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스마트폰, 아이들 뇌 모양도 바꾼다

김영훈 2015. 04. 27
조회수 18337 추천수 0

04925165_P_0.JPG » 한겨레 자료 사진.


아이 키우는 부모에게 ‘스마트폰’은 참 유용합니다. 잠시 쉬고 싶을 때, 육아 외에 집안일을 해야 할 때, 부모들 모임에서 아이가 시끄럽게 굴 때, 돌아다니면서 밥을 먹을 때 스마트폰 하나면 큰 소리 내지 않고 아이를 고분고분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방송사에서는 ‘유아의 스마트폰 중독’에 관한 뉴스를 다루면서, 5세 미만의 아이들 16명을 대상으로 인형, 장난감, 스마트폰 중 하나를 고르도록 했습니다. 16명 중 10명은 모두 주저 없이 스마트폰으로 달려갔다. 이중에는 성인처럼 능숙하게 다루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스마트폰이나 디지털기기를 여타의 다른 자극물보다 좋아하는 이유는 자극이 강렬하기 때문입니다. 빠른 화면, 현란한 색에 아이의 눈과 귀는 완전히 매료되어 다른 어떠한 자극도 시시하게 느껴지게 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스마트폰의 자극은 일방적이라 두뇌발달을 저해합니다. 두뇌발달을 위해서는 예측할 수 없는 대상과 오감을 통한 상호작용을 해야 합니다. 때로는 심심해져서 혼자서 중얼중얼하면서 놀기도 하고, 스스로 놀거리를 연구하는 시간도 필요하며, 그 속에서 다양한 호기심도 생깁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한 가지 자극만 즐기고 강렬하게 원하게 하여, 그 이외는 어떤 자극도 받아들이지 않게 만듭니다. 우리의 뇌는 유전적으로 프로그램 되어 있어서 아주 넉넉하게 많은 신경회로를 만들어 놓습니다. 그리고 외부의 자극을 받으면 그 중 필요한 회로를 남겨서 굵고 튼튼하게 만들고, 필요 없는 회로는 정리해 버리는 특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다양한 자극 자체를 차단하여 아이의 정상적인 뇌 발달을 저해합니다.


그렇다면, 이 시기 스마트폰 등의 디지털미디어로 강력한 일방적 자극만 받는 아이는 그렇지 않는 아이에 비해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


첫째, 뇌 모양이 변합니다. 

2011년 6월 CNN 방송이 디지털미디어의 멀티태스킹에만 익숙해지면 우리의 뇌가 현실세계에 적응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바뀐다고 보도하면서, ‘팝콘브레인’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하였습니다. 실제 장시간 디지털 미디어를 이용한 사람의 뇌는 전두엽 회백질의 크기가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아이의 경우, 빠르고 강한 정보에만 반응하고 느리고 약한 자극에는 반응을 하지 않는 뇌를 가지게 됩니다. 당연히 진득이 앉아서 아주 약한 자극에 곰곰이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 하는 활동 즉, 책이나 공부는 싫어하게 됩니다.


둘째, ‘충동’을 조절하는 뇌기능에 문제가 생깁니다. 

어린 시절 과도하게 디지털 미디어에 노출되면, 전전두엽의 발달이 저하되어 자기조절력에 문제가 생깁니다. 전전두엽의 실행기능은 주의를 집중하는 능력, 추론 및 계획 능력, 상황에 필요한 정보를 획득하고, 언어적인 정보를 통해 행동을 조율하는 능력, 정서를 조절하는 능력 등이 모두 포함됩니다. 때문에 주의력결핍 및 과잉행동 장애인 ADHD가 생길 수 있습니다.


셋째, 우뇌발달이 저하됩니다. 

