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나쁜 암묵기억은 밖으로 드러내야 힐링이 가능하다

2012. 10.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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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아이들은 유치원에 갈 나이가 되면 엄마와 별 무리 없이 떨어진다. 그러나 아이들에 따라서는 엄마와 떨어지는 것이 두려워 유치원에 갈 때마다 울고 떼쓰며 반에 들어가기를 거부한다. 이렇게 엄마와 떨어지는 것을 거부하는 아이라면 우선 과거에 엄마와 아이를 떨어졌던 안 좋은 기억이 있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부모는 아이의 머릿속에 수많은 기억 파일이 있어서 따로따로 꺼낼 수 있는 것을 생각한다. 그러나 기억은 따로따로 저장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연결이다. 연결장치인 뇌은 현재 아이가 가지고 있는 생각, 느낌, 냄새, 이미지 등을 처리하고 그 경험을 과거와 비슷한 경험과 연결한다. 따라서 과거의 경험은 아이가 지금 보거나 느끼는 것을 해석하는데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아이가 부모와 유치원에 가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이것과 연결된 과거의 사건이 지금 아이에게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다.

 

아이가 경험을 할 때마다 뇌 속의 1,000억개 뉴런은 전기신호에 활성화된다. 이렇게 활성화될 때 뉴런은 다른 뉴런들과 이어져 연결을 만든다. 말하자면 경험 하나하나가 뇌의 물리적 구조를 바꾸어나가는 것이다. 다시 말해, 아이가 부모와 안 좋게 떨어졌던 경험은 저마다 특정한 뉴런을 활성화시키고 이렇게 활성화된 뉴런은 동시에 활성화되는 다른 뉴런들과 연결을 형성한다. 뇌는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미래에 대해 기대하고 불안해 한다. 기억은 아이로 하여금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상하게 함으로써 현재를 통찰하게 한다. 결국 아이의 과거 경험이 뇌 속의 연결을 통해서 현재와 미래를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과거의 경험이 중요한 것이다.

 

 

더구나 생후 18개월까지는 무의식적으로 기억되는 암묵기억만 형성한다. 아이는 집이나 부모에게서 나는 냄새, 맛, 소리, 배고픔, 젖 먹을 때의 행복감, 엄마와 떨어졌을 때의 느낌 등을 부호화해서 기억으로 남긴다. 아이는 감정, 신체감각, 심상 등을 부호화하고, 자라면서 기기, 걷기, 자전거 타기 등의 행동을 부호화해서 암묵기억을 형성한다. 따라서 아이는 유치원에 가기 싫은 이유를 스스로 알지 못한다. 아이가 유일하게 아는 것은 유치원에 가고 싶지 않다는 사실뿐이다. 하지만 자신의 감정이 어디에서 오는지 엄마가 알려준다면 아이는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이 키워진다. 아이는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재구성할 수 있다.

 

부모가 할 일은 대화를 통하여 유치원에 대한 두려움이 어디에서 온 건지 알려주어야 한다. 엄마는 실제 있었던 이야기를 이용해서 암묵기억이 밖으로 드러나도록 하여야, 암묵기억이 아이를 휘두르지 않을 것이다. 일단 불쾌한 유치원에 대한 암묵기억이 의식수준으로 드러나면 아이는 현재의 두려움을 쉽게 다룰 수 있다. 암묵기억이 외현기억으로 통합되면 통찰력과 이해를 증진시킬 뿐 아니라 힐링도 가능하다.

괴롭고 부정적인 경험을 통해 형성된 암묵 기억은 그 기억을 의식하지 못할 때 파묻힌 지뢰처럼 아이의 행동을 크게 제한하고 불안을 키운다. 우리가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뇌는 많은 사건을 기억한다. 엄마가 눈앞에서 사라졌던 기억에서 높은 곳에서 떨어졌던 기억까지, 고통스런 순간들은 뇌에 새겨져 아이에게 영향을 끼치기 시작한다. 아이가 그 기억의 근원을 의식하지 못하더라도 암묵기억은 슬픔, 두려움, 불안 등의 고통스러운 감정과 신체적 고통을 야기한다. 이 때문에 아이들이 왜 싫은지 모른 채 유치원에 가지 않겠다고 완강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고통스런 기억을 파악하지 못하면 아이는 두렵고 불안해할 뿐 아니라 수면장애까지 올 수 있다.

 

따라서 아이들이 부정적인 과거의 경험에 영향을 받아 괴로워할 때는 암묵기억을 외현기억으로 바꾸어주는 기억의 통합기술을 가르쳐주어야 한다. 부모들은 아이가 고통스런 경험을 잊기 바라지만, 고통스러운 경험을 자기를 이해하는 기회로 바꾸는 힘을 기르지 않으면 아이는 어려움을 겪는다.

아이의 뇌에는 암묵 기억과 외현기억을 통합해서 아이가 자기 자신과 세상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게 하는 해마라는 부위가 있다. 해마는 다른 뇌와 협력하여 암묵기억의 모든 감정, 감각, 심상을 한데 모으고 짜맞추어서 의식 수준에서 분명히 이해할 수 있는 외현기억으로 바꾼다. 부모는 아이와 대화하면서 유치원에서 연상되는 두려움을 일으키는 암묵기억이 외현기억으로 통합되도록 하여 아이가 자신의 두려움을 이해하고 다스리도록 하여야 한다.

