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교육

출산휴가 미루라는데 어쩌죠?

황현숙 2015. 09. 07
조회수 5312 추천수 0

03159545_P_0.JPG » 한겨레 자료 사진.Q. 출산을 두 달 앞두고 있어요. 출산 예정일 한 달 전부터 출산휴가를 쓰려고 합니다. 그런데 상사는 출산 전날까지 다니는 여직원도 많다면서, 계산하기 편하게 무조건 1일부터 휴가를 쓰라고 하네요. 그러면 예정일보다 1주일 정도밖에 여유가 없어 불안합니다. 출산휴가를 미루라는 것인데 원하는 기간에 출산휴가를 쓰면 안 될까요?
 

A. 출산 45일 전에는 출산휴가 쓸 수 있어요.

근로기준법은 사용자가 임신 중인 여성에게 출산을 전후해 90(한 번에 둘 이상 자녀를 임신한 경우에는 120)의 휴가를 주도록 출산전후휴가(이하 출산휴가)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휴가 기간의 배정은 출산 후에 적어도 45(한 번에 둘 이상 자녀를 임신한 경우에는 60) 이상이 돼야 한다고 정하고 있지요. 이는 근로계약의 형태, 직종, 근속 기간 등과 관계없이 해당됩니다. 출산휴가는 모성을 보호하기 위한 특별한 조항입니다.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그 시기를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변경할 수 없는 특수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임신 중인 여성이 원하는 시기에 휴가를 사용할 권리가 당연이 인정돼야 합니다. 따라서 출산 후 45일 이상이 되도록 출산휴가를 사용한다면, 그 시작 시기는 상관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사업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 임신 중인 여성의 사정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시기 조정에 대한 협의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이 경우에도 회사 사정이 우선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막상 현실에서는 사용자가 임의로 출산휴가 시기를 변경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출산휴가 시작 시점에 관해 회사와 합의 없이 휴가를 시작하게 되는 경우에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회사에서 무단결근 처리해 해고 등의 불이익을 줄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부당해고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지만, 회사 측에서 출산휴가와 상관없이 임의로 결근한 것으로 주장해 다툼이 생길 수도 있으니 미리 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출산휴가 신청 절차를 법에서 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를 위해 출산휴가 신청서를 제출하고 증빙자료로 남겨 놓으면 도움이 됩니다. 회사에서 급여 계산, 대체인력 채용 등의 인사관리 편의상 출산휴가를 미루라고 하는 경우에도, 서면으로 출산휴가를 신청하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때 감정적으로 문제가 비약되지 않도록 정중하게 상황을 설명하는 것도 좋습니다. 물론 출산 당일에 출산휴가를 시작하는 경우라면 회사에서는 무조건 출산휴가를 준 것으로 인정될 것입니다.

 

현재는 임신한 직원이 신청한 출산휴가 시작 시기를 놓고 회사가 차일피일 미루거나 시기를 조정하라고 요청했을 경우에 대한 법적인 보호가 불분명합니다. 이 때문에 분쟁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 회사 측의 휴가 승인 여부와 상관없이 출산휴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법에 분명하게 정해 모성권을 보호하도록 개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이 글은 여성신문 2015년 7월 17일자에도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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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숙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2012년 설립한 서울시직장맘지원센터의 초대 센터장을 맡고 있고, 20년이 넘게 일하는 여성을 위한 상담, 교육 등의 활동을 해왔다. 그동안 만 건이 넘게 일하는 여성의 상담을 진행해 오면서 우리 사회에서 일하는 여성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 “엄마가 내 롤모델이야!”라는 두 딸의 말을 들으며, ‘일하는 엄마가 더 좋은 엄마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이 더 커졌고, 가정·직장·사회를 바꾸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하나씩 디딤돌을 놓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메일 : happyw4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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