우뇌는 집중력, 구성력, 통찰력, 지각속도, 창의력, 직관력 등을 가지고 있고, 시각적이고 감성적이며 동시에 여러 가지를 사고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에 반해 좌뇌는 언어사고력, 수리력, 추리력, 분석력, 논리력 등을 가지고 있고 규칙적이고 계획대로 일 처리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좌뇌와 우뇌가 폭발적으로 발달하는 시기가 각각 다릅니다. 취학 전은 이미지의 뇌라고도 하는 우뇌가 주로 발달합니다. 취학 후 1학년부터 6학년까지는 언어의 뇌라고도 할 수 있는 좌뇌가 주로 발달합니다. 물론 좌뇌와 우뇌는 20~25세까지 계속 발달하고는 있지만 주로 발달하는 시기가 그렇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학교에서는 ‘좌뇌’ 발달에 훨씬 효과적인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의 우뇌발달은 유아기에 폭발적으로 일어납니다. 우뇌는 스킨십, 부모와의 상호작용, 놀이, 체험, 경험, 상상 등에 의해서 발달합니다. 유아기 아이들이 그림책을 볼 때, 놀이를 할 때, 스킨십을 할 때, 관찰을 할 때 가장 많이 활성화 되는 뇌 부위는 우뇌입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에 집중하고 있는 아이의 뇌를 찍어보면 우뇌가 별로 활성화되지 않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뇌는 상황이나 전체적인 상황을 넓게 파악하는 기능도 있다. 우뇌의 기능이 지나치게 떨어지면, 또래 사이의 분위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왕따가 되는 일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넷째, 정서지능이 낮아집니다. 

정서지능은 자신의 감정을 정확하게 알고, 이 감정을 존중하고 본인이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결단을 내리는 능력입니다. 즉, 충동을 자제하고 불안이나 분노와 같은 자기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입니다. 정서지능이 높은 사람은 실패해도 좌절하지 않고 자신을 격려하고, 타인의 감정을 공감하고, 다른 사람과 조화롭게 협력할 수 있습니다. 정서지능은 자신의 감정을 알고 그것을 이해하는 것부터 출발하기 때문에, 아이가 ‘나’를 알아가는 발달과 연령별로 발달되는 정서발달을 순탄히 밟아가야 높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절대적인 것은 부모와의 상호작용입니다. 3세 이상의 아이는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고 공유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표현해보기도 하고 그것이 받아들여지는 경험도 해보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공감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디지털미디어는 이렇게 사람과 부대끼며 감정을 표현하고 조절하며 교환하는 기회를 빼앗아갑니다.

 

[디지털미디어 이용에 대한 부모 지침]


소아기 전체에 걸쳐 디지털미디어를 금지하는 것은 불필요하며, 분명 비현실적입니다. 그러한 금지령을 성공적으로 실시할 수 있다 해도 또래들이 좋아하는 의사소통 방법을 차단하게 되면 아이는 사회적으로 매우 불리한 처지에 놓일 것이며, 컴퓨터를 다뤄본 경험이 부족하면 나중에 직업적으로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첫째, 디지털미디어의 노출시간을 제한하라.

문제는 디지털미디어를 보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미디어를 주로 보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디지털미디어를 주로 보는 환경이 되면 아이는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든지 엄마와 그림책을 읽는다든지 운동 발달을 위한 신체놀이를 덜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디지털미디어는 아이에게 이로운 것이 아니라 지능 발달이나 운동 발달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게 됩니다. 따라서 우선 엄마께서 TV나 스마트폰을 많이 보는 환경을 만들지 않도록 하고 디지털미디어를 보는 시간도 1시간이내로 해야 합니다. 아이가 TV나 스마트폰을 보겠다고 떼를 쓰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일관성 있게 TV나 스마트폰 시청을 제한하고 TV나 스마트폰을 보는 대신에 다른 흥미로운 공간을 만들어서 다른 것에 열중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더구나 TV의 노출을 피하기 위해서는 큰 아이와 성인도 함께 TV를 보지 말아야 한다.


둘째, 상호작용을 늘려라.

자녀와 함께 교육 방송을 시청하고, 그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관찰하세요. 조사에 따르면 부모가 아이들과 나란히 TV를 볼 때 아이들은 더 많을 것을 얻는다고 합니다. 아이는 그 방송에서 무엇을 흥미진진하다고 느꼈습니까? 그것을 아이의 호기심을 구축시키는 데에 이용하세요. 가능하다면 그 주제에 맞는 어린이용 도서관 책들을 대여하세요. 이 관심사는 아이가 이야기하기 좋아하는 대화거리의 소재를 만들어줄 수도 있습니다.


셋째, 능동적인 활동을 늘려라.

