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교육

아내의 명절 스트레스 줄여주는 노하우

권오진 2012. 10. 22
조회수 9778 추천수 0

           

이번 명절 후, 이혼율이 평소보다 3배가 많다는 기사를 접하고 씁쓸한 마음이 든다. 명절이란 무엇인가? 오랜만에 고향에 돌아가서 식구들과 친척, 친구들을 만나면서 서로의 정담을 나누고, 제사나 성묘를 통하여 가족의 소중함을 알고, 아이들에게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존재를 아는 귀한 날이다. 또한 고향의 부모들에게는 그토록 그리운 자식과 손자를 볼 수 있는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그러나 아내의 입장은 전혀 그렇지 않다. 명절 스트레스 증후군이 심각하다. 아내에게 명절이란 즐거운 시간이 아니라 한 해중에서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날이다. 이런 아내의 고충을 남편들이 줄여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121020_3.jpg 먼저 결혼 22년차인 우리 집의 사례를 보자. 우선 추석 10일 전에 아내에게 주는 생활비를 완납했다. 늘 수입이 불규칙이지만 아내에게 선납을 함으로서 우선 심리적인 압박을 줄여주었다. 그 다음은 처갓집의 선물이다. 매년 반복되는 아내의 실수란 처갓집에 가는 당일에 선물을 구입을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무엇을 살지 고민을 하면서 늘 당황한다. 하지만 아내에게 채근을 하여 추석 3일전에 구입을 완료했다. 그리고 추석 전전날 밤, 아내는 내일은 마트에 간다고 한다. 그래서 카트맨이 되어주겠다고 약속을 했고, 실천을 했다.

 

10월 3일은 추석 마지막 날이다. 점심 때는 누님들과 조카들이 찾아왔다. 그리고 4시쯤 돌아갔다. 그러자 아내는 심심하다며 드리이브를 가고 싶다고 한다. 그래서 대뜸, 꽃시장에 갈까라고 제안을 했더니 냉큼 그 말에 동의를 한다. 그래서 차를 몰아 동네의 꽃시장에 갔다. 혹시나 하고 갔는데 정말 거의 모든 꽃집들이 문을 열었다. 아내는 여기저기를 보지만 정작 석류가 달린 나무들에게 눈을 떼지 못한다. 그래서 슬쩍 “원하면 하나 사줄까?”라고 했더니 작심을 한 듯 고르기 시작했고 25,000원 짜리로 선택했다. 하지만 흥정의 멘트로 ‘추석왔으니 특가로 해주세요’라고 했더니 18,000원에 주었으며 분도 갈아주었다. 더구나 그 나무에는 2개의 석류가 탐스럽게 달려있었다. 이렇게 아내의 석류사랑은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당시 아내의 생일 선물로 15년 생의 석류나무를 주었다. 더구나 석류가 20여개 달려서 정말 탐스러웠다. 하지만 그 후 관리소흘이나 실력부족으로 해마다 석류가 1~2개 정도로 열린다. 이는 곧 석류나무 소유에 대한 갈증으로 바뀐 듯 하다.

 

아내와 앵무새.jpg

좋아하는 앵무새가 어께에 앉자, 설레임이 찾아왔다

 

추석 다음 날인 4일, 아내와 천안아산역의 5일장에 다녀왔다. 우연히도 그 날 오전, 치과에서 신경치료를 하는 날이라 정신적으로 매우 불편한 날이다. 하지만 이미 추석 10일 전에 아내가 천안 아산역에 가고 싶다고 했고, 동의를 했으며 약속을 실천해야 했다. 역에 도착하니 영락없는 시골장터의 모습이다. 500미터 정도 길이의 시장에 양쪽으로 장사꾼들이 가득하다. 아내는 맨 먼저 꽃을 파는 곳을 간다. 하지만 중간에 새를 보더니 이내 머무른다. 그리고 앵무새에게 다가가서 이 것 저 것을 주인에게 물어본다. 주인은 즉시 새장에서 앵무새를 꺼내더니 아내의 어께에 올려놔준다. “어머, 어머 새가 가만히 있네요” 순간, 두려움과 기쁨과 설레임의 표정이 동시에 발견되며 이내 아내의 표정은 밝아진다. 한참을 앵무새와 놀더니 그 옆에 있던 네이비 블루색의 유리새에 필이 꽃혔다. 그도 그럴 것이 우선 새가 할미새 보다 늘씬하다. 사람으로 치면 8등신 미인을 보는 듯이, 순간 참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내는 집에서 키울 수 있는 길들여진 새를 원했지만 그 새는 야조(야생조류)라는 말을 듣고 마음을 접어야만했다. 그 다음은 꽃시장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리고 대뜸 석류가 있냐고 물었다. 하지만 보름 후에 들어온다는 말에 마음도 없이 이 것 저 것을 물어보고 자리를 뜬다. 아내는 거기서 미역과 마른고추와 고구마줄기 등을 구입했다. 다음 날 아침상에 미역국과 고구마 줄기무침이 나왔다.

