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운동습관으로 유능감을 키워라

김영훈 2015. 06. 25
조회수 17147 추천수 1

운동의 뇌.jpg


운동과 긍정성


운동을 하면 신체가 건강해지고, 기분이 상쾌하며, 체력이 증가하지만, 이는 운동을 시작하고 나서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야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러는 동안 아이의 뇌는 당장 편안함을 찾을 것입니다. 따라서 운동에 재미를 붙이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아이가 운동을 꾸준히 하려면 유능감이 생겨야 하는 것입니다. 자기가 좋아하거나 잘한다고 느끼지 않는다면 꾸준히 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운동을 꾸준히 하려면 쉽게 운동을 하고, 운동을 좋아하고 잘할만한 여건을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아이들은 본래 활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좋아합니다. 운동을 통해 일련의 동작들을 반복하여 연습하면 뇌 안에 신경회로가 형성되고 강화되어 운동이 원활하고 빠르게 진행됩니다. 이렇게 유능감이 생기면 아이는 의식하지 않고도 자동적으로 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운동이 습관화 되면 스스로의 몸을 움직여 활동하는 즐거움을 알게 되며, 기분 좋은 느낌을 체험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세로토닌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세로토닌은 충분한 수면과 휴식, 사랑, 유대감 등이 충족되면 나오는 신경전달물질입니다. 그런데 운동을 하면 세로토닌이 나옵니다. 특히 운동을 하면서 노출되는 햇빛과 씹기, 걷기, 심호흡의 3대 리듬운동은 세로토닌을 높이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그러나 운동을 많이 한다고 좋은 것은 아닙니다. 적당한 운동은 황산화물질의 분비를 증가시키지만,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과도하게 활성산소를 생성하여 세포 손상과 노화를 촉진합니다.

 

기초체력 키우기


취학 전에 기초체력을 키우려면 초등학교 1학년 체육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 알면 도움이 됩니다. 1학년 체육은 줄넘기나 훌라후프 등 기초적인 운동을 배웁니다. 따라서 취학 전에 줄넘기나 훌라후프를 익혀두면 아이의 기초체력이 좋아집니다. 수영, 발레, 태권도 등도 기초체력을 키우는 데 효과적이며, 또래 아이들과 함께 배우면서 사회성도 키울 수 있습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으로는 줄넘기가 좋습니다. 줄넘기는 심폐지구력, 순발력, 민첩성, 유연성을 기르는 데 좋습니다. 아이들은 걷기, 달리기, 미끄러지기, 점프하기 등의 이동운동과 구부리기, 뻗기, 구르기, 흔들기 등의 제자리운동으로 기초체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매일 규칙적으로 바깥에서 신체 활동하기를 습관화하여야 합니다. 


부모는 하루 60분 이상 바깥놀이를 확보해주어야 하며, 바깥에서 놀이하기, 나들이하기, 산책하기 등에 참여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기초체력을 키워야 합니다. 리본, 공, 훌라후프, 자전거, 평균대, 뜀틀, 유니바 등의 다양한 기구를 활용하여 기초체력을 키울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은 이러한 기구들을 활용하여 거리, 높이, 길이, 빠르기에 대한 감각을 경험하면서 신체 조절 능력과 방어 대처 능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또한 운동은 면역력을 키워줍니다. 평소 잠을 푹 자고, 햇볕을 쬐며 뛰어놀거나, 가벼운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면역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운동의 뇌


연구에 의하면 가둬 놓고 기른 동물의 체중은 운동을 시킨 군보다 16%나 가볍고, 뇌도 10%나 작고, 대뇌와 소뇌의 피질도 조금 얇습니다. 소근육운동 조절에 관계하고 있는 소뇌에 있는 뉴런의 모양을 조사해 보면 수상돌기 가지의 상태는 차이가 없지만 수상돌기의 길이는 9%이상 짧았습니다. 수상돌기에 달린 가시(spine)의 수에 있어서도 가둬놓고 기른 군은 20%나 적었습니다. 운동에 의하여 뉴런의 모양이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전두엽 후부에는 운동영역과 운동연합영역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운동영역은 운동에 관한 지시를 내리는 영역으로, 아이의 의지에 따라 몸을 움직이는 수의운동을 담당합니다. 운동영역 뒤쪽에는 체성감각을 담당하는 영역이 있는데, 신체 각 부위에 대응하여 촉감을 느끼도록 하는 장소가 정해져 있습니다. 운동영역의 기능지도를 보면 얼굴, 그 중에서도 입 주변과 손가락에 대응하는 영역과 발에 대응하는 영역이 특히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이 운동시스템을 받쳐주는 것이 소뇌와 기저핵입니다. 후두엽의 아래에 있는 소뇌는 운동에 관한 지령과 실제 움직임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면 그것을 수정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변연계 아래에 있는 기저핵은 필요한 근육을 조합하여 운동을 하거나 지령에 따른 운동을 조정하는 기능을 합니다. 얼굴 표정을 짓는 것처럼 미묘한 움직임을 조정하는 것도 기저핵이 담당합니다. 소뇌와 기저핵이 운동연합영역, 운동영역, 척수, 근육이 원활하게 움직이도록 해 주는 것입니다. 뇌에서 근육으로 이어지는 이 구조가 정상적으로 움직일 때 아이는 운동신경이 좋은 아이가 되는 것입니다.


