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사회성 높일 수 있는 양육지침 6가지

김영훈 2015. 08. 19
조회수 13792 추천수 0

수줍어하는 아이


04297930_P_0.JPG » 한겨레 자료 사진.


소심한 아이들이 있습니다. 기질적인 요인으로 소심한 아이들이 있죠. 이들은 우측전두엽이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의 적절한 양육으로 아이들의 40%가 유치원 때 극도의 소심함을 떨쳐버릴 수 있습니다. 부모가 소심한 아이들에게 차근차근 도전하여 두려움에 맞서도록 고무하면서 자신감을 키울 수 있게 구체적으로 도울 수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배워야 할 것은 스트레스를 피하는 법이 아니라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법입니다. 그래야만 좌측전두엽의 시냅스가 강화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사회성이란 배우고 익힐 수 있다는 뜻입니다. 불안한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불안한 아이들은 보상을 기다리는 것을 힘들어합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일단 한 번 작은 목표를 이루는 기쁨을 맛보면 궁극적 보상을 얻기 위해 기다릴 수 있습니다. 부모가 아이들에게 신뢰를 주면 불안해하지 않고 기다릴 수 있습니다. 용감한 아이란 전혀 무서운 것이 없는 아이가 아니라, 두려움을 받아들이고 인정하지만 두려움에서 배울 줄 아는 아이입니다. 두려움을 느낄 줄 모르는 것은 위험한 일입니다. 두려움은 아이에게 위험을 알려주고 아이가 그 위험에 대처하도록 하며, 알 수 없는 상황에 대비하도록 해주기 때문입니다.


아들러 심리학에서는 아이를 야단치지 말고 칭찬하지도 말고 아이에게 ‘용기를 주라’고 권합니다. 아이에게 용기를 준다는 것은 한마디로 아이가 인생의 과제에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뜻입니다. 인생의 과제는 인간관계를 말합니다. 성인뿐 아니라 아이에게도 인간관계는 두려움의 근원입니다. 이때 인간관계를 피하지 않고, 그 속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용기를 주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아이가 용기를 가지기 위하여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단 부모가 아이편이 되어야 합니다. 설령 아이의 편이 부모 외에 한 명도 없다 해도 아이는 반드시 변합니다. 그런데 아이를 야단치면 아이는 부모를 자기편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게 됩니다. 자신을 야단치는 부모와의 관계는 결코 가깝게 느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칭찬도 마찬가지입니다. 항상 칭찬만 받으면 아이는 무력감을 느낍니다. 칭찬한다는 것은 ‘원래는 할 수 없는 것인데 했다’는 전제가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부모는 아이가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을 어쩌다 했다고 생각해서 ‘대단하네’라고 칭찬하는 것이므로 칭찬을 받기 전의 자신을 생각한다면 전혀 기쁘지 않습니다. 칭찬이란 항상 그대로인 자신에 대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야단맞으며 자란 아이는 어떤 일을 할 때 혹시 야단맞진 않을까 하는 것만 생각하며 남의 눈치를 보게 됩니다. 야단맞지 않기 위해 자신만 생각하게 되고, 타인에게 공헌하려 하지 않습니다. 칭찬받고 싶어 하는 아이도 자신이 어떤 일을 해서 타인에게 공헌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고 그저 칭찬받는 것만을 생각하게 됩니다.


아들러는 육아와 교육의 목표는 공동체 감각을 육성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타인에 대한 관심 즉 사회적 관심이 필요합니다. 아이가 타인에게 공헌할 수 있다고 느끼면 아이는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인간관계를 회피하지 않고 그 속으로 들어가는 용기를 지니게 됩니다. 아이와 친구와 자유롭고 동등한 관계를 형성하면 새로운 종류의 실험이나 탐색을 할 수 있습니다. 아이는 사회적 유능감을 가지게 되며,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감수성을 키울 수 있습니다. 친구 사귀기는 아이가 대인기술을 익히고, 타인의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는 눈을 주며, 자아 통제력으로 사회적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힘을 가지게 합니다. 사회성이 부족하면 아이가 공부도 잘하기 어렵습니다. 아이가 공부를 해야겠다는 의욕을 보이려면 타인에게 공헌한다는 느낌을 가져야 하고 타인을 통하여 인정도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회성을 위한 양육지침]


어린 시절 형성된 행동과 생각의 습관은 우리가 자라서 부모로부터 독립한 후에도 계속 우리를 지탱해 줍니다. 특히 초기에 형성된 사회적 습관들은 그 뒤로도 거의 평생 우리 삶에 두드러진 영향을 미칩니다.


