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기질별 육아(14)] 사회성 좋은 아이, 사회성 부족한 아이

박진균 2012. 05. 21
조회수 13956 추천수 0

유치원생.jpg » 한겨레 자료사진

 

이번 시간에는 5번째 기질 요소인 '사회적 민감성'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어머님들은 자기 아이가 사회성이 좋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사회성이 나쁘다고 생각하시나요? 여담 삼아 제 과거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제 어머니는 제가 사회성이 부족한 것이 못내 걱정되셔서, 어느 날 저에게 사회성 좋은 제 친구와 함께 공부하도록 강권(?)하셨습니다. 며칠 함께 공부했지만, 저는 혼자 공부하는 것이 좋고 친구가 물어보는 것이 귀찮아져서 이내 함께 공부하기를 그만두게 되었답니다. 당시 제 생각은 이랬지요, "내 생긴 대로 살고 싶다. 그리고 내가 사회성이 조금 부족하지만, 아주 괴상한 정도는 아니지 않은가? 모두가 정치가나 연예인처럼 사교적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어머님들은 이런 아이들의 호소에 공감하시나요?

 

아이가 사회성이 좋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언뜻 생각나는 것들을 열거해 보겠습니다. 혼자 놀기보다는 친구들과 함께 놀기를 즐겨한다, 기분 나쁜 상황이 되어도 유들유들하게 화내지 않고 잘 넘어간다, 리더십이 있어서 친구들을 이끈다, 눈치가 빨라서 상황에 적절한 멘트를 할 수 있다, 유머가 있으며 사교적이다 등등…….

 

그러면 타고나게 사회성이 좋은 아이와 나쁜 아이가 있을까요? 기질 연구가들은 그런 타고난 차이가 있다고 말합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여아가 남아보다 사회성이 좋게 태어난다고 합니다. 아주 어린 영유아기에는 잘 분별이 안 되지만, 만 3세를 넘긴 유치원 아이들 정도가 되면 아이의 '사회적 민감성'의 차이를 조금씩 알아챌 수 있습니다. 사회성이 좋은 아이들은 또래와 놀기를 즐겨하며, 또한 사이좋게 노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부잡하고 활동적인 남자아이들 중에는 또래를 좋아해서 따라다니기는 하지만 자주 분쟁을 야기하고 귀찮게 해서 기피대상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사회성이 좋은 것이 아닙니다! 사회성이 좋은 아이들은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의 마음을 잘 읽고 공감해주고, 적절한 놀이기술을 이끌어내기 때문에, 아이는 분쟁 없이 애들을 몰고다니는 경향이 있습니다. 즉, '사회적 민감성'이 높은 아이들은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좋고, 공감하기를 잘하며, 사회 기술이 뛰어나고 배려심도 있답니다.

 

자신의 아이에 대하여 몇 가지 질문을 해볼까요? (사회적 민감성이 높은 경우)
- 아이는 사람들과 함께 있기를 좋아한다.
- 혼자 놀기보다는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 놀기를 좋아한다.
- 다른 무엇보다도 사람들로부터 기운을 얻는다.
- 다른 사람들이 다독여 주거나 안심시켜 주면 불안해하던 것을 멈춘다.

 

반대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회적 민감성이 낮은 경우)
- 아이는 칭찬받는 것에 크게 기뻐하지 않는다.
-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편이다.
- 폭 안기는 것에 저항한다.
- 부모가 자기에게 미소 짓는 것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 평소 부모 혹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위로를 구하지 않는다.

 

아이가 사회적 민감성이 높은 편인가요, 아니면 낮은 편인가요? 아이가 사회적 민감성이 낮다고 너무 실망하지 마세요! 부족한 부분을 키워주는 것이 부모의 몫이고, 또 한편 낮은 경우에도 나름대로 다른 장점을 갖는 경우도 많습니다. 사회적 민감성이 낮은 아이들은 감정 표현이 적고 cool한 성향이 많습니다. 여자 아이들의 사소한 감정싸움이나 수다를 다소 얕잡아보며, 다른 일들에 더 관심을 쏟는 경향이 있습니다. 과학이나 기계, 블록이나 프리모델 조립, 컴퓨터게임이나 운동 등에 더 심취하지요. 일반적으로 남자아이들이 사회적 민감성이 여아에 비해 다소 낮습니다.

 

자, 정리해 보겠습니다. 사회적 민감성이 높은 아이들의 장점은, 사교적이고 다정다감하며 친구와 사이좋게 지낼 수 있는 것입니다. 단점은 감정적으로 매사에 일을 처리하고 떼로 몰려다니는 경향에 치우칠 위험이 있다는 것입니다. 사회적 민감성이 낮은 아이들의 장점은 감정에 치우치지 않으며 독립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단점은 타인의 마음을 잘 이해하지 못해서 다툼이 생길 수 있으며, 나중에 사회성이 떨어지는 어른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이렇게 사회성이 떨어지는 아이를 잘 키우는 방법에 대해서 함께 고민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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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균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기질별 육아혁명>의 저자.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뒤 연세의료원에서 정신과 전공의 과정과 소아정초년정신과 전임의 과정을 수료했다. 대전 건양대학교병원에서 전임강사 및 조교수 등을 역임하며 소아청소년 환자들을 만났고, 석사학위 논문 주제로 ‘아동의 기질’ 택하게 되면서 책을 집필하는 등 ‘기질’ 전문가를 자임하고 있다. 기질이 너무나도 다른 두 딸의 아버지로서, ‘기질에 적합한 양육’, ‘기질별 육아’를 줄기차게 부르짖고 있다. 2008년부터 소아청소년 상담클리닉에서 마음이 아픈 아이들과 엄마들을 만나고 있다.
이메일 : jinjin9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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