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는 멋진 악당>과 <엄마, 아들을 이해하기 시작하다>
책이 벌써 도착했습니다.
국제우편으로 책을 받아볼 때마다
딸아이가 서너 살 때, 했던 말이 떠오르네요.
딸 - "엄마, 책은 한국에서 어떻게 우리집까지 오는 거야??"
엄마 - "비행기 타고 오지."
딸 - "그럼,, 쥬스도 마시면서 와??"
엄마 - "엉?? 어... 음.. ㅋㅋㅋㅋㅋㅋ"
외할머니집 갈 때마다 비행기타면서 음료서비스로 쥬스먹었던 기억이 강렬했던지,
딸아이는 책도 사람처럼 음료수 마시면서 타고 온다고 생각한 모양인데.
자기가 알고 있는 정보로 세상을 파악해가는 고 나이 또래의 천진난만함..
다 이런 맛에 아이 키우는 거죠 뭐.
다시, 둘째인 아들이 딸아이가 이런 명언?을 남긴 때의 나이인데
베이비트리에서 도착한 <우리 아빠는 멋진 악당>을 읽어줬더니
아주 진지한 표정이 되어
"나, 오늘 이 책 안고 잘거야."
그러더군요.
평소에 여성성이 강한 엄마와 누나 사이에서 좀 외롭던 차에
아빠와 남자의 마음을 건드려주는 이야기에 공감한 모양인지
어젯밤. 그림책을 꼭 안고 자는 아들 모습이 이쁘기도 하고.. 안스럽기도 하고.. 그랬네요.
사회라는 링에서 정말 소중한 것을 위해
복면을 쓴 채 살아가는 이 세상 모든 아빠가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라고 그림책 뒷 표지에 쓰여 있는데 -
회사에서 한 해 마무리를 하느라 바쁜 남편이
얼마 전에 그러더군요.
"10년 전만해도 일하다 뭔가 잘못되면
- 다음엔 조심해 - 정도로 넘어갔는데
요즘엔 회사가 작은 실수 하나도 용납하지 않으려들고
사소한 것을 핑계로 사원들에게 불리한 처분을 바로바로 내려.
점점 숨통을 조여오는 것 같아."
그림책 속의 링에서 싸우는 아빠의 독백을 듣는 것 같아 잠깐 마음이 아팠습니다.
남편과 아들에게 폭풍잔소리가 심한 편인 저에게
두 사람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줄
두 권의 책이 생겨 다행이에요.
솔직히고백하면, 오빠와 남동생 사이에서 자란 저는
남자에 대한 로망이 별로 없답니다.
그래선지 남편과 아들이 느슨하고 흐트러진 모습으로
집안을 어지럽히고 그래서 가끔 여자들(딸과 나)의 단정한 일상을 망쳐놓는 것 같아
늘 화낼 준비?를 하며 사는 듯 해요.
딸에 비해 뭔가 총체적으로 정돈?이 되어있지 않은 듯한 아들을 키우는 것도
막막하고 - 그래도 그런 단순하고 유쾌한 면이 사랑스럽기도 하고^^
아무튼 <아들>에 관한 책을 통해 남편까지 이해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보겠습니다.
저와 저희가족에게 늘 성장의 기회를 주시는 베이비트리, 아리가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