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기간 동안 20kg 체중 증가가 거대아 출산의 원인

   둥이 출생 직후 ‘저혈당’ 판정 역시 체중증가에서 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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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산을 한 지 8개월째. 지금 내가 가장 후회되는 것은 임신기간 동안 체중관리에 관대했다는 점이다. 출산 후 엄마의 몸매 회복뿐 아니라 건강한 임신과 출산, 신생아의 건강을 위해 임신부의 적정 체중 유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뭐, 핑계가 없는 것은 아니다. 임신 전 다이어트로 15kg의 체중을 감량하면서, 먹고 싶은 것을 제대로 못 먹었는데 임신 중에 정말 원없이 먹었다.

 

   더구나 난 임신 초기 입덧을 안한다. 약간의 미열과 두통이 있을 뿐 먹는 것 때문에 고생을 하지 않는다. 남들은 임신 초기 입덧 때문에 살이 많이 빠진다고들 하는데, 나는 임신 초기부터 체중이 불기 시작한다. 여기에다가 고기, 패스트푸드, 달달한 음료수 등을 너무 즐긴 덕분에 임신 기간 동안 20kg이 늘었다. 임신 전에도 사실 (다이어트를 했음에도 60kg이 나갔으니...) 비만인 편이었는데...
 
 임신 전 비만, 임신 과정에서 급격한 체중 증가는 산모뿐 아니라 태아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의학적인 정설이다. 임신 전 비만 여성은 임신성 고혈압, 임신성 당뇨 위험이 높으며, 신경관 결손증의 아기를 낳을 확률도 높아진다.

 

   출산과정에서도 난산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거대아를 낳을 확률도 높아진다. 임신부의 체중관리에 따라 산모와 태아의 건강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의학적으로 권장되는 임신 증가폭은 11~16kg 선이다. 임신 전 체중이 적게 나갔던 사람은 16kg까지 늘어도 상관 없지만, 만약 당신이 통통족이라면 5~7kg 선에서 체중 증가를 막아야 한다. 
 
 임신 막달, 내 경우 과도한 체중증가(다시 내 체중은 80kg을 찍었당... )로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야 했다. 사타구니 안쪽의 치골 통증 때문에 거동 자체가 힘들었다. 더구나 그 몸으로 넘어지기까지 했다. 또한 37개월 때부터는 거대아 출산(?)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밤잠을 설쳐야 했다. (내가 4.19kg의 거대아를 낳은 건 분명 체중조절에 실패했기 때문이리라.)
 
 좋다. 거대아를 낳는 거야, 내 출산능력(?)에 좌우되는 것이니까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 분만 과정에서 ‘힘주기’를 너무 많이 해 고통스러웠던 것도 원인제공을 내가 했기에 감내할 수 있다. 그런데 나를 괴롭게 한 복병(?)은 다른데 있었다.
 
 출산 직후, 회복실에 있던 내게 간호사는 이렇게 말했다.
 “2시간 후쯤 신생아실에서 모유수유 하러 오라고 부르면 그때부터 모유수유 하면 됩니다.”
 “네!!”
 아무 탈 없이 출산을 마쳤으니, 이제 더이상 마음 조릴 일은 없으니 난 씩씩하게 말했다.
 그런데...
 “따르릉!~~”
 입원실로 와 밥과 미역국으로 허기를 채운 뒤, 잠깐의 휴식을 취하던 밤 12시께 벨이 울렸다.
 ‘으윽~ 이건 뭐지? 불길한 느낌...’
 “산모님, 지금 모유수유 못하세요. 태아한테 저혈당 증세가 나타나 수액 치료 해야 합니다. 최소 하루 모유수유 못하고, 추이를 봐야겠지만, 혈당수치가 정상이 될 때까지 모유수유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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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웬 날벼락이란 말인가! ‘저혈당증’이라니! 생각지도 못했던,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신생아실 의사 선생님한테 직접 들으란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펑펑 흘렀다. 건강한 아이를 낳는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새삼 느꼈다. 남편이 의사샘한테 들은 설명을 요약하자면, “거대아의 경우 혈당이 신생아 요구량에 미치지 못해 저혈당이 발생할 가능할 수 있다. 산모가 당뇨나 임신성 고혈압이 있는 경우에도 생길 수 있다.-난 당뇨나 고혈압 진단은 받지 않았다. 체중이 조금 많이 나가 위험군에 속했을 뿐. 아니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당뇨 판정을 받지 않았을 뿐 출산을 앞두고 혈당수치가 급격히 높아졌을 수 있다.- 신생아의 경우 뇌 활동이 포도당에 의해 이뤄지므로, 지금은 수액치료를 해서 정상 수치로 혈당을 높여야 한다. 너무 심한 건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
 
