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교육

책을 사랑하는 아이로 키우려면?

권오진 2011.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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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고3이던 어느 날, 방에서 엎드려 책을 보면서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다. 그래서 “공부가 힘들어서 그래?”라고 물었더니 “아뇨, 요즘 읽고 싶은 책은 많은데 해야 할 공부가 많아서 책도 읽지 못하고 너무 속상해요”라고 답한다.

한겨레4_20111017.jpg모든 부모들은 책의 소중함을 알고 있다. 그래서 유익한 책을 보면 읽어보라고 강권하기도 하며 책도 자주 읽어주려고 한다. 때론 도서관이나 서점에 자주 가기도 한다. 물론 긍정적이다. 그런데 여기서 놓치고 있는 것이 몇 가지가 있는데 다음과 같다.

 

   111017한겨레책.jpg » 권규리 단국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한겨레1_20111017.jpg 첫째, 전집을 과다하게 구입한다. 

엄마들 중에는 전집 콜렉터가 있다. 전집을 많이 구입해서 아이의 방, 거실 곳곳에 전집으로 도배 한다. 집에 책만 많이 있다면 당연히 아이가 책을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에 전집을 구입하는 순간, 가슴이 뭉클하고 자식 키우는 보람도 느낀다. 그런데 여기서 부작용이 발생하는데 무리한 가계지출이다. 전집 한 질을 12개월 할부하면 5만원 전후의 비용이지만, 10질이라면 그 10배의 비용을 매달 지불 해야 한다. 그러므로 전집을 구입하면 할수록 가처분소득이 부족하여 남편과의 불화의 원인을 제공할 수 있다.

여기서 우리가 꼭 알아야 할 것은 책을 많이 사는 것보다 아이의 호기심을 끌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그곳이 바로 도서관이다. 그저 아빠가 일주일에 한 번씩 아이를 데리고 가서 동화책 코너에 가서 책을 2권만 읽어줘도 충분하다. 물론 아이가 책을 읽는다면 스스로 읽게 하고 오면 된다. 시간은 30분 이내이어도 된다. 여기서 아이가 얻는 것은 자기주도독서법이다. 아이 스스로 자신이 원하는 책을 고르고 읽는 것이다.

독서법의 시작은 책을 좋아하는 마음이다. 그러므로 도서관에 가면 아빠가 책을 굳이 선정해줄 필요도 없다. 그저 “네가 읽고 싶은 책 2권만 가지고 와서 읽어라”라고 하면 끝이다. 이렇게 도서관을 이용하게 된다면 우선 전집을 살 필요가 거의 없다. 따라서 경제적인 여유를 가질 수 있다. 또한 아빠와 아이가 함께 도서관을 가게 됨으로써 저절로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으며 보너스로 엄마에게 쉴 수 있는 여유를 줄 수 있다.

한겨레2_20111017.jpg 둘째는 아이에게 독서를 강요한다. 

물론 많은 비용을 지불하여 구입했기에 본전 생각이 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래서 아이를 불러서 ‘엄마랑 매일 책을 2권씩 읽자’ 라는 식으로 강요 하기도 한다. 만일 이 경우, 아이가 거절한다면 즉시 엄마에게 응징을 당한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기에 울며 겨자먹기로 응한다. 그러나 싫어하는 것을 억지로 하다보니 눈의 초점은 흐릿하고 금방 싫증이 난다. 그래서 엄마의 눈치를 보면서 ‘엄마, 목말라요’ ‘엄마, 화장실에 갈래요’ ‘엄마, 배고파요’ 등등의 표현으로 딴전을 피우며 현실도피를 꿈꾼다. 