 

6일은 우연히 용인 5일장에 아내와 갔다왔다. 낮에 잠깐 집에 들려서 옷을 갈아입고 나가려는데 어디를 가느냐고 묻는다. 그래서 용인의 도자기 공방에 간다고 하니 아내는 오늘이 용인 5일장이 아니냐며 거기에 가고 싶다고 뜬금없이 청한다. 그래서 즉시 동의를 하니 추리닝복을 입고 따라나선다. 공방을 다녀와서 5일장에 갔다. 용인장은 그 길이가 무려 1키로 정도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그래서 슬쩍 3만원을 주면서 사고 싶은 것이 있으면 사라고 주었다. 시간은 이미 5시가 되었고, 아내는 점심을 먹지 않고 왔기에 배가 고프다고 한다. 그렇다. 사람이 사는 이유는 먹어야 산다. 배가 고픈 아내가 고른 식당은 빈대떡집이다. 거기서 술도 없이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정신이 들자 아내는 우선 꽃시장을 향한다. 하지만 거기에도 석류가 없음을 알고 실망을 한다. 그리고 다시 새를 파는 곳이 어디있냐고 상인들에게 물었지만 없다는 말에 다시 실망을 하는 눈치다. 그러자 아이쇼핑을 하자며 걷기 시작한다. 평소에는 가까운 거리도 차를 몰고 다니던 사람이 전혀 피로한 기색도 없이, 그 긴 길을 두 번을 왕복한다. 그리고 겨울이 가까이 왔다며 아이들의 두툼한 양말을 산다. 또한 호박순도 사고 고등어자반도 샀다. 다음날 아침 밥상에는 고등어자반 조림과 찐 호박순이 올라왔다.

 121020_1.jpg 당신의 남편은 추석 때 어떻게 했는지요? 자, 추석과 아내의 스트레스에 대하여 알아보자. 우선 추석이 가까와지면 아내의 스트레스가 급격히 증가한다. 보통 명절 한 달 전부터 스트레스 지수가 올라가며, 날이 가까워질수록 점점 높아지는 듯하다. 과연 구체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1.평소보다 서너 배의 일이 많다.


추석이 되면 많은 사람이 모이므로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송편을 만드는 것은 구입을 해서 일손을 줄일 수 있더라도 제사음식을 하려면 체크를 하면서 다녀도 시장을 여러 번 다녀와야 한다. 그리고 요리를 할 것이 많다. 전도 부쳐야지, 식혜나 감주등도 해야지, 각종 나물도 무쳐야 하는 등 일거리가 많다. 하지만 일은 여자들이 하더라도 종가집의 며느리라면 그 스트레스 지수가 더 올라간다. 더구나 꼭 일할 사람이 늦게 오면서 마음의 상처를 받는다. 일이란 늘 공평하게 분배되지 않기 때문이다. 추석 당일, 남자들은 모여서 주로 고스톱을 많이 친다. (필자의 집은 전혀 하지 않는다). 이럴 경우, 남자들은 거기에 몰두하게 되고, 술을 마시면서 감놔라, 배놔라 하면서 더 많은 심부름을 시킨다. 그러면 아내들의 몸에는 피로물질인 젖산이 생성되며서 더욱 파김치가 되어간다. 또한 식사를 하게 되면 그 인원이 평소의 서 너 배가 넘는다. 그러므로 식사준비도 힘들며, 식사가 끝나면 설거지가 태산만큼 높게 쌓인다. 하지만 이 역시 여자들의 몫으로 남는다. 이래저래 여자들은 평소의 쓰는 에너지의 서너배를 쓰게 되고, 쓰지 않던 근육까지 쓰게 되면서 녹초가 되어간다. 하지만 남자들은 먹고, 마시고, 노름하면서 지내는 듯하다.