■ 자존감을 회복시키세요


어렸을 때부터 인정받고 자란 아이는 매사에 자신감이 넘칩니다. 아이가 자신의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하면 자신감이 생기고, 자신감이 커지면 남들 앞에서 말을 더 잘할 수 있습니다. 자존감을 높여주는 일은 그래서 더 중요합니다. 엄마라도 속내를 전혀 알 수 없을 만큼 자신의 생각을 잘 드러내지 않는 아이가 있습니다. 엄마한테 꾸중을 들을까봐, 친구가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자신의 말이 관심을 끌지 못할까봐 걱정하고 염려합니다. 이런 아이의 교육은 자존감을 키워주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상대로부터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대화법 중의 하나가 바로 맞장구입니다. 자신이 중요한 존재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려면 우선 아이의 이야기에 귀기울여주고 그 감정을 존중해줘야 합니다. 열심히 듣고 공감해주는 부모를 보며 아이는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에 확신을 갖게 됩니다. 내 아이만 갖고 있는 장점이나 특징을 찾아 이를 적극적으로 격려해주고 인정해주는 것도 자존감을 키워주는 좋은 방법입니다. 레고놀이, 달리기, 게임하기 등 아이가 비교적 자신 있어 하는 것을 미리 알아두어 친구에게 자랑할 기회를 주어 자신감을 키우세요.


■ 익숙한 사람과 지내는 시간을 많이 만들어줍니다


사회성을 키워주려면 익숙한 사람과 함께 지내는 기회를 자주 갖게 해주어야 합니다. 아이는 가까운 친척이나 친한 친구처럼 익숙한 사람들부터 시작해 차차 관계를 넓혀갑니다. 친척집을 방문하거나 집에 놀러오게 하고, 함께 게임을 즐기거나 여행을 가는 식으로 공유하는 시간을 늘립니다. 아이가 친숙한 친척이나 친구와 어울리는 것에 익숙해지면 가까운 이웃으로, 더 나아가 좀 덜 친한 친구로 관계를 차츰차츰 확대시켜나갑니다. 


가까운 친구 집에 심부름을 보내거나 운동 프로그램을 함께 하도록 유도합니다. 자연스레 또래들과 어울릴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친구를 집으로 초대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부모가 지레 겁을 먹고 억지로 여러 명의 친구를 만들어주려고 한다면 오히려 역효과를 볼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이럴 때에는 한두 명의 아이와 놀게 하세요. 그 아이와 깊이 친해지면 친구와 노는 즐거움도 느끼고, 사회성도 길러집니다.


■ 스스로 해결하게 하세요


아이가 못미더워 무슨 일이든 부모가 대신해준다면 아이는 의존적인 성향을 띌 수 밖에 없습니다. 쉽게 의지하는 기질은 친구 관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가능한 것은 아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게 맡겨야 합니다. 너무 빨리 간섭하지 말고 다치지 않는 한 스스로 해결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소한 것이라도 아이에게 선택할 기회를 주세요. 장난감이나 옷을 스스로 고르게 하고, 아이가 읽을 그림책은 스스로 꺼내오게 하고, 무슨 놀이를 할 것인지 스스로 선택하게 하세요. 그러다 보면 자신에 대한 믿음이 생기고 자신감이나 자존감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아이가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부모가 인정해주세요. 아이가 고른 옷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도 바꾸려고 하지 마세요.


