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기질별 육아(10)] '집중력' 부족한 아이 잘 키우는 방법

박진균 2012. 04. 13
조회수 7317 추천수 0

유치원생.jpg » 한겨레 자료사진

 

 오늘은 저번에 말씀드린 대로 '집중력' 요인이 부족한 아이를 잘 키우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지난 3월 6일자 제 칼럼에서는 '위험 회피 경향'이 높은 아이를 잘 키우는 방법에 대해서 말씀드렸는데, 오늘은 '집중력'이 부족한 아이편입니다. 키우기 까다로운 아이로는 '겁 많은 아이(위험 회피 경향이 높은 아이)', '집중력이 부족한 아이', 또한 '고집불통 투덜이 아이(부정적 반응성이 높은 아이)', 마지막으로 '사회성이 부족한 아이(사회적 민감성이 낮은 아이)', 이렇게 4가지 유형이 대표적인데, 오늘 두 번째 경우를 논하고 다른 부분들은 차차 이야기하겠습니다.

 

'극기복례(克己復禮)' - 지난 시간에 이야기했듯이 자기를 누르고 예의를 지킨다는 말이지요. 과거 우리나라 어르신들은 식사예절이나 웃어른에 대한 예절 등을 매우 중시했습니다. 또한 '수신제가(修身齊家)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 라는 격언은 자기 몸을 잘 조절하는 것이 모든 수행의 근본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자기를 누르고(극기), 자기 몸을 조절하는 것(수신)이 '집중력' 요인의 핵심이구요, 제 주장은 이러한 능력이 타고나게, 기질적으로 부족한 아이들이 있다는 말입니다! 이 주장에 대해서 동의하지 못하시는 어머님들이 계실 수도 있습니다. 인간이 다 평등하게 태어나는 것이지, 누가 날 때부터 '극기'가 잘 안 되는 아이가 어디 있는가 하고 반문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과학적 연구 결과에 의하면 타고나게 '집중력'이 낮은 아이들이 약 20% 정도 있으며, 극단적으로 부족한 약 3~5%의 아이들을 우리는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라고 부른답니다.

 

본격적으로 '집중력' 요인이 낮은 아이를 잘 키우는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첫째, 아이의 집중력 부족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그 기질 자체를 비난해서는 안 됩니다! 요즘은 제 주위에서 자주 듣기 어렵지만, 제가 어린 시절 주위에서 많이 듣던 이야기 중에, "넌 왜 그릴 칠칠치가 못하니?" 하는 말이 있었습니다. 이 말이 대표적으로 집중력이 부족한 아이를 비난하는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도 사실 이런 말을 자주 들었고, 그래서 이 말에 대해 억울한(?) 마음, 분한 마음이 조금 있습니다. ‘내가 일부러 잠바를 학교 운동장 벤치에 놓고 온 것은 아닌데, 놀다보니 까먹었는데, 그럴 때마다 이런 비난을 들어야 하나?’ 하는 마음이었지요. 어머님들 생각은 어떠신가요? 소아정신과 의사로서 지금의 제 생각은 그런 비난으로는 아이의 행동을 고치기보다는 반항심만을 키우고, 아이와의 관계를 악화시킨다는 것입니다. 기질 자체에 대한 비난, 반복되는 잔소리는 삼갑시다! 그러면 어떻게 하나요?

 

둘째, 아이의 행동에 대해 즉시, 자주 반응을 보여주세요!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이를 키우는 것은 많은 에너지가 소요됩니다. 아이는 이것저것 만지고, 계속해서 묻고, 기어오르거나 뛰어 다닙니다. 차분하게 책을 보라거나, 숙제를 혼자 조용히 하고 있으라는 요구는 어쩌면 아이에게 불가능한 요구일 수 있습니다. '아들 셋을 키우면 엄마가 장군이 된다' 는 우스갯소리가 있듯이, 이 아이들을 키우면서 고상하게 말을 아끼며 키울 수는 없습니다. "진수야, 엄마 봐! 여기는 주차장이니까 뛰면 안 돼! 조금만 가면 마트 나오니까, 엄마 손 잘 잡고 가면 엄마가 마트 가서 좋아하는 과자 사 줄께! 자 빨리 가보자!" 이렇듯 활기차게 큰소리로, 명확하게 말해주어야 합니다.

 

두 번째 조언에 더해서 셋째 조언을 말씀드립니다. 아이에게 즉시 자주, 비난이나 잔소리를 많이 하시면 안 됩니다. 아이에게 '금지'보다는 '할 수 있는 일'을 제시하고, 비난보다는 작은 칭찬과 격려를 자주 하시는 겁니다. "동생 괴롭히지 마라!"라고 말하기 보다는 "엄마 설거지 하는 동안 너는 20분간 닌텐도 가지고 놀아도 좋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을 적극적으로 제시해 주세요. 10분간 숙제를 잘 하고 있다면, 기다렸다가 15분 만에 산만해지는 아이를 야단치기보다는, 10분이 지나자마자 짧게 칭찬해주세요! "지우가 잘 하고 있네! 뭐 어려운 것 없니?"