 결과적으로 둥이가 거대아로 태어난 것은, 저혈당 판정을 받은 원인은 나의 급격한 체중 증가에서 기인한 셈이다. 체중 때문에 혈당 수치가 심각한 정도는 아닐 지라도 높은 편에 속했을 것이다. 이런 엄마 덕분(?)에 뱃속에서 잘먹어 4.19kg까지 체중이 나가던 둥이가 세상에 나왔을 때 영양분(?)이 부족해 혈당수치가 떨어진 건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다. 둥이는 특히 초음파 상에서 배둘레가 주수보다 더 크다고 예측됐는데, 그래서 나는 출산 직후부터 ‘소아 당뇨’ 가능성을 걱정하기도 했다.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휴대폰으로 ‘신생아 저혈당’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뇌 기능 유지를 위해 적절한 혈당 공급이 필요한데, 대사 장애, 감염, 선천성 기형, 내분비 장애, 적절한 영양 공급 부족 등으로 저혈당 상태가 올 수 있다. 저혈당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신경학적 후유증이나 발달 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다행히 둥이는 신생아실로 옮긴 직후 혈당 검사를 했고, 곧바로 포도당을 주입하는 등 신속한 대처를 했다. 하루 만에 정상 수치를 회복했고, 이후부터는 모유수유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껏 건강하게 쑥쑥 자라고 있다. 하지만 만약 출생 직후에 혈당검사를 하지 않았다면? 포도당 수액이 적절하게 공급되지 않았다면? 지금 생각해도 끔찍하다. 더구나 나는 (남들에게 내색은 못했지만) 아직까지 둥이의 신경학적 후유증이나 발달 장애 등의 후유증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여튼 셋째 둥이를 낳고선 방심 때문에 첫째, 둘째 때 경험하지 못한 ‘마음고생’을 했다. 나의 과도한 체중증가 탓에. 만약 당신이 임신을 계획했다면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임신 기간 동안에도 체중이 과도하게 증가하는 것을 철저하게 경계할 것을 권한다. 과하게, 기름진 음식 위주로 먹기 보다는 영양소를 생각해 고단백 위주로 먹고, 걷기 같은 운동도 꾸준히 해야 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임신부의 체중 증가에 너무 관대하다. 무조건 많이, 먹고 싶은 것을 다 먹는 것이 미덕인 줄 알다. 사실 그게 아닌데...
 
 더불어 임신 중에 증가된 체중 역시 6개월 이내에 정상 체중으로 회복되어야 한다. 임신과 출산으로 ‘몸매가 망가졌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나 역시 그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출산 후 8개월째. 나 역시 이번주부터 회사에 복귀했지만 뚱뚱(?)한 상태다. 지금까지는 모유수유를 핑계(모유수유 한다고 절대 살 빠지지 않는다!!!)로 잘 먹었는데, 이제부터는 정말 관리에 들어가야겠다. 요즘 남편도 부쩍 “살빼라”고 재촉한다. 지난주에는 허리를 다쳤다. 이게 다 체중 때문이다. 남편의 잔소리보다, 요통보다 더 나를 괴롭히는 것이 있다. 요즘 그렇지 않아도 출근할 때 입을 옷은 없는데, 정작 옷을 사러 나가도 맞는 옷이 없다는 사실이다. 아니, 맞는 옷을 발견해서 입더라도, 옷태가 나지 않는다는 점.

 

내가 지금 가장 후회하는 건, 임신 기간 동안 체중을 너무 많이 늘린 것이다. 이 놈의 살들, 언제쯤 내 곁에서 떨어져줄래? 

산모님들, 저처럼 후회하지 말고 임신 전부터 출산 때까지 적절한 체중관리 잊지 마세요~~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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