 

첫째, 경험을 재생하여 이야기 하라.

기억을 통합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이야기하기이다. 하지만 아이가 과거의 안 좋은 경험에 영향을 받고 있을 경우, 그 경험 전체를 기억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 때에는 마음속 DVD플레이어를 조작하는 리모컨 사용법을 아이들에게 알려주자. 이 리모컨으로 일시 정지, 되감기, 빨리 감기를 하는 것이다. 불쾌한 기억을 떠올릴 때는 빨리 감기로 지나가고 좋아하는 기억은 되감기로 다시 보면서 이야기 하면 아이에게 통제권을 줄 수 있다. 이렇게 하여 아이는 자기가 알지도 못하는 사이 영향을 끼치는 힘든 경험을 받아들이고 그 경험을 분명히 의식 수준으로 드러내도록 도와줄 수 있다.


둘째, 기억연습을 하자.

평소에 아이들이 매일 매일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게 함으로써 암묵기억과 외현 기억을 통합하는 연습을 하도록 하자. 특히 가족과 함께한 경험, 친한 친구들과의 우정, 새로운 집단에 합류 등 아이들이 중요하고 감동적인 순간을 맞이할 때 외현기억으로 많이 만들어주면 이런 긍정적인 경험의 영향력이 커진다. 함께 저녁 식사를 할 때마다 “오늘 하루 어땠는지 말해줄래? 좋았던 일, 나빴던 일, 다른 사람에게 친절하게 대했던 일을 한 가지씩 말해줘.”라고 말해보라.


셋째, 좋은 추억물을 동원하자.

아이가 좋은 기억을 많이 갖게 하려면 함께 사진첩이나 예전에 촬영한 동영상을 보는 것도 좋다. 좀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 아이와 함께 그림을 그리거나 기억의 책을 만들어보는 것도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아이가 유치원에서 잘 지냈을 때의 경험을 그림으로 그리고,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사진 등을 모아 아이와 함께 기억의 책을 만들어 볼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좋은 기억을 강화해주고, 아이에게 의미 있는 중요한 경험을 부모와 나눌 수 있다.


넷째, 엄마의 불안부터 없애자.

엄마가 떼놓기를 불안해 하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하자. 대부분의 엄마는 아이가 잘할 것이라고 믿지만 엄마 중에는 아이의 집단생활을 불안해하기도 한다. 이런 엄마의 불안은 아이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내색을 하지 않아도 아이는 엄마의 행동이나 눈빛에서 불안을 읽는다. 엄마의 불안이 아이에게 전해지면 아이는 자신이 유치원에 간 사이 엄마가 사라져버리지 않을까 두려워한다. 당연히 유치원에 가기 싫어지는 것이다. 엄마 마음이 편해야 아이 마음에도 여유가 생기는 법이다.

 

이성좌뇌형 아이

무작정 떼놓으려 하지 말자. 단계적으로 서서히 시도해 엄마와 떨어지는 데 익숙해져야 한다. 처음엔 유치원에 갈 때마다 엄마가 수업을 참관해주고 끝나는 시간에 맞춰 데리러 간다. 일주일 정도 반복해 익숙해지면 유치원 문 앞까지만 데려다주고 데리러 간다. 역시 익숙해지면 유치원 버스에 태워 보내는 식으로 조금씩 단계적으로 해야 엄마와 떨어지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다만 데리러 오겠다고 약속한 시간을 꼭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끝나는 시간보다 5~10분 정도 미리 가서 기다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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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믿지 못하면 달래는 것이나 협박은 통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을 떼놓으려고 하는 행동으로 여겨 완강하게 떼를 쓸 것이다. 일단 아이의 마음을 공감해주면서 단계적으로 떼어놓자. 일단 유치원 버스를 타거나 유치원에 가면 울음을 멈출 거라 생각하여 아이를 강제로 차에 태우거나 반에 등 떠밀어 보낸 다음 얼른 자리를 뜨는 일을 해서은 안된다.


이성우뇌형 아이

유치원이 재미 없거나 꾀가 나서 가기 싫어하는 경우라면 집에 있는 것이 오히려 더 따분하고 재미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것이 좋다. 유치원에 가지 않았을 경우 유치원이 끝나는 시간까지 집에서 하는 일상의 행동을 맘대로 하게 해서는 안 된다. 방에만 계속 있게 하되, 방에 있는 동안 장난감을 모두 치워버리고 재미있는 놀거리를 제공하지 말라.


감성우뇌형 아이

아이가 엄마를 신뢰하지 못하면 엄마에게 떨어지기 싫어한다. “잠깐 쓰레기 버리고 올게.”라고 해놓고는 이웃집에서 1~2시간씩 수다를 떨다 돌아온다든가 하는 일이 반복되면, 아이는 엄마를 믿지 못한다. 아이 입장에선 유치원에 갔다 돌아오면 엄마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염려 때문에 집을 나서기가 싫어지는 것이다. 이럴 때는 아이와의 믿음을 회복시키는 게 우선이다. 아이의 행동이나 말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여주고 아이와 하기로 한 것은 반드시 실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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