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교육

체험을 즐기는 아이로 키워라

권오진 2011.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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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초등학교 4학년 때, 방송국에 함께 출연했다. MC가 아들에게 질문했다. 


“아빠랑 무엇이 제일 재미있었니?” 그 말에 대뜸,
“칡 캐기요”라고 답한다. 그러자 MC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동안 칡 캐기는 뒷산에서 열리는 봄의 연례행사였다. 괭이를 어깨에 이고, 호미를 들고 출발한다. 그리고 칡을 발견하면 아이들은 ‘심봤다’를 외쳤다. 괭이로 대충 절반 정도를 파주면 아이들은 호미로 번갈아 흙을 파냈다. 그리고 3명이 동시에 칡을 당긴다. 그러다 칡이 끊어지면서 동시에 뒤로 넘어지기도 했다. 슬로우 비디오처럼...


20111024_01.jpg딸이 유치원에 다닐 때, 서울대공원에 리프트를 타러 자주 갔다. 스케줄이 취소되거나 약간의 시간이 생기면 딸에게 전화를 건다. “아빠가 6시까지 집에 갈테니 옷을 입고 준비해” 그리고 도착하면 바로 아이를 태우고 간다. 그 시간에 할 것이라곤 리프트 타기가 전부지만 출렁거리면서 출발하는 그 짜릿한 기분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 때,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저 멀리 보이는 붉게 불든 저녁 노을, 밑에는 악어가 사는 듯한 넓은 호수, 분주히 움직이는 동물원의 동물 등은 세상을 4차원 세계의 착시현상을 일으켰다.

 

한겨레1.jpg » 권규리 단국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아들과 6학년 때, 낚시를 갔다. 그리고 한자 반짜리 잉어를 잡았다. 물론 즉시 방생을 했다. 그 소식을 들은 고1 딸은 다가와서 자기도 가고 싶다고 아양을 떤다. 그래서 딸과 딸 친구와 친한 가족과 10월 중순 밤낚시를 떠났다. 그런데 잡히는 것은 잔챙이요, 대물은 잡히지 않는다. 그러자 졸립다며 텐트로 가서 잠을 청한다. 그러나 여름텐트에서 얇은 이불 하나를 덥고 자기에 날씨는 너무 추었다. 아이들은 죽음과 같은 추위에 떨다가 4시가 되니 모진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밖으로 나와서 손을 비비며 호호 거린다. 그래서 라면을 끊여주니 얼굴에서 화색이 돈다. 5시가 넘으니 여기저기 닭이 우는 소리가 가을 하늘에 가득하고, 호수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는 불현듯 전설의 고향을 떠오르게 하지만 코발트블루의 하늘과 안개는 한 폭의 동양화를 연출하여 우리 모두를 감동하게 했다.


20111024_02.jpg사실, 모든 부모는 욕심쟁이다. 내 아이가 모든 것을 잘 했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그렇게 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한다. 그 중에서 창의성이 좋아졌으면 하는 마음이 매우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아이들은 점점 외우는 기계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그럼 창의성이란 무엇인가? 사전적인 의미는 많은 지식과 경험이 융합되어서 나온 결과물이라고 한다. 풀어서 해석을 하면 책도 많이 읽고, 경험도 많이 하라는 것이다. 그러면 그 두 가지가 서로 녹아서 화학적인 결합을 하게 되고 그것이 바로 창의성의 초석이 된다. 그러기 위해서 아빠들은 아이와 체험활동을 많이 다녀야 한다. 그러나 이 말을 듣는 순간 아빠들은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매 주말마다 어딘가 놀러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걱정마시라. 이 말의 로고스는 매우 가볍다. 아이와 짬을 내서 새로운 장소에 그냥 갔다오라는 말이다. 시간도 꼭 하루가 아니어도 된다. 30분, 1시간, 2시간도 좋다. 직장에 다니는 아빠라면 주말에 최대 3시간 이내로 갔다 와도 된다.


20111024_03.jpg그럼 그 시간에 어디에서 무엇을 하면 좋을까? 우선 장소는 집 주변에 무궁무진하며 가볍게 갔다 올 수 있다. 주변에 꽃시장에 가서 구경을 할 수 있고, 어시장에서 죽은 물고기나 혹은 활어를 보거나, 냇가가 있다면 징검다리 건너기나 혹은 돌을 물속에 던지는 것도 좋다. 뒷동산이 있다면 아이 손을 붙들고 함께 갔다 와도 된다. 그냥 아빠와 함께 가는 곳이라면 모두 아이의 입장에선 삶의 체험현장이다. 그러나 만일 하루 일정이라면 가족회의를 통하여 최소 2주 전에 결정하고 준비하자. 그러면 소통과 교감이 증가하고 기다림의 미학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깨닫게 된다.