결국, 엄마가 독서를 강요하면 할수록 아이는 점점 도망을 가게 된다. 그 이유는 사람들의 마음에는 청개구리법칙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누구나 스스로 자기주도적으로 하려는 마음이 있다. 그래야 좋은 습관이 생기게 된다. 우리는 언뜻, 독서를 강요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럴수록 아이는 책에서 더욱 멀어지기 쉽다. 독서의 핵심은 책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억지로 책을 읽는 아이의 경우, 엄마가 없으면 책을 보지 않는다. 그러나 책을 사랑하는 마음이 들게 되면 엄마의 유무에 상관없이 책을 보게 된다. 그것이 독서법의 종결자이다.

한겨레3_20111017.jpg셋째는 가정에서 독서 유해환경을 방치한다.

여기서 유해환경은 TV를 지칭한다. 최선의 방법은 TV를 집에서 없애는 것이다. 그러나 만일, 갑자기 없애면 모든 가족이 패닉상태를 경험하게 됨을 경계 해야 한다. 그동안 매일 보던 습관을 하루 아침에 변경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TV를 없애려면 우선 가족회의를 통하여 결정을 하고, 6개월에서 1년의 기간을 잡고 서서히 시청을 줄이면서 없애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자리에 서재를 만들면 금상첨화이다. 차선의 방법도 있다. TV 시청을 엄격하게 정하고 가족 모두 지키는 것이다. 우선 가족회의를 통하여 서로의 의견을 들으면서 결정 해야 한다. 그리고 주중과 주말을 구분하여 시청시간을 정한 후, 그 내용을 포스터로 만들어 적은 후, 거실과 주방에 각각 붙여 놓으면 된다. 이 때, 포스터의 높이는 아이의 눈높이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주의할 점도 있다. 예외를 두면 안된다. 아빠가 야구를 좋아한다고 단 한 번의 예외를 허용한다면 아이도 금방 예외를 만들려고 한다.

필자의 경우, 지금 대학교 1학년 딸이 초등하교 저학년 일 때, 가족회의를 해서 거실에서 TV를 없앴다. 그리고 그 곳에 책장을 구입하여 설치했다. 그리고 집안의 모든 책을 그 곳에 옮겼다. 일요일이 되면 필자는 신문을 보고, 아내는 잡지를 보고, 아이들은 엎드려서 만화책을 본다. 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지만 우리 집은 ‘책을 읽어라’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옛날이나 지금이나 아이들은 누구나 책을 좋아하고, 새로운 책에 관심을 갖고 또한 읽고 싶어한다. 지금도 집에는 TV가 없다. 그렇지만 불평하는 사람은 없다. 아이들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지만 또한 쉽게 적응을 잘한다.

한겨레5_20111017.jpg 아이들이란 늘, 따라쟁이다. 부모가 하는 일거수일투족을 따라 하려고 한다. 그러나 많은 부모들은 아이에게 인위적으로 많은 것을 가르치려고 한다. 우리는 말을 물가에까지 억지로 끌고 갈 수는 있다. 그러나 물을 억지로 마시게 하기는 힘들다는 점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한겨레6_20111017.jpg 이제, 아이에게 책을 읽으라고 강요는 그만하자.  진정 책을 아끼고 사랑하는 아이로 키워라.

그것이 ‘자기주도독서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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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진
아빠학교 교장. 행복가정연구소장. sbs ‘우아달’ 자문위원. 아빠가 하루 1분만 놀아줘도 좋은 아빠가 될 수 있다는 ‘1분 놀이’의 달인이다. 13년간 광고대행사 대표로 재직하다 IMF 때 부도가 난 뒤 그저 아이들이 좋아 함께 놀아주다보니 아빠놀이 전문가가 되었다. 놀이는 아빠가 아이에게 주는 최고의 사랑이자, 아빠와 함께 하는 놀이를 통해 15가지 인성 발달뿐 아니라 9가지 신체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저서로는 <아빠의 놀이혁명>, <아빠의 습관혁명>, <아빠학교>, <아빠가 달라졌어요>, <아빠 놀이학교>, <놀이만한 공부는 없다> 등이 있다.
이메일 : bnz999@hanmail.net      
블로그 : http://cafe.naver.com/swd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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