 

2.과다지출로 경제적인 압박감이 증가한다.


추석이 되면 지출이 급증하게 된다. 부족한 부분은 카드를 사용하지만 곧 다음 달 생활비 걱정으로 이어지기 쉬우며 아내의 한숨은 깊어간다. 우리 집의 경우, 3명의 누님들이 오는데 우선 아버지에게 특별 용돈을 드려야 하고, 조카들에게도 주어야 한다. 그리고 여러 가지 선물을 가지고 온다. 아내는 그동안 아버지를 모시고 계속 살았지만 누님들은 가끔 오기에 그런 아내가 고맙다는 표시를 여러 방면으로 한다. 이렇듯, 보통의 가정에서는 평소보다 많은 비용을 지출한다. 그러면 살림살이가 늘 그렇듯이, 허리띠를 졸라맨다고 해도 다음 달에 살아갈 것이 걱정이 되는 가정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이를 사전에 감지한 아내들은 추석 전부터 불안감이 싹트고, 심리적인 공포로 변하기도 한다.

 

3.각종 비교에서 오는 멘탈 붕괴


명절이 되면 친척들이 많이 모인다. 그리고 서로에게 덕담을 나눈다. 아이들은 키가 커진 것을 칭찬도 해주고, 승진이나 취업을 하면 축하도 해준다. 하지만 여기에 늘 상처받은 사람들이 많은데 바로 비교에서 오는 상대적인 박탈감을 주기 때문이다. 대학을 졸업한 아이들의 경우, 동네의 누구누구는 좋은 직장에 취업했는데 너도 열심히 해서 좋은데 가라고 덕담을 한다. 하지만 취업난은 이며 청년들의 공통문제이지만 다시 상처를 입기 쉽다. 결혼 적령기의 아이들이 있다면 ‘누구는 벌써 결혼 잘해서 애가 몇 명이다’ 라는 식으로 다시 한번 상처를 준다. 아내들의 경우, 주로 누구는 집을 몇 평에서 더 큰집으로 이사를 갔다, 벌써 직장 10년만에 높은 직급으로 승진했다라는 식의 이야기를 쉽게 듣는다. 그럴 때의 속마음이란 ‘아, 누구는 집 늘리고 싶지 않나 또는 우리 남편은 도데체 몇 년 째 과장이야’라며 아파하며 자존심을 상하게 되고 평지풍파의 원인이 된다. 이는 곧 급격한 스트레스로 변한다.

 

4.인간관계에서 오는 불편함


명절이 되어 친척들이 모이게 되면 이미 사전에 피로증후군 환자들이 생긴다. 때론 보고 싶지 않은 친척이나 친구를 보게 때문이다. 손아래 동서인데 나보다 나이가 많아서 어색한 관계이거나 또는 일이 다 끝나면 나타나는 얌채족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과거에 서로 돈관계로 얽히면서 관계가 매우 소원한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 만나고 싶지 않지만 어쩔수 없이 만날 수밖에 없으며 또한 말을 하고 싶지 않아도 어쩔수 없이 대화에 동참을 해야 하니 이 또한 스트레스로 남기 쉽다.

121020_2.jpg 명절에 겪는 아내의 스트레스는 종합선물셋트와 같이 다양하다. 하지만 한마디로 스트레스다. 이에 남편들이 그것을 줄여주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작은 노력을 기울여보자.

