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TV보다 더 나쁜 건 컴퓨터게임

김영훈 2011. 02. 15
조회수 8986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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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게임으로 집중력을 높일 수 있을까?



최근 닌텐도의 두뇌트레이닝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게임도 두뇌발달이나 집중력 향상에 효과가 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공부를 하기 전에 쉬운 수학문제를 풀거나 글을 소리내서 읽는 등의 두뇌체조를 하면 공부가 잘된다는 일본의 뇌 과학자 가와시마 류타 교수의 이론을 바탕으로 만든 게임이다.



그러나 이 게임의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증명된 것이 없다. 10세 아이를 대상으로 한 프랑스 리우리 박사에 의한 연구에 의하면 7주간 관찰을 한 결과 닌텐도 두뇌훈련을 실시한 아이들은 종이와 펜으로 퍼즐을 푼 아이들에 비하여 기억력에서 효과가 없었을 뿐 아니라 수학테스트에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군에 비하여 차이가 없었다.



닌텐도 두뇌훈련 프로그램이 두뇌발달에 도움을 준다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 것이다. 컴퓨터게임보다는 독서나 숙제, 일상적인 놀이가 더 두뇌발달에 효과적이다. 뇌과학적으로도 일반적으로 컴퓨터게임을 할 때 나오는 뇌파는 베타파로 공부력을 향상시키기보다는 뇌에 피로를 가져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컴퓨터 게임을 할 때 이마엽의 활성화는 독서를 할 때보다 상당히 미미하다. 컴퓨터 게임은 즉각적인 자극과 반응을 필요로 하는 시청각 자극을 주기 때문에 뒤통수엽의 시각 중추와 관자엽의 청각 중추를 강하게 자극하지만 사고력과 문제해결력을 주도하는 이마엽에는 거의 자극을 주지 않는다. 즉, 일차적 감각과 감정에는 영향을 미치지만, 고도의 정신 작용인 사고력과 추론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아이들은 컴퓨터게임에 끊임없이 자극에 노출됨으로써 오히려 집중력이 취약해지고 있다. 뇌과학자들은 끊임없이 피드백을 요구하는 컴퓨터게임이 TV보다 아이들 두뇌에 더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독일스포츠대학의 연구에 의하면 12~14세 남자 아이들에게 매일 저녁 숙제를 끝낸 뒤 하루는 컴퓨터게임, 다음 날은 TV를 1시간씩 즐기도록 한 결과 컴퓨터 게임을 한 아이들의 수면 질이 훨씬 떨어지고 단어 암기력도 저하되는 결과를 얻었다. 게임을 하는 경험이 너무 강력해서 두뇌의 단어 기억력을 압도한 것이다.



집중력은 크게 수동적 집중력과 적극적 집중력으로 구분할 수 있다. 수동적 집중력은 인간의 본능에 해당하는 호기심을 충족시킬 때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집중력이다. 수동적 집중력은 새롭고 신기한 자극이나 강한 자극을 접할 때면 누구나 발휘할 수 있는 집중력이다. 컴퓨터 게임은 새로운 시각과 청각자극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수동적 집중력이 기능을 한다.



반면 적극적 집중력은 다소 지루하고 반복적이거나 어려운 과제를 할 때 발휘되는 집중력이다. 적극적 집중력이 높은 사람은 익숙하고 평범한 것에서도 세세한 부분에 관심을 기울여 새롭고 신기한 것을 찾아낸다. 독서는 적극적인 집중력이 필요하다. 적극적 집중력이 높은 아이는 의식적으로 자신의 감정과 동기를 조절할 수 있다. 적극적 집중력이 높은 아이는 공부가 재미없고 지루한 상황에서도 인내심과 끈기를 가지고 공부에 집중한다.



