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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월 지나도 두 단어 이어 말 못할땐 진단 받길

양선아 2012. 12.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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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력·지적능력 문제 등 원인 다양…의사소통 적어 생긴 문제일 수도

음절 반복된 단어 말해주면 좋아…DVD·TV는 언어발달 도움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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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아(가명·36·서울 마포구)씨는 28개월 된 아들이 다른 애들보다 말이 늦는 것 같아 고민이다. 옆집에 놀러 가서 아들과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을 살펴보면 “이거는 내꺼야” “엄마~물~” “엄마 이게 뭐야?”라고 말하는데, 어찌된 일인지 이씨의 아들은 ‘엄마’ ‘아빠’ ‘물’‘우유’ 정도의 말만 한다. 그렇다고 말귀를 못 알아듣는 것도 아니다.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뽀로로> 애니메이션을 보며 깔깔깔 웃고, 엄마가 지시를 하면 그 지시대로 행동한다. 또 어떤 의견을 물어보면 고개를 끄덕이거나 “싫어”라고 말한다. 이씨는 아들이 그저 과묵한 것이라 생각하다가도 발달상 문제는 없는지 걱정도 된다. 남편은 우려 많은 이씨에게 “친구나 선배네 애들 보면 말문 늦게 터져도 멀쩡하게 잘만 크더라”며 핀잔만 준다.

영유아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아이의 언어 발달 상황은 중요한 문제다. 말을 배우면서 아이의 뇌는 시냅스와 가지돌기를 재구성하고, 언어 발달을 토대로 인지 발달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김영훈 가톨릭대 의정부 성모병원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은 “언어 발달은 논리력·사고력·수리력에 영향을 준다”며 “부모들은 아이의 언어 발달에 관심을 가지면서 적절한 자극을 주고 적절한 의사소통을 통해 언어 발달을 도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존 연구를 보면, 4개월 된 아이는 모든 언어의 소리를 구별할 수 있다. 생후 10~12개월에는 부모의 의미 있는 소리에 반응을 하며, 감정적 톤의 변화에도 대응한다. 13~18개월 정도 되면 ‘엄마’와 같은 의미 있는 단어를 사용하며, 어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25개월부터는 성인 말의 60~80%를 이해하며, 하루에 8단어씩 배우는데 이 속도는 초등학교 내내 유지된다. 31~36개월 사이에 아이들은 언어와 언어의 연결이 제대로 이뤄진다. 노래도 부르고 음절을 반복한다. 4살이 되면 단순한 가정문이나 조건문도 사용할 줄 알게 되고, “~할 줄 아니?”와 같이 의문문도 쓸 수 있다. 5~6살이 되면 문장은 점점 길어지고 충분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전문가마다 약간 차이는 있지만 공통된 의견은 생후 30개월이 지났는데도 두 단어 이상 연결을 못 하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상담해보라는 것이다. 서은숙 순천향대 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언어발달 문제가 있으면 무작정 아이 말문이 트이길 기다리기보다 무엇이 원인인지 알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언어발달상 문제가 생기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청력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고, 지적인 능력이 떨어진 경우도 있다. 아이가 표현하기 전 양육자가 모든 것들을 다 해줘 아이가 표현할 기회를 갖지 못해 표현 언어가 발달하지 못 할 수도 있다. 또 어렸을 때부터 텔레비전이나 디브이디(DVD)를 지나치게 보거나 적절하게 아이 말에 반응을 하지 않는 등 의사소통이 적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환경적 요인으로 심리적 문제가 생겨 언어 발달이 지연되는 경우도 있다. 아무 문제가 없는데 언어 발달을 관장하는 이마엽 등 뇌 부위가 선천적으로 다른 아이보다 좀 늦게 발달하는 경우도 있다. 서 교수는 “요즘은 서너 살에 어린이집에 가는 경우도 많은데, 언어 문제로 어린이집에서 또래들과 제대로 상호작용을 못 하면 소아 우울증이 발생해 악순환이 된다”고 말했다.

아이의 언어 발달을 위해 부모는 어떤 노력들을 기울여야 할까? 김 원장은 “엄마가 말을 많이 해준 20개월 아기는 말을 많이 해주지 않은 아기에 비해 평균 131개나 많은 단어를 익혔고, 24개월이 되면서 295개 단어나 차이가 났다. 부모가 영아기에 음절이 반복된 단어를 자주 말해주고, 다양하고 긍정적인 말을 해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말이란 즐겁고 기쁘며 좋은 것이란 인식을 아이가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아이가 말을 늦게 해서 답답하더라도 끝까지 듣고 끼어들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물론 디브이디나 텔레비전, 테이프는 언어발달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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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아 한겨레신문 기자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생활의 신조. 강철같은 몸과 마음으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길을 춤추듯 즐겁게 걷고 싶다. 2001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해 사회부·경제부·편집부 기자를 거쳐 라이프 부문 삶과행복팀에서 육아 관련 기사를 썼으며 현재는 한겨레 사회정책팀에서 교육부 출입을 하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더 행복해졌고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저서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존감은 나의 힘>과 공저 <나는 일하는 엄마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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