 

넷째, 아이의 행동을 예상하고 미리 준비합니다.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 자녀를 데리고 교회 어른 예배에 와서 자녀와 실랑이를 벌이는 어머니를 간혹 봅니다. 지루해하고 꼼지랄거릴 것이 예상되는 경우, 산만한 아이에게 적절한 예배 형식(아이들 예배)을 마련해주거나 어른 예배에 데려오지 않는 것이 더 바람직합니다. 아이가 마트에만 가면 장난감을 사 달라고 떼쓰는 경우, 다음과 같이 준비시킬 수 있습니다. "진우야, 엄마 말 잘 들어! 오늘 마트에 가는 것은 할머니 생신상 준비로 먹을 꺼리를 사러가는 거야. 네 장난감 사러 가는 것이 아니야. 그렇지만, 네가 마트에서 장난감 사달라고 떼쓰거나 울지 않는다면, 장보고 나올 때 네가 좋아하는 그림책 한 권은 사 줄 수 있어. 그렇지만, 만약에 떼쓰고 울고 엄마를 힘들게 하면, 엄마는 즉시 너 데리고 집에 올 거고 그림책도 없어. 알겠지?"

 

다섯째, 아이가 숙제나 공부를 힘겨워할 때에는 어머니가 분량을 작은 조각으로 나누어주고, 시간 안배를 도와주어야 합니다. 집중력이 낮은 아이들은 타고나게 시간 안배, 일의 순서 정하기, 나누어 하기 등을 잘 하지 못하므로 어머님이 이런 부분을 도와야 합니다. 집에 커다란 화이트보드를 사서 일주일의 스케줄을 아이와 함께 써놓고, 어떤 일을 언제까지 하는 게 좋은지 상의하면 좋습니다. 이런 아이들은 청각적 주의력보다 시각적 주의력이 더 나은 경우가 많으니까요.

 

여섯째, 아이의 에너지를 발산하고 몸을 조절하는 기회를 주기 위해 적절한 운동을 꾸준히 시키세요! 산만한 아이를 둔 어머니들 중에서 아이에게 집중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바둑이나 서예를 가르친다는 분이 있습니다. 아이가 좋아한다면 물론 도움이 되겠지만, 아이가 싫어한다면 저는 그리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태권도나 검도, 발레나 수영과 같은 운동을 시키는 것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아동 훈육에 있어서는 일관된 규칙을 정하고, 행동으로 꾸준히 실행해 나가야 합니다. 너무 과도한 규제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허용적인 양육도 좋지 않습니다. 아이가 부모의 규칙을 따르지 않을 때, 적절한 정도의 제재(과도하지 않은)를 즉시 시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진규야, 너 동생을 때리면 오늘 보려던 짱구 만화영화를 하루 못 보게 될 거다! 알겠지?" 라고 선언한 후, 아이가 동생을 때리게 되면 상황을 정리하고는 어머님이 말한 대로 하루 만화시청을 제한합니다. 이 때, 너무 잔소리하거나 화내지 말고, 비교적 단호하게 말하세요. "네가 동생을 때렸으니까 약속대로 오늘 짱구는 볼 수 없다. 내일은 안 그러면 볼 수 있어, 알겠지?"

 

'집중력' 요인이 떨어지는 아동을 잘 키우는 데는 일반 아동에 비해 에너지가 2-3배 더 듭니다. 어떤 어머니들은 이를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열심히 물을 붓다보면, 아이들은 자라가고 밑이 막혀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다음 시간에는 '고집불통 투덜이' 기질의 아이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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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균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기질별 육아혁명>의 저자.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뒤 연세의료원에서 정신과 전공의 과정과 소아정초년정신과 전임의 과정을 수료했다. 대전 건양대학교병원에서 전임강사 및 조교수 등을 역임하며 소아청소년 환자들을 만났고, 석사학위 논문 주제로 ‘아동의 기질’ 택하게 되면서 책을 집필하는 등 ‘기질’ 전문가를 자임하고 있다. 기질이 너무나도 다른 두 딸의 아버지로서, ‘기질에 적합한 양육’, ‘기질별 육아’를 줄기차게 부르짖고 있다. 2008년부터 소아청소년 상담클리닉에서 마음이 아픈 아이들과 엄마들을 만나고 있다.
이메일 : jinjin9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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