하지만 적극적 집중력이 낮은 아이는 오늘 공부를 안 하면 내일 시험을 엉망으로 볼 것을 알면서도 당장 공부하기 싫기 때문에 컴퓨터게임을 하면서 즉각적인 즐거움을 선택한다. 때문에 집중력의 수준을 컴퓨터게임에 집중하는 정도로 평가할 수는 없다. 오히려 아이의 의지력과 적극성이 없는 수동적 집중력은 적극적 집중력의 발달을 방해한다. 컴퓨터게임의 이런 부정적인 영향에도 불구하고 일부 게임들은 두뇌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테트리스 게임은 뇌겉질의 두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있다. 미국 리처드 하이어 박사 팀은 여자 청소년을 대상으로 테트리스 게임을 하루에 30분씩 3개월간 하게 하였는데 그렇지 않은 청소년들에 비해 뇌겉질이 더 두꺼워졌다. 또한 비판적 사고, 추리력, 언어와 처리 능력을 관장하는 두뇌 영역의 효율성이 높아졌다. 테트리스가 집중력과 손-눈 협응력, 기억력과 시각적이고 공간적인 문제 해결 능력 등을 동시에 사용하기 때문에 두뇌를 광범위하게 활성화하는 것이다.



순간적인 움직임에 반응해야 하는 액션 컴퓨터 게임도 뇌에 영향을 미친다. 미국 대프니 바벨리어 박사에 의하면 아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액션 비디오 게임을, 다른 그룹은 액션이 없는 게임을 9주에 걸쳐 50시간 실시했다. 그 결과 액션 게임을 한 아이가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시각 정보 중 회색의 파악력이 43~58% 높아지는 등 시력이 좋아졌다. 액션 게임이 시신경으로부터 흥분을 받아들이는 대뇌겉질을 훈련시켜 눈과 두뇌 사이의 전달력을 키워준 것이다.



미국 크레이머 박사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온라인 실시간 전략 게임을 23시간 동안 하도록 하였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단기기억 능력, 추론 능력, 기억력과 사고 제어 능력이 향상되었으며 업무 전환 능력이 빨라졌다. 자원을 관리하고 계획해야 하는 온라인 전략 게임이 두뇌능력을 향상시킨 것이다.



수리게임 같이 몇 개의 수를 더하고 빼고 곱하는 간단한 산수의 경우, 주로 뇌의 이마엽에 위치한 보조운동영역, 좌뇌의 앞운동영역, 좌측 이마엽과 마루엽 아래쪽, 이마엽 중간, 마루엽 안쪽의 겉질 등이 활성화되고 하면 할수록 속도와 정확도가 좋아진다.



짧은 시간에 정해진 상황의 결과를 판단하는 게임은 정보처리능력과 정보통합능력을 가장 간단하게 발달시키는 방법 중 하나다. 앞운동영역과 마루엽, 섬엽, 꼬리엽 부분이 활성화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불확실한 수를 확률을 예측하여 맞추게 되는 직관 게임는 주로 안쪽 이마엽을, 멜로디와 리듬을 알아맞히는 예능 게임은 관자엽, 뒤통수엽, 소뇌영역들을 활성화시킨다고 한다.



몸을 움직이며 하는 운동게임은 뇌의 운동연합겉질, 이마엽의 추상적 공간 지각 부위 등에 자극을 주어 뇌를 활성화시킨다.



컴퓨터게임은 주의력 결핍과 과잉행동을 보이는 ADHD 아이들을 치료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주의집중력 향상 게임을 하면 시각 자극에 대한 충동성이 떨어진다고 한다. 집중력 향상 게임을 하는 동안 이마엽의 기능이 좋아져 판단력과 문제해결력이 좋아진 것이다.



컴퓨터게임을 하는 시간도 두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뇌과학자들이 컴퓨터게임과 뇌의 상관관계 실험에서 두뇌활동의 긍정적인 변화를 위하여 실험군에게 적용한 시간은 하루 30분~1시간정도이다. 이처럼 아이들에게도 컴퓨터게임을 오래하게 해서는 안되며 하루 1시간 이상을 넘지 않는 것이 좋다.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장 김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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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및 소아신경과 전문의. ‘부자 아빠’가 대세이던 시절, 그는 “아이 발달에 대해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 말했다. 돈 버느라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하는 아빠 보다는 ‘친구 같은 아빠’가 성공하는 아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빠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아이의 인성은 물론 두뇌도 발달한다. 6살 이전의 아이 뇌는 부모의 양육방법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고 그는 강조한다. ‘베이비트리’ 칼럼을 통해 미취학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제대로 된 양육법을 소개할 계획이다. <아이의 공부두뇌>, <아이의 공부의욕>, <아이가 똑똑한집 아빠부터 다르다> 등의 책을 펴냈다.
이메일 : pedkyh@catholic.ac.kr       트위터 : pedk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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