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아이 스마트폰 약 되려면

김영훈 2016. 09. 26
조회수 9745 추천수 0

여학생은 카카오톡, 남학생은 게임


mobile-phone-1419275_960_720.jpg » 스마트폰. 사진 pixabay.com길을 걷다가 급한 메시지에 답을 하여야 할 때가 있었다. 시간이 바빠 멈추어서 답을 하기도 어렵고 메시지도 급하여 걸으면서 메시지를 보내다가 계단에서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은 적이 있었다. 다행이 큰 상처가 나지 않았기 때문에 가볍게 지나갔지만 큰 사고가 날 뻔한 경험이었다어느날은 신호등이 빨간색이었는데도 횡단보도를 건너다 자동차 경적 소리에 깜짝 놀란 적도 있었다. 최근 스마트폰을 보고 걷다가 서 있는 차나 전봇대 사람에 부딪힐 때가 많다고 한다


청소년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은 단순한 게임도구가 아니다. 세상을 보는 창이자, 스스로 항해할 수 있는 자신의 세계이다. 따라서 스마트폰의 노출을 늦출 수는 있어도 전혀 못하게는 할 수 없다. 내 아이들이 초등학교 시절에는 스마트폰이 없었기 때문에 컴퓨터만 관리하면 되었다. 아이가 게임중독이 의심이 될 때에는 컴퓨터를 아예 없애버리고 컴퓨터가 필요할 때는 킨코스와 같은 인터넷으로 사무를 할 수 있는 곳에서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제는 공부하거나 숙제하는데 컴퓨터나 스마트폰은 필수가 되었다. 물론 아이들은 스마트폰으로 카톡과 게임같은 오락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지식검색이나 생활정보 취득 등 생산적 목적으로도 사용하게 된다. 이러한 활동은 중독성이 덜하고 정보활용능력도 키우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못하게 한다고 해결되지는 않는다.


스마트폰을 입학이나 생일 기념 선물로 준 뒤, 뒤늦게 과다사용을 이유로 통제하려 들면 이미 늦다. 구입 전에 자녀와 충분히 대화하고, 이후 상황에 대해서 서로가 동의하는 상세한 규칙을 만들어서 지키려고 해야 효과가 있다. 학령기에 스마트폰의 과다사용은 인지나 정서에 영향을 미친다. 해외에선 디지털미디어 시청 시간이 1시간씩 늘어날 때마다 ADHD 발생 위험이 10%씩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아이들이 스마트폰으로 자극성이 강한 게임이나 카톡을 하느라 독서 같은 다른 활동에 흥미를 잃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과 더불어 살아야 하는 시대에 와 있다. 스마트폰을 관리하는데 가장 효과가 없는 방법은 사용량을 부모가 통제하는 것이다. 그보다는 부모가 무엇이 좋고 나쁜지 알려주는 적극적 중재 방식이 가장 효과가 좋다


청소년아이들은 스마트폰을 하면 부모의 잔소리를 듣기 때문에 밤 11시부터 스마트폰을 집중적으로 쓴다. 웹툰을 보고 게임과 카카오스토리를 하다 보면 어느새 새벽 4시가 된다. 수면부족도 오고 학습에도 지장을 초래한다. 아이들에게 건네주기 전에 앞으로 다가올 문제의 지도 방법을 미리 염두에 두어야 한다. 스마트폰 사용 규칙을 만든 뒤에는 부모도 불편하지만 규칙을 성실히 지키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 부모는 스마트폰을 자유로이 쓰면서 자녀만 통제하려 해서는 안 통한다.


스마트폰 게임 중독의 뇌


스마트폰 게임의 원리는 아이가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을 받고 새로운 과제를 설정하게 하며, 그런 과제를 달성한 후에는 새로운 특권으로 보상 받고 타인의 인정을 받는 데 있다. 그런 다음의 과제는 아이가 달성할 수 있을 정도의 난이도로 디자인되어 도전을 해볼만한 마음을 갖게 한다. 그리고 추가적 과제를 달성한 후에도 계속 새로운 가상세계의 특권을 부여함으로써 아이가 게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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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매일매일 몇 시간이고 게임을 하면서 전쟁의 세계에 빠져들면, 다른 일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은 전혀 없어진다. 게임에만 송두리째 사로잡혀 주변 일을 까맣게 잊을뿐더러 때로는 배도 고프지 않게 되고 목마른 일도 없어져버린다. 게다가 아이의 동작은 몇가지로 제한되어 있어서, 그 외의 자기 몸에 대한 연관성마저도 상실되고 만다. 손가락만 부지런히 움직이기 때문에 뇌에서 손가락을 제어하는 능력은 향상되지만, 나머지 기능들은 이용되지 않아서 현저하게 기능이 떨어진다