 

1.아내의 스트레스를 인정하라


남편들은 아내가 당연히 치러야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이는 곧 무관심이며 아내의 스트레스를 증가시킨다. 길을 달리다 넘어진 아이가 울 때, 그건 당연한 것이야라고 할 수도 있지만 엄마가 꼭 안아주면서 “많이 아프지”라고 한다면 그 고통은 현저하게 감소하는 이치와 같다. 사전에 아내의 그 마음을 헤아려주고, 도와주려는 측은지심이 있어야 한다.

 

2.명절 당일 고스톱을 금지하자.


고스톱을 국민오락이라고 우기기도 하지만 사실, 사행성 노름이다. 그것의 시작은 늘 “우리 심심한데 한 판 할까?”라고 선의의 마음으로 시작하지만 돈을 잃고 기분이 좋은 사람은 없듯이 중간이 되면 서로 고성이 오가고 신경전이 치열하면서 마음을 상하기 십상이다. 또한 이에 대한 가장 큰 해약은 아이들에게 이런 광경을 가감없이 보여준다는 점이다. 이는 곧 아이들에게 고스톱을 미화하게 되며 잠재적인 노름꾼으로 각인시킬 수 있다. 또한 먹고, 마시며 노름을 한다면 아내의 인내심은 한계에 이르른다. 그러므로 사람이 많이 모이면 아빠는 다 함께 나가서 당구나 탁구장에 가서 운동을 해보자. 그러면 과식을 예방할 수 있으며 아내들은 쉴 수 있는 시간을 얻게 된다. 아이가 어리다면 방에서 편을 먹고 전통 윳놀이를 해보자. 또는 아빠는 아이들을 모두 데리고 가까운 유원지를 갔다오자. 이러한 남편의 행동변화는 아내에게 휴식을 주게 된다는 점이다.

121020_4.jpg 명절이 지나고 이혼이 평소보다 3배나 증가했다고 한다. 그 원인을 살펴보면 명절의 속성을 모르는 남편들의 무사안일과 전근대적인 사고방식과 제왕적인 남편을 고집하는 것이 그 원인이다. 더구나 맞벌이를 하는 아내의 경우, 평소에도 가사분담율이 80%가 넘는데 명절이 되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그 수치가 높아가는 것을 아는지 모르겠다.


이제 남편들은 철저하게 이기주의자가 되자.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움직여야 한다. 그것은 아내가 스트레스를 덜 받게 하는데 있으며 그것이야말로 남편들에게 커다란 이득이 된다. 그러기 위하여 명절이 되면 가정의 유지와 행복을 위하여 아내의 정신적, 신체적인 어려움을 도와주려는 의지와 자세가 되어야 한다. 추석 전부터 사소한 일이라도 아내를 도와주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말 한마디로 천냥빛을 갚을 수 있듯이, 인간의 행복이란 관계에서 오는 것이며, 불행 역시 관계에서 온다. 남편이 분노하면 태풍의 찻잔이기 쉽지만, 아내가 분노하면 지진이 일어나듯, 가정의 근본이 흔들릴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명절이란 누구나 행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하여 남편들이 이기주의자가 되어보자.

나의 이득을 위하여 아내의 스트레스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그 마음을 헤아려주자.

행복이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2인3각 걷기처럼 부부가 함께 가는 것이다.

 

글:권오진/아빠학교 교장

그림:권규리/단국대 시각디자인과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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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진
아빠학교 교장. 행복가정연구소장. sbs ‘우아달’ 자문위원. 아빠가 하루 1분만 놀아줘도 좋은 아빠가 될 수 있다는 ‘1분 놀이’의 달인이다. 13년간 광고대행사 대표로 재직하다 IMF 때 부도가 난 뒤 그저 아이들이 좋아 함께 놀아주다보니 아빠놀이 전문가가 되었다. 놀이는 아빠가 아이에게 주는 최고의 사랑이자, 아빠와 함께 하는 놀이를 통해 15가지 인성 발달뿐 아니라 9가지 신체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저서로는 <아빠의 놀이혁명>, <아빠의 습관혁명>, <아빠학교>, <아빠가 달라졌어요>, <아빠 놀이학교>, <놀이만한 공부는 없다> 등이 있다.
이메일 : bnz999@hanmail.net      
블로그 : http://cafe.naver.com/swd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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