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타민C·찬 공기…감기에 대한 몇가지 오해
명승권의 건강강좌
감기는 어른의 경우 1년에 2~3번, 아이들은 6~10번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기 바이러스는 추운 날씨에 잘 증식하고, 추운 날씨에는 사람들끼리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감기에 잘 걸릴 수 있다. 아울러 호흡기가 겨울에 더 민감해지거나, 겨울에 건조한 공기에서 감기 바이러스가 더 잘 돌아다니기 때문이라는 추정도 있다. 하지만 찬 기운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걸린다고 알려져 있지만, 연구 결과를 보면 추운 환경에서 체온이 낮아지는 것이 감기를 일으키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다. 실제 질병관리본부가 지난해 학교 감염병 표본감시체계 운영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초중고생들의 감기는 9~10월, 즉 날씨가 급격하게 변하는 환절기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밤낮의 기온 차가 심한 환절기에는 인체의 방어능력이 떨어지기도 하고, 이 시기에 주로 활동하는 바이러스 때문에 감기의 발생 빈도가 높아지는 것이다.감기는 바이러스에 의해 코와 목 부분을 포함한 호흡기가 감염되는 증상으로, 사람에게 나타나는 가장 흔한 급성 질환 가운데 하나다. 감기 바이러스는 주로는 코와 입에서 나오는 분비물을 통해 외부로 나와 공기 중에 있다가 다른 사람의 입이나 코에 닿아 전파된다. 이런 호흡기 감염 경로 외에도 문 손잡이, 휴대전화, 계산대 등에서 감기 바이러스가 생존하다가 사람의 손을 거쳐 코나 입으로 옮겨질 수도 있다. 감기 예방을 위해서 손을 자주 씻으라고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감기 치료와 관련해 현재까지 감기를 일으키는 200종의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는 항바이러스제는 없다. 또 바이러스와는 다른 세균을 상대하는 항생제는 보통 감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만 증상이 오래 유지되고 가래, 흉통 등의 증상이 있어 폐렴 등 세균성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에만 쓴다.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는 것처럼 비타민이 감기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것 역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다.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발표된 약 30편의 임상시험을 종합한 결과, 비타민C 보충제를 하루에 200㎎ 이상 먹어도 감기 치료나 예방에 대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증명되지 않았다.이에 견줘 흔히 ‘독감’이라 부르는 인플루엔자 감염은 감기와 증상이 비슷하지만 코나 목뿐만 아니라 폐까지 침범할 수 있으며, 특히 고열과 오한, 근육통과 같은 전신증상이 더 심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지독한 감기라고 알려져 있다. 중요한 것은 감기는 200여종의 서로 다른 감기 바이러스가 원인인데 견줘, 독감은 이런 바이러스와 다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라는 한 종류 때문에 생긴다. 이 때문에 예방백신이 있다. 독감 백신은 접종을 받은 뒤 2주가 지나면 면역력이 생겨 6달 정도 지속된다. 독감은 보통 11~12월, 이듬해 2~4월에 유행하므로 이맘때쯤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다르므로 예방접종을 받는다고 해서 감기가 예방되는 것은 아니다.
명승권 국립암센터 발암성연구과장·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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