■ 사회적 기술과 놀이를 가르치세요


유아기 친구 사귀기에 중요한 점은 부모와 자녀 사이의 관계를 공고히 하고 좋은 상호작용의 경험을 많이 하는 것입니다. 또 부모 스스로가 사람들과 즐겁게 어울려서 친사회적인 행동의 본을 보여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생활 속에서 친사회적인 행동을 습득할 수 있는 방법이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인사하기, 함께 놀기, 놀이에 초대하기, 거절하기, 요구하기, 감정 인식하기,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기, 협동하기, 배려하기, 규칙 지키기 등을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부모가 먼저 시범을 보여 주고 아이와 함께 놀면서 연습을 하거나, 아이가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와 역할놀이를 하면서 부모의 행동을 설명하는 것이 좋은 예입니다. 남의 말을 경청하거나 타협하는 기술을 그림처럼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예를 들어 한 장난감을 서로 가지고 놀고 싶어 하면 각각 시간을 정해서 번갈아 가지고 놀도록 하거나, 순서를 지키는 것을 가르쳐주세요. 인사를 하게하세요. 사회적 기술을 익히는 첫걸음은 다른 아이에게 소개하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서로 돕도록 도와주세요. 그림도구, 종이찰흙, 인형집이나 불록이 같이 나누기 좋은 놀잇감입니다. 장난감 두벌을 준비하는 것도 좋으며 공처럼 싸우지 않고 가지고 놀 수 있는 것도 있습니다.


■  분노를 다스리도록 돕는다


다른 아이를 때려 상처를 입히거나 하면 아이를 집단에서 떼어놓고 장난감이나 책을 못가지게 합니다. 맞은 아이만큼 기분이 나쁘다는 사실도 알려주고 다른 아이를 때리거나 다치게 해서는 안 되며 다른 아이가 자기를 때리는 것도 원치 않는다고 이야기 해주어야 합니다. 친구의 잘못된 행동에 대처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단호하게 그만두라고 말한 다음 그 자리를 피하라고 가르쳐야 합니다. 다양한 역할극을 통해서 행동을 연습할 수도 있습니다. 부모와 아이가 역할을 바꿔가며 서로의 마음을 느껴보는 것입니다. 즉, 괴롭히는 아이와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를 번갈아 맡아 상황을 재현해봅니다.


■  대화기술을 가르치세요


말할 거리가 풍부한 아이는 또래 관계가 원만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쭈뼛거리며 말을 잘 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친구를 만났을 때 처음에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아이에게는 말 거는 방법을 차근차근 일러주세요. TV 애니메이션이나 아이들이 좋아하는 영화 내용을 소재로 이야기를 꺼내게 가르쳐도 좋습니다. 말할 것뿐만 아니라 놀이 할 것을 다양하게 알려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보드게임, 컴퓨터게임 등 집 안에서 다양한 놀이를 함께 하다보면 이를 매개로 친구와 쉽게 친해질 수 있습니다. 이런 시간이 쌓이면 사람들 사이에서 느끼는 어색함과 쑥스러움도 점차 사라집니다.


‘나 전달법’은, 싸우지 않고 나의 주장을 표현하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친구가 허락도 없이 장난감을 가져갔다고 가정해보세요. 이때 무작정 화부터 내면 싸움이 일어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나 전달법은 “내가 놀려고 했는데 장난감이 없어져서 무척 놀랐어.”라고 친구의 행동에 대한 느낌을 말한 다음 “다음부터는 먼저 나한테 말하고 가져갔으면 좋겠어.”라고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을 전달하게 하는 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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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및 소아신경과 전문의. ‘부자 아빠’가 대세이던 시절, 그는 “아이 발달에 대해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 말했다. 돈 버느라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하는 아빠 보다는 ‘친구 같은 아빠’가 성공하는 아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빠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아이의 인성은 물론 두뇌도 발달한다. 6살 이전의 아이 뇌는 부모의 양육방법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고 그는 강조한다. ‘베이비트리’ 칼럼을 통해 미취학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제대로 된 양육법을 소개할 계획이다. <아이의 공부두뇌>, <아이의 공부의욕>, <아이가 똑똑한집 아빠부터 다르다> 등의 책을 펴냈다.
이메일 : pedkyh@catholic.ac.kr       트위터 : pedk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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