운동의 효과


[걷기]

인간의 신체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근육은 허벅지에 있는 대퇴근입니다. 대퇴근은 근방추라고 하는 신경을 통해 뇌줄기에 연결되어 있어 걸으면 근육에서 나온 신호가 뇌줄기에 전달됩니다. 그러면 뇌줄기가 자극을 받아 각성 작용이 있는 망상체의 활동이 높아지고 대뇌의 움직임이 활발해집니다. 또한 심장은 평상시에는 1분간 약 5리터의 혈류를 내보내지만 걸으면 약 50리터, 즉 평상시보다 약 10배의 혈류를 내보내게 됩니다. 그러면 그만큼 뇌에는 산소와 영양소가 많이 공급될 뿐만 아니라 노폐물도 더 많이 제거되기 때문에 뇌의 활동은 더욱 활발해집니다. 뇌 속의 운동영역과 감각영역에서 다리가 차지하는 면역은 상당히 넓습니다. 따라서 맨발로 걸으며 운동영역이나 감각영역의 상당한 부분이 자극을 받게 됩니다.


[달리기]

성인의 경우 뇌를 활성화시키는데 적당한 속도는 1분에 약 150M이며, 달리기를 시작하고 나서 약 50분후에 뇌가 가장 활성화됩니다. 달리기를 하면 베타엔드로핀이라고 하는 뇌 내 마약물질이 분비되어 달리기의 고통을 가라앉혀 줍니다. 그리고 달리기를 계속하게 되면 베타엔도르핀이 도파민의 활동을 촉진하여 러너스 하이라고 하는 쾌감을 느끼게 합니다. 도파민은 쾌감과 의욕을 유도하는 물질입니다. 따라서 달리기를 하면 뇌 전체를 활성화하고, 상쾌한 기분과 의욕이 높아집니다. 달리기를 하면 단기 기억이 높아집니다.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에 실시된 테스트에서는 65%의 정답률을 보였는데 12주간 정기적으로 달리기를 계속하였더니 정답률이 95%로 상승했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이는 달리기가 운동영역뿐 아니라 전두연합영역까지 활성화시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달리기는 전두연합영역의 기능을 향상시켜 아이가 판단력, 통제력, 의욕, 창의력을 키우줄 뿐 아니라 기억력을 향상시킵니다. 달리기는 소뇌도 활성화시킵니다. 균형 감각과 관련이 있는 기관은 세반고리관과 이석입니다. 이들 기관에서 감지된 신체의 위치와 운동 변화의 정보를 소뇌에 전달합니다. 그러면 소뇌는 이 정보를 토대로 신체의 균형을 잡으면서 스스로의 행동을 유연하게 합니다. 


[균형감각을 익히는 운동]

소뇌의 기능을 높이는 운동으로는 신나는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고 도는 놀이가 좋으며 자전거를 타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소뇌에 의한 운동기능을 한 번 익히게 되면 상당히 오랜 기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렸을 때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우면 성인이 되어서도 어려움 없이 금세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치입니다. 이는 자전거를 타기 위해 필요한 대부분의 운동 기능이 소뇌에 기억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의 균형감각을 발달시키면 소뇌가 발달합니다.

 

취학전 아이를 위한 운동습관


취학 전에 아이의 기초체력을 키우고 운동습관을 들이려면 다음의 지침을 따라야 합니다.


01543186_P_0.JPG » 한겨레 자료 사진


1. 곧게 펴고 바르게 앉으세요.

자세가 나쁘면 뇌에 충분한 산소를 공급할 수 없습니다. 등을 곱게 펴고 바르게 앉아 있는 아이는 크고 편안하게 호흡할 수 있기 때문에 뇌에 산소를 충분히 공급할 수 있으며 그만큼 뇌가 활성화됩니다. 대부분의 운동은 등의 근력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등의 근력이 강화되면서 곧게 펴지게 되는 것입니다. 복근과 등 근육을 비교하면 복근 쪽이 상대적으로 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운동을 하지 않으면 등 근육이 약해져서 몸이 복근 쪽으로 숙여지게 되는 것입니다. 발레와 같은 운동은 등의 근력을 강화시키고 유연성을 향상시킵니다.


2. 일단 운동을 시작하세요.

아이가 습관적으로 운동을 시작하면, 운동과 관계없는 생활의 다른 부분들까지 저절로 바뀝니다. 운동을 시작하면 식습관이 좋아지고, TV를 덜 보고, 가족들에 대한 배려심도 많아집니다. 컴퓨터게임도 한층 절제하고 스트레스도 적어집니다. 로드아일랜드 대학교의 제임스 프로차스카(James Prochaska)는 운동이 다른 긍정적인 습관을 쉽게 받아들이게 해 준다고 주장합니다.


