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기질별 육아(15)] 사회성 부족한 아이를 잘 키우는 방법이란...

박진균 2012. 06. 29
조회수 15913 추천수 0

IMG_1196.JPG » 한겨레 자료사진

 

지난 시간의 칼럼에서 필자는 '사회적 민감성'이 기질적으로 떨어지는 아동, 즉 사회성이 부족한 아동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은 이런 사회성이 부족한 아동을 잘 키우는 방법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 보겠습니다.

 

어려서부터 아이가 친구들과 잘 못 어울리고 혼자 쭈뼛거리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 부모님들이 쉽게 저지르는 실수는 무조건 아이를 또래집단에 밀어 넣는 것입니다. 준비 없이 집단에 던져지게 되면 아이는 당황하게 되고 이후로는 오히려 더 또래집단을 겁내게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답니다. 사회성의 성숙 정도는 아이마다도 다르고, 나이에 따라서도 다르기 때문에 부모님들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일단 첫째 조언을 여기서 하지요. 아이가 취학 전으로 어린 경우, 아이에게 사회성을 가르치는 첫걸음은 부모가 친구의 역할을 하며 자주 놀아주는 것입니다. 취학 전의 아이들은 여전히 자기중심적이어서 배려나 상호성이 부족하므로, 친구와 놀게 되면 갈등도 잘 생기지요. 어른이 같이 놀아주며 이런 저런 규칙과 기술을 가르치고, 상대의 감정을 공감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둘째 방법은 가장놀이나 인형놀이를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여자아이들의 인형놀이나 남자아이들의 배트맨 혹은 악당 역할놀이 등 실로 다양한데, 이런 상상의 놀이를 통해 아이들은 사회적인 규칙, 역할규범, 도덕률, 정서 조절 등을 배울 수 있습니다. 사회적 민감성이 떨어지는 아이들은 가장놀이를 적게 하는 경향을 보이며, 가장놀이를 하더라도 매우 경직되고 융통성이 없는 방식을 고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에 부모가 함께 가장놀이에 동참해서 조금씩 주제를 변형도 하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도구를 사용하도록 돕는 것이 놀이주제를 풍성하게 할 수 있지요. 그러나, 부모가 아이와 놀아줄 때 꼭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아이의 놀이를 부모가 이끌어서는 안 됩니다! 또, 놀이를 통해 무언가 가르치려 하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아이의 자율성, 재미를 해치지 않으며 일단 참여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셋째,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소수의 사려 깊은 아이를 사귀도록 부모가 배려해야 합니다. 사회성이 부족한 아이는 많은 친구와 만나는 것에 지쳐하고, 인원수가 많은 복작거리는 유치원이나 학교 환경을 버거워할 수 있습니다. 부모는 아이의 이러한 피로함을 이해해주고, 집에 와서 얼마간 혼자 지내는 것을 허용해 주어야 합니다. 또한 1-2명 소수의 아이와 놀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조금씩 자연스럽게 친구를 사귀도록 도와야 하겠습니다.

 

넷째, 평소 일상생활에서 틈나는 대로 타인의 마음 읽기, 상황 파악하기, 사회적 기술 등을 가르쳐야 합니다. 엄마와의 대화에서, 또 동생과의 다툼에서 등 모든 일상생활에서 타인의 마음이 나와 다를 수 있다는 것과 현재의 상황이 어떤 것인지, 이럴 때는 어떻게 처리해야 서로의 마음이 상하지 않을 수 있는지 등을 부모는 아이에게 설명해 주어야 합니다. 사회성이 부족한 아이들은 종종 타인의 마음을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이해하더라도 타인의 마음이 다치는 것보다 내 생각이나 사실, 정의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적절한 타협을 이루도록 부모님에게도 현명한 판단력이 요구됩니다.

 

다섯째, 아이가 사회적 상황에서 감정 폭발하는 경우 적절한 보호와 대책이 필요합니다. 사회성이 부족한 아이들은 학교라는 '사회적 정글'에 들어가면 종종 어려움을 겪곤 합니다. 초교 1-2학년 때에 작은 따돌림을 당하는 경우가 흔한데, 이 때 적절한 대처가 중요합니다. 먼저 부모가 흥분하지 마시고, 아이의 감정을 잘 읽어주고 다독여주어야 합니다. 이후로 상황을 여러 가지 다른 경로를 통해서 잘 파악하여 부모가 그 상황을 적절히 이해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리고 아이가 감정이 진정되면, 아이에게 그 상황에 대해서 차분히 물어보고 아이의 상황 판단과 부모의 상황 판단의 차이를 함께 이야기해 봅니다. 그리고는 적절한 향후 대책을 세워보세요! 아이의 감정을 일방적으로 나무라거나 비난하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넌 왜 그렇게 당하고만 있었니?"라는 말보다는 "엄마 생각에는 이러 저러한 상황 같으니, 앞으로는 이렇게 대처해보자!" 라는 조언이 좋습니다.

 

여섯째, 사회성이 부족한 아이의 경우 자기만의 특별한 관심사나 감각적 예민성을 갖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대한 적절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자동차나 공룡,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무협지, 게임이나 특별한 공포물 등 특이한 관심사가 아이를 좀 이상한 아이, '괴짜', '오덕구'로 불리게 할 수 있습니다. 무조건 못하게 하기보다는 적절한 조절을 목표로 하며, 보상으로 혹은 공부의 매개물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감각적 예민성에 대해서는 다음 시간에 자세하게 설명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이의 특성을 존중하고, 적절한 가이드를 해주실 것을 권장합니다. 현대 사회는 '외향성 만능사회', '전회사원의 세일즈맨화', '긍정주의 신화' 등에 과도하게 경도된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현대 사회라고 해도 외향적이고 사교적인 사람만을 요구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실제로 많은 창의적이고 세상을 바꾼 이로운 발견들이 내향적이고 비사교적인 사람들의 머리와 손으로 만들어졌답니다. 아이가 기질적으로 사회적 민감성이 조금 부족한 경우에 아이를 사교적인 세일즈맨으로 바꾸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꼭 필요한 사회적 기술과 '눈치'를 가르치는 선에서 욕심을 그치고 또한 아이의 관심과 흥미를 따라가 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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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균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기질별 육아혁명>의 저자.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뒤 연세의료원에서 정신과 전공의 과정과 소아정초년정신과 전임의 과정을 수료했다. 대전 건양대학교병원에서 전임강사 및 조교수 등을 역임하며 소아청소년 환자들을 만났고, 석사학위 논문 주제로 ‘아동의 기질’ 택하게 되면서 책을 집필하는 등 ‘기질’ 전문가를 자임하고 있다. 기질이 너무나도 다른 두 딸의 아버지로서, ‘기질에 적합한 양육’, ‘기질별 육아’를 줄기차게 부르짖고 있다. 2008년부터 소아청소년 상담클리닉에서 마음이 아픈 아이들과 엄마들을 만나고 있다.
이메일 : jinjin9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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