은 아빠의 10권의 저서 중에서 5권의 책에 삽화를 그렸다. 그렇게 딸은 그림을 사랑하게 되었고 점점 전문가로 발전했다. 이것이야말로 아이의 꿈을 꾸게 하고, 성장시키는데 많은 동기부여가 되었다.


왜, 꿈 점검표가 필요한가?


부모들은 욕심쟁이다. 내 자녀가 공부도 잘하고, 친구관계도 좋고, 리더쉽도 있고, 도전정신도 있고, 자존감도 강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모두 실패하기 쉽다. 그 증거의 하나로 중학교 2학년의 인성이 바닥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넘치는 사랑이며, 지나친 사교육을 통하여 이루려고 하기 때문이다. 또한 부모들은 내 아이에게 소질이나 재능이 있다면 올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게도 하지 못한다. 마지막에 영어와 수학이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부모들은 이러한 이율배반의 함정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다. 또한 아파트 포플리즘에서도 벗어나기 어렵다. 내 아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옆집 아이와의 비교를 통하여 사교육의 양을 정하기가 쉽다. 그런데 내 아이의 꿈은 나의 꿈이 아니며, 내 아이는 나의 소유물도 아니다. 그러므로 현실에서 내 아이를 올바로 보기가 어렵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사람은 100인 100색 이란 사실이다. 저마다의 소질과 개성과 재능이 다르다. 꿈 점검표란 내 아이가 지금, 당장의 마음을 알아볼 수 있는 일종의 점검표이다. 이것을 통하여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걸어갈 수 있게 하는 이정표이다.


부모란 자녀의 도우미다


자녀에게 부모의 역할이란 무엇인가? 우선 자녀가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내야 한다. 그리고 아이의 꿈을 스스로 발견하고, 사랑하게 도와주면 된다. 그렇게 하기 위하여 꿈점검표는 필요하다. 그것은 부모의 강요가 아니라 스스로 100% 자신의 생각을 적기 때문이다. 아이의 꿈이란 매달 바뀌어도 좋다. 그런 아이 일수록 새로운 환경이나 많은 사람을 만났다는 증거이다. 물론 1년에 한 번 바뀌어도 된다. 중요한 사실은 아이에게 지금 이 순간 꿈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꿈이란 크거나 작거나, 멀거나 가깝거나, 현실적이나 비현실적이거나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미 인류의 역사란 꿈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서 발전해왔음을 알 수 있다. 꿈이란 내가 지금 반드시 가야 할 지향점이다. 그러므로 꿈이 있는 사람은 매일 해야 할 일이 있다. 그런데도 쉽게 지치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노동이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부모란 자녀가 꿈을 꿀 수 있게 도우미가 되어야한다.


부모가 먼저 꿈을 갖자


이제 자식에게 많은 사교육을 시키기보다 급선무는 꿈을 꾸게 해주어야 한다. 그런데 여기에는 걸림돌이 있다. 먼저 부모에게 꿈이 있어야 한다. 이 글을 읽는 분이 부모라면 ‘나의 꿈은 무엇인가?’에 대하여 자문자답을 해보자. 만일, 부모가 꿈이 있다면 아이에게 꿈을 접목시키기는 매우 쉽다. 꿈 점검표가 매우 유용하다. 꿈이란 젊은이의 전유물이 아니라 꿈을 꾸고 있으면 누구나 청춘이다. 또한 아이들이란 늘 따라쟁이란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부모가 꿈을 꾸고 실천하고 있다면 아이들도 저절로 생긴다. 그러므로 자식에게 꿈을 꾸고, 꿈을 향하여 노력하라고 말하고 싶다면 부모가 먼저 꿈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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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진
아빠학교 교장. 행복가정연구소장. sbs ‘우아달’ 자문위원. 아빠가 하루 1분만 놀아줘도 좋은 아빠가 될 수 있다는 ‘1분 놀이’의 달인이다. 13년간 광고대행사 대표로 재직하다 IMF 때 부도가 난 뒤 그저 아이들이 좋아 함께 놀아주다보니 아빠놀이 전문가가 되었다. 놀이는 아빠가 아이에게 주는 최고의 사랑이자, 아빠와 함께 하는 놀이를 통해 15가지 인성 발달뿐 아니라 9가지 신체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저서로는 <아빠의 놀이혁명>, <아빠의 습관혁명>, <아빠학교>, <아빠가 달라졌어요>, <아빠 놀이학교>, <놀이만한 공부는 없다> 등이 있다.
이메일 : bnz999@hanmail.net      
블로그 : http://cafe.naver.com/swd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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