3. 작은 습관을 만드세요.

하루에 줄넘기 겨우 몇 번을 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더 건강해지고 근육이 훨씬 잘 잡힌 느낌이 듭니다. 작은 목표라고 하더라도 아이가 매일 운동을 하게 되면 구체적인 운동이 점점 더 쉬워집니다. 매일 운동을 하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유능감이 생겨납니다. 매일 줄넘기를 하다 보면 자신이 줄넘기를 하루에 최소 한번 이상 할 수 있는 아이라는 사실을 믿게 됩니다.


4. 지속적인 훈련으로 반응시간을 줄이세요.

보통 성인은 광자극을 받은 뒤 손을 움직이기까지 0.2-0.3초 정도 걸립니다. 이 반응시간은 지속적인 훈련으로 짧아집니다. 횡단보도에 있는 신호등을 보고 빨강이면 정지하고 파랑이면 전진하는 것은 광자극에 대한 선택반응입니다. 이 때 0.6-2.0초의 준비시간을 두면 반응 시간이 가장 짧아집니다. 단거리 경주에서 갑자기 출발 신호가 나는 것이 아니라, 준비단계 후에 출발신호를 보내면 반응 시간이 짧아집니다. ‘준비’라는 구령에 운동영역의 추체로 뉴런이 이미 활동을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준비운동이 그래서 중요한 것입니다.


5. 꾸준한 운동이 필요합니다.

근육에는 상동성 운동 단위와 긴장성 운동 단위가 있습니다. 아이가 힘을 쓰면 긴장성 운동 단위가 상동성 운동 단위보다 항상 잘 흥분합니다. 그러나 아이가 긴장성 운동 단위로 최대의 힘을 발휘하는 경우 20초간 계속 유지하기는 어렵습니다. 피로감이 나타나고 힘이 약해집니다. 반면에 반복적으로 운동을 하면 긴장성 운동 단위는 변화가 없는데, 상동성 운동 단위의 장력이 커져서 근력이 늡니다. 꾸준히 운동하는 아이의 근육이 커지는 것은 상동성 운동 단위의 지름이 굵어지기 때문입니다. 씨름, 레슬링, 달리기 등을 하면 각각 운동의 패턴에 따라 근비대가 발생해서 근육이 늘어나고 특유의 체형이 만들어집니다.


6.산책을 하세요.

15분만 산책을 하여도 아이의 뇌 속에는 베타엔도르핀이라는 쾌락호르몬이 분비되어 감정이 고양되고 긍정적으로 사고하게 됩니다. 또 걸을수록 도파민이나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그 효과가 점점 늘어납니다. 운동 후에는 뇌 속에서 뇌성장촉진인자(BDNF)가 생성되어 운동중추뿐만 아니라 전두엽, 후두엽, 측두엽, 두정엽, 해마 등에 활성화를 촉진하여 사고력과 기억력이 높아집니다.


7. 이미지 트레이닝도 도움이 됩니다.

어떤 동작을 하고 있는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릴 때, 상당히 광범위한 운동영역을 활성화시킵니다. 실제로 운동을 하고 있을 때보다는 활성도가 떨어지지만 운동 시물레이션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운동을 이미지화하기만 해도 실제로 운동을 하고 있는 것과 같은 효과가 뇌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운동하기 전에 운동연합영역의 거울뉴런을 사용하여 시물레이션을 해 두면 실제로 움직임이 좋아지는 효과가 나타나는데, 이것을 이미지 트레이닝이라고 합니다. 수영왕 펠브스는 수영시합 전날 저녁 이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여 올림픽 오관왕이 되었습니다.


8. 뇌진탕을 조심하세요.

연구에 의하면 머리에 반복적으로 가격을 당하면, 훗날 치매나 운동장애, 우울증 등의 신경학적 후유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여자아이들은 같은 스포츠를 하는 남자아이들보다 뇌진탕을 일으킬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따라서 레슬링, 태권도, 축구, 농구 등을 할 때는 반복적 머리 손상을 당하지 않도록 조심하여야 합니다. 연구에 의하면 뇌진탕을 세 차례 정도 경험하게 되면 후유증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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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및 소아신경과 전문의. ‘부자 아빠’가 대세이던 시절, 그는 “아이 발달에 대해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 말했다. 돈 버느라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하는 아빠 보다는 ‘친구 같은 아빠’가 성공하는 아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빠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아이의 인성은 물론 두뇌도 발달한다. 6살 이전의 아이 뇌는 부모의 양육방법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고 그는 강조한다. ‘베이비트리’ 칼럼을 통해 미취학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제대로 된 양육법을 소개할 계획이다. <아이의 공부두뇌>, <아이의 공부의욕>, <아이가 똑똑한집 아빠부터 다르다> 등의 책을 펴냈다.
이메일 : pedkyh@catholic.ac.kr       트위터 : pedk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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