남자아이들은 끊임없이 스마트폰 게임의 자극에 노출됨으로써 집중력이 취약해지고 있다. 스마트폰 게임을 많이 하면 뇌 전두엽이 손상받게 된다. 스마트폰 게임 과다 사용자의 뇌는 마약중독자와 치매 환자의 뇌와 비슷하다. 스마트폰 게임에 물든 아이는 자기조절이 어렵고 공격적이고 충동적인 행동을 하기 쉽다. 내 아이가 충동적이고 공격적인 행동을 보인다면, 과연 그것이 무엇 때문인지 찬찬히 생각해보아야 한다.


아이의 스마트폰 이용, 이렇게 지도하세요.


첫째, 스마트폰 사용은 되도록 늦은 나이에 시작하도록 유도하자.


05511541_P_0.JPG » 카카오톡다른 아이들은 모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데, 우리 아이만 늦는 것이 아닐까 조바심을 가질 수 있는데 그럴 필요 없다. 스마트폰게임에 빠져있는 아이는 오히려 다양한 사물과 현상을 탐색할 기회를 놓칠 수 있고, 사회성 발달에도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 아이가 원할 경우 스마트폰을 사주는 것이 좋으며, 아이가 적극적으로 원하지 않는다면 더 늦춰도 괜찮다.


둘째, 게임시간은 엄격하게 지키도록 하라.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얼마나 허용할 것인지, 이것을 어기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규칙을 아이와 함께 정해라. 스마트폰 게임은 중독성이 높아 적은 시간이라도 매일 하게 되면 습관이 되기 쉬우므로, 하루에 30분씩 매일 하는 것보다는 일주일에 3, 1시간 정도로 제한하고 점차 시간을 줄여나가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다. 매일 게임을 하는 것은 아이 두뇌에 게임의 시각적, 청각적 자극의 잔상을 지울 수 없다. 내성이 생기면 같은 만족감을 얻기 위해 점점 게임 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셋째, 스마트폰 대신 즐길 수 있는 것들을 많이 경험하게 하자.


학교와 학원만 오가느라 바쁜 아이에게 스마트폰게임이 유일한 즐거움이 되면 안된다. 학습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마음껏 몸을 움직이며 뛰어놀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박물관이나 미술관, 공연장, 주말농장, 체험학습장 등 정서를 풍요롭게 하면서도 안정시킬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하게한다. 무엇보다 아이가 스마트폰게임 말고도 더 유익하고 즐거운 것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넷째, 무엇보다 왜 아이가 게임에 몰입하게 되었는가 생각해보자.


일상에서 아이를 괴롭히는 것 중에는 가정환경이나 부모로부터 기인한 것이 많다. 아이가 무엇을 하든지 무관심한 부모가 있는 반면, 하나부터 열까지 일일이 잔소리하며 아이에게 군림하는 부모도 있다. 부모가 무관심하면 아이는 통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부모가 강압적이면 아이는 회피하고 싶어서 자꾸 스마트폰을 찾게 될 수 있다. 아이가 안정적이고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가정이야말로 가장 좋은 치료방법이다.


다섯째, 스마트폰 게임을 긍정적으로 이용하라.


남자아이들은 여자아이들보다 폭력적인 게임이나 스포츠 게임을 더 좋아하고, 여자아이들은 다른 사람이나 동물과 상호작용을 하는 게임에 더 많은 흥미를 보인다. 심시티 게임으로 도시와 환경오염의 관계를 알 수 있고, 마인 크래프트로는 물리를 배울 수 있다. 시물레이션 게임엔 무한한 교육적 가능성이 있다. 전략 게임은 단기기억, 추론력, 기억력과 사고력이 향상되며 업무 전환 능력이 빨라진다. 수리 게임은 시간이 지날수록 계산속도와 정확도가 좋아진다.

