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오색 과일 채소와 통두부가 만났을 때

이현주 2012. 11. 01
조회수 8884 추천수 0
통두부샐러드.jpg 

통두부 스테이크와  오색 과일채소샐러드
단백질 보충에 내몸의 독소 배출까지…

바쁜 엄마들에게 주방은 즐겁고 행복한 공간이 아니다. 어려서부터 부엌에 들어가면 여자가 고생한다는 이유로 출입을 금지 당했던 나는 전공과 상관없는 요리를 식구들 입맛에 맞게 매일 만들어야 하는 주방이 부담스러운 곳이었다. 채식 한약국을 열고 건강밥상 강의를 하면서부터 내 몸을 챙기기 위해 요리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내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여자들을 고생시키는 노동 현장으로서의 주방’ 대신 하루의 피로를 풀며 넋두리를 주고받을 수 있는 ‘소통 공간으로서의 주방’을 찾고 싶었다. 머리에 든 지식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맛있는 요리에 도전하기 위해 내게 필요한 것은 바로 시간적 여유였다. 하지만 난 늘 바빴다. 그래서 가능하면 빠른 시간에 나처럼 특별한 요리 기술이 없는 사람도 쉽게 만들 수 있는 맛있고 영양 많은 요리들을 궁리했다. 내 요리의 평가는 언제나 아들이 해준다. 말수 적은 나의 아들은 맛있으면 말없이 그릇을 싹싹 비우고 고개를 끄덕인다.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 요리에 대해서는 아주 냉정하다. 시간과 재료의 비용을 고려치 않고 젓가락을 내려놓는다. 
 
고기, 생선, 계란, 유제품을 먹지 않는 채식인의 밥상 위에서 어떻게 하면 영양이 충분하면서 다시 먹고 싶어지는 건강한 밥상을 차려볼까? 이것이 나의 화두였다. 그 첫 작품으로 선택된 것은 통두부 스테이크와 과일야채샐러드다. 채식인들의 단백질 보충은 현미와 같은 통곡식과 콩류가 주된 공급원이다. 여기에 오색이 풍부한 채소에서 얻을 수 있는 녹색 단백질과 비타민과 섬유질, 무기질이 풍부한 과일을 넣고, 오메가-3와 같은 불포화지방산이 많은 견과류의 영양까지 곁들여 맛을 내 보기로 했다. 
 
요리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기린의 채식 레시피>
통두부 스테이크와  오색 과일채소샐러드

1. 두부 한 모를 위 아래로 칼집내어 오일에 구워준다. 이때 살짝 소금과 후추로 밑간을 해두어도 좋다. (아토피가 있거나 다이어트를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끓는 물에 데치는 것이 좋다.)
2. 노릇하게 구워진 통두부 위에 샐러드를 얹기만 하면 된다. 
3. 샐러드는 특정 재료에 얽매일 필요 없이 준비가 가능한 어떠한 야채와 과일이라도 괜찮다. 


 
소스도 다양하게 만들어서 색다른 맛을 낼 수 있다. 올리브 오일에 들깨가루를 잘 개어 소금으로 간을 하고, 매실효소와 레몬즙을 넣어 새콤달콤한 맛을 내어 먹기 직전에 샐러드 위에 뿌리면 신선한 풍미를 더욱 즐길 수 있다. 곁들이는 채소의 종류에 따라 소스를 달리하면  새로운 요리가 된다. 상추와 깻잎, 풋고추를 함께 썰어 집간장과 고춧가루, 들기름으로 담백하게 간을 하거나, 양송이버섯과 피망, 당근을 곁들여 참기름, 간장, 후추, 조청을 넣어 살짝 볶은 후 얹어 먹어도 좋다. 양상치, 브로콜리, 파프리카, 블랙올리브는 올리브오일과 레몬즙, 소금만으로도 상큼한 맛을 낼 수 있다. 잡곡빵이나 바케트와 같이 조금 거친 느낌의 빵을 구워 곁들이면 브런치 메뉴로도 손색이 없다. 단, 혼자 먹기에는 조금 배부른 양이므로 사이좋은 둘이서 알콩달콩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먹거나, 서먹한 누군가와 두부 한 모를 나누며 새로운 정을 쌓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나는 평소에 야채와 과일을 색깔별로 구비해둔다. 한방에서 오색은 오장에 이롭고, 식물성 천연색소들은 항산화작용, 항암작용, 항노화작용이 뛰어난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s)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면역력을 증강시키면서 질병을 예방하는 효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우리 식탁에 오르는 재료들은 한방에서 약재로도 자주 이용된다. 
 
콩은 성질이 뜨겁거나 차가운 극성을 띠지 않아 어느 체질에도 무난하다. 검은콩은 신장기능을 돕고, 완두콩은 소화기능에 좋다. 대부분의 콩은 해독작용이 있고 소변을 잘 통하게 하며 기를 아래로 내려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능이 있으므로 매일 먹어 일상의 건강을 돌보기에 손색이 없다. 콩을 두부로 만들게 되면 성질이 약간 서늘해져서 해독기능이 상승한다. 두부는 대변을 잘 통하게 하고 몸의 진액을 생성해주며 소화가 잘 되도록 한다. 여기게 섬유질과 무기질이 풍부한 쌈채소를 곁들이면 몸의 독소들을 배출시키는 기능은 상승된다. 여기에 곁들이는 다양한 견과류도 혈액순환을 돕는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여 영양과 해독 기능 모두를 만족시킨다. 출출한 오후시간 간식으로, 또는 가벼운 점심식사로 시도해 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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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비폭력적인 삶을 살고 싶어 채식인이 되었고, 보신을 위해 사육당하는 동물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고자 순식물성 한약재로만 처방하는 한방채식 기린한약국을 열었다. ​식물들이 지닌 치유의 힘을 음식과 한약처방을 통해 활용하고, 체질에 맞는 섭생법과 오감테라피 셀프힐링법을 안내하는 오감테라피 기린학교를 열어 글, 모임, 강좌를 통해 안내하고 있다. ​저서로는 '휴휴선', '오감테라피', '기린과 함께하는 한방채식여행', '맛있는 채식 행복한 레시피'가 있다.
이메일 : girinherb@naver.com       페이스북 : girinherb      
블로그 : http://blog.naver.com/girinher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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