너무 디지털미디어에 장시간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이 되면 아이에게 장난감이나 교구를 손에 들려주거나 책을 같이 읽도록 하거나 바깥에서 놀도록 유도합니다. 아이를 여러 장소에 데려가세요. 도서관, 서점, 아이박물관, 동물원 같은 곳에 데려가서 디지털미디어에서 본 것을 확인하게 하는 것은 교육적 효과가 큽니다. 아이들이라면 운동을 해야 하고, 일대일 상호작용을 해야 하며, 야외에서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아이들은 자주 햇볕을 쬐어야 합니다.


넷째, 폭력적이거나 잔인한 내용을 피해라.

아이는 그들이 본 것을 모두 흉내 냅니다. 이것이 그들의 학습방법입니다. 우리는 아무도 아이가 디지털미디어에서 본 것을 흉내 내기를 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일부 걸음마 아이의 발달 혹은 행동적인 문제는 디지털미디어 노출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디지털미디어의 폭력적인 장면이나 잔인한 장면도 문제가 됩니다. 아이는 현실과 환상을 혼돈 하는 경우가 있어서 한동안 디지털미디어 자체를 무서워하는 현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이가 두려워하는 것이 얼토당토 않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아이가 창조한 환상은 아기에게 현실적인 것으로 이때 생긴 두려움은 상당 기간 가게 되어 그들에게 부정적이고 지속적인 인상을 갖게 할 수도 있습니다. 많은 부모들이 내용을 끝까지 보여주는 것이 아이로 하여금 원인과 결과를 파악하고 줄거리를 아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무서운 장면에 최소한으로 노출하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다섯째, 계획을 가지고 디지털미디어를 시청하라.

아이에게 보여줄 TV나 스마트폰 프로그램은 부모가 미리 계획을 세워서 고르도록 합니다. 이를 위해 신문의 TV 평이나 시청자 단체의 모니터 평을 참조하는 것도 좋습니다. 아이가 즐겨보는 장르가 무엇인지 얼마동안이나 집중을 하는지 시청태도는 어떤지 수시로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가 TV를 볼 때 같이 보도록 하세요. TV의 내용을 설명도 해주고 TV의 내용이 부모의 생각과 다르다면 부모의 의견은 이렇다고 말해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언어 발달이나 인지발달에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여섯째, 실행기능을 길러주는 게임도 있다.

뇌과학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컴퓨터 게임이 뇌를 나쁘게 한다고만은 말할 수 없습니다. 이를테면 아이들은 화면에 나타난 물체의 움직임을 순간적으로 계산하고 게임 플레이어나 컨트롤을 손가락으로 조작해서 게임을 진행합니다. 즉 시각, 청각 정보를 통해 판단하고 손가락을 움직입니다. 화면상의 정보를 순식간에 판단하고, 동시에 손가락도 움직이는 최적의 명령을 뇌가 보내는 것입니다. 이런 일련의 행동은 바깥에서 야구나 축구를 할 때의 뇌 움직임과 공통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게임이 아이들의 실행기능을 자연스럽게 길러주는 것입니다. 서양장기나 바둑, 체스 등과 같은 고전적 게임은 계획하기, 주의집중, 반응억제, 워킹메모리, 초인지를 길러줍니다. 컴퓨터 보드게임은 주의집중, 반응억제, 목표집중력을 필요로 합니다. 전략게임은 주의 집중, 계획하기, 정리 및 조직화, 반응 억제, 초인지 등을 길러주는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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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및 소아신경과 전문의. ‘부자 아빠’가 대세이던 시절, 그는 “아이 발달에 대해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 말했다. 돈 버느라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하는 아빠 보다는 ‘친구 같은 아빠’가 성공하는 아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빠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아이의 인성은 물론 두뇌도 발달한다. 6살 이전의 아이 뇌는 부모의 양육방법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고 그는 강조한다. ‘베이비트리’ 칼럼을 통해 미취학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제대로 된 양육법을 소개할 계획이다. <아이의 공부두뇌>, <아이의 공부의욕>, <아이가 똑똑한집 아빠부터 다르다> 등의 책을 펴냈다.
이메일 : pedkyh@catholic.ac.kr       트위터 : pedk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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