 

스마트폰 SNS 중독의 뇌


스마트폰으로 SNS를 하는 청소년에게는 가족 공동체보다 스마트폰으로 연결되는 다른 공동체가 더 중요하다. 과거 공동체가 강한 연결 공동체라면, 스마트폰 SNS공동체는 약한 연결 공동체다. 약한 연결 공동체는 기존 공동체가 주는 정도로 정서적 안정감이나 소속감을 주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정보의 양이 훨씬 많고, 균형 잡힌 정보를 얻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경험 중심의 관계였으나 온라인에서는 관심 중심의 관계로 달라져,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관계로 달라진다. 느슨한 유대이긴 하지만 구속이나 억압과 거리가 멀어 관계에서 추구할 수 있는 장점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선 기본적으로 친구들끼리 서로 대화를 해야지 디지털 세계에만 있으면 안된다.


아이의 스마트폰 SNS 이용, 이렇게 지도하세요.


첫째, 사이버 왕따에 대비하라.


단체 카톡방을 만들어 괴롭히려는 학생을 초대한 뒤에 여러 명이 동시에 심한 욕설을 퍼붓거나 여러 학생들이 SNS에서 특정 학생을 언급하면서 험담을 하는 경우가 많다. 가족과 또래집단 사이에서 더 많은 소통을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오히려 피해자 입장에선 스마트폰으로 증거를 확보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못 쓰게 할 것이 아니라 사이버왕따가 발생했을 때 대응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마케팅의 희생물이 되지 않게 하라.


어린 학생들을 스마트폰 SNS의 즐길 거리에 빠르게 빠져들어 업체의 광고나 마케팅기법에 손쉽게 노출 될 수 있다. 의도하지 않은 마케팅 대상이 되지 않도록 정보 공개 수위를 조절하여야 한다. 팝업 광고나 스팸메일, 앱 안에서 추가 결제 등의 기능을 끄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


셋째, 범죄에 이용되지 않도록 하여라.


아이들이 사용하는 SNS의 개인정보 설정이 너무 많은 정보를 드러내고 있는지 확인하여야 한다. 온라인은 네트워크 너머 상대방의 모습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행동이 익명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인터넷 특성상 아이들의 행동은 정보 형태로 남기 마련이고, 쉽게 퍼질 수 있다


온라인에서 부적절한 대화, 사진 공유, 잘못된 댓글 등이 어떤 위험을 가져올지 아이가 알아야 한다. 의견을 표현할 때 타인에 대한 비방 등은 삼가고, SNS에서 하는 행동이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기칠 영향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성적인 목적으로 직접 만남을 시도하는 경우는 경찰이나 관련 단체 등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


넷째, 방해금지모드를 사용하라.


특정 시간을 방해금지 모드로 설정해놓으면 화면에 초승달이 떠오르고 전화나 알림이 오더라도 알려주지 않는다. 발신자가 전화를 걸면 발신자에게는 수신자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안내가 제공되고 수신자에게는 벨소리나 진동이 울리지 않는다. 나중에 방해금지 모드를 해제하면 그때 놓쳤던 전화에 대해 부재중 전화로 수신자에게 알려준다.


다섯째, 법을 존중하라.


믿을만한 서비스를 이용하고 음악, 영화, TV프로그램 콘텐츠의 경우 어떻게 합법적으로 접근하는지 알고 있어야 된다. 자신이 이용하는 정보의 출처를 알아야 하고, 신뢰성 있는 정보를 사용하여야 한다. 다른 사람의 작업이나 생각을 인용할 경우 원저자를 밝혀두어야 한다. 아이들은 새로운 기술은 빨리 받아들이지만 그 내용에 대한 판단에는 아직 미숙하다. 온라인에서 만난 새로운 친구가 자신이 드러내는 바와 실제가 다른 사람일 수 있다는 점을 아이들이 깨닫게 하는 점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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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및 소아신경과 전문의. ‘부자 아빠’가 대세이던 시절, 그는 “아이 발달에 대해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 말했다. 돈 버느라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하는 아빠 보다는 ‘친구 같은 아빠’가 성공하는 아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빠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아이의 인성은 물론 두뇌도 발달한다. 6살 이전의 아이 뇌는 부모의 양육방법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고 그는 강조한다. ‘베이비트리’ 칼럼을 통해 미취학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제대로 된 양육법을 소개할 계획이다. <아이의 공부두뇌>, <아이의 공부의욕>, <아이가 똑똑한집 아빠부터 다르다> 등의 책을 펴냈다.
이메일 : pedkyh@catholic.ac.kr       트위터 : pedk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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