필자의 아이들은 야외활동을 많이 다니면서 주로 밖에서 키웠다. 그동안의 체험기록을 살펴보면, 중 3 아들의 경우, 6살부터 무인도체험을 23번 갔다왔으며, 서바이벌게임 30회, 승마 10여회, 경비행기체험 10여회, 인제 내린천 카누 6회, 모내기 5회, 양양 맨손연어잡이 3회, 인제 빙어낚시, 메뚜기나 미꾸라지를 잡아서 구워먹기, 족대로 송사리잡기, 루어낚시, 대관령양털깎기, 바다낚시, 망둥어낚시, 서해바다에서 주꾸미잡기, 송이버섯따기, 4륜 오토바이타기, 동굴탐험 등등을 다녔다. 작년, 중2 아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세계여행을 다니고 싶다고 한다. 그래서 두렵지 않냐고 물었더니 “아빠, 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자신이 있어요”라고 한다. 이 말을 듣는 순간, 그동안의 체험이 아이에게 자신감과 도전정신을 갖게 했음을 직감했다. 이젠, 사하라 사막 한가운데 떨어트려도 혼자 살아갈 수 있을 정도로 생존법칙을 꿰뚫고 있었다.


아이들이란 늘 강아지와 비슷하다. 넓은 공간에 그냥 풀어 놓으면 잘 뛰어놀기에 신체기능이 발달하고 건강하다. 이미 세상에 이름을 날린 에디슨, 이순신장군, 이항복, 파브르, 시이튼의 어린 시절을 보라. 모두가 동네에서 개구쟁이며 소문난 장난꾸러기였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에디슨의 경우, 학교를 자퇴하고 홈스쿨링을 했다. 개구쟁이란 무엇인가? 동네가 마치 자신의 집처럼 여기면서 뛰어다니고 활동을 한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체험을 하며, 그리고 오감으로 받아들이면서 창의성이 생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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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우리의 아이들은 어떤가? 우리 부모들은 그동안 과잉보호를 하며 키웠다. 마치 비닐하우스의 화초처럼 너무 애지중지하며 키웠음을 반성해야 한다. 많은 지식만 있으면 아이가 성공한다고 믿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러면 머릿속에 많은 지식이 있을지 몰라도 창의성 형성에는 매우 부정적인 결과를 갖게 된다. 그 이유를 뇌과학자들은 ‘아이의 뇌는 10살이 되면 90%가 완성된다’고 한다. 이 말은 아이가 어릴 때의 많은 체험은 곧 한 인간의 퍼스넬러티의 형성에 결정적이며 또한 창의성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활동이다. 반대로 어릴 때는 공부만 하다가 중고등학교 때 체험활동을 많이 한다면 그 효과가 매우 적음을 의미한다.


얼핏, 부모들은 지식을 많이 쌓으면 아이가 훌륭하게 성장한다고 믿기 쉽다. 그러나 자연에 비한다면 조족지혈에 불과함을 알아야 한다. 정말 위대한 것은 자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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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들이여!! 주말이 되면 아이와 떠나라. 단, 30분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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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진
아빠학교 교장. 행복가정연구소장. sbs ‘우아달’ 자문위원. 아빠가 하루 1분만 놀아줘도 좋은 아빠가 될 수 있다는 ‘1분 놀이’의 달인이다. 13년간 광고대행사 대표로 재직하다 IMF 때 부도가 난 뒤 그저 아이들이 좋아 함께 놀아주다보니 아빠놀이 전문가가 되었다. 놀이는 아빠가 아이에게 주는 최고의 사랑이자, 아빠와 함께 하는 놀이를 통해 15가지 인성 발달뿐 아니라 9가지 신체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저서로는 <아빠의 놀이혁명>, <아빠의 습관혁명>, <아빠학교>, <아빠가 달라졌어요>, <아빠 놀이학교>, <놀이만한 공부는 없다> 등이 있다.
이메일 : bnz999@hanmail.net      
블로그 : http://cafe.naver.com/swd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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