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콜라보레이션에 필요한 반응억제력 키우기

김영훈 2016. 11. 22
조회수 6574 추천수 0

반응억제력이 부족한 아이들


요즈음 반응억제력이 부족한 아이들이 많아졌다. 전시회에서 보기만 하여야 하는데 손을 대는 아이도 많고, 눈앞에 장난감이 보이면 바로 사달라고 떼를 쓰기가 일쑤다. 이 아이들은 집중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감정 조절도 서툰 경향을 보인다. 생각 없이 행동하거나 생각하기 전에 감정이 먼저 격해져서 입에서 나오는 대로 심한 말을 한다거나, 화낼 이유가 없는데도 벌컥 화를 내곤 한다

candy-1417645_960_720.jpg » 젤리. 사진 픽사베이.

예기치 않게 계획이 바뀌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반응억제, 감정조절, 융통성 등 세가지 실행기능이 모두 취약한 아이들도 있다. 반응억제력이 부족하면 친구들과 사귀는데도 문제를 일으킨다. 특정한 사람이나 특정한 사건에 반응하거나 반응하지 않는 능력은 행동조절의 핵심이 된다. 만일 아이가 생각하기 전에 행동부터 한다면 앞으로도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다분하다. 반대로 반응억제력이 높은 아이는 친구가 가진 탐나는 물건을 보고도 그 물건에 즉시 손을 대거나 집어들지 않는다. 콜라보레이션이 필요한 인공지능시대에는 이 반응억제력이 가장 중요하다.


아기들은 생후 6개월 경에 반응억제력을 싹틔우기 시작한다. 비록 초기에는 뚜렷한 변화를 감지하긴 힘들지만 6개월에서 12개월 사이에 아기의 반응억제력은 놀라울 정도로 발달한다. 9개월 된 아기가 옆방에 있는 엄마를 향해 기어가는 걸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불과 한두 달 전까지만 해도 엄마를 향해 기어가다가도 도중에 좋아하는 장난감을 발견하면 정신이 팔려 가는 것을 멈추던 아기가 이제는 장난감을 지나쳐 곧바로 엄마에게 기어가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또한 이 시기의 아기들은 상황에 따라 특정한 감정적 표현을 자제할 줄도 알게 된다. 반응억제력이 높은 아이들은 분노와 공포, 불편함을 덜 드러내고, 같은 나이의 또래들보다 공감 능력도 뛰어나다


연구에 의하면 이러한 아이들은 몇 년이 지나도 사회적으로 좀 더 유능하고 인기가 많다고 한다. 아마도 이 아이들은 자기감정을 잘 절제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고려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반응억제력이 성숙하면 생후 27~30개월에는 의식적으로 행동을 억제하고, 충동을 제어하고 행동을 계획하는 등의 의도적인 자기통제력이 가능하다

hare-1631435_960_720.jpg » 이미지. 픽사베이.

24~36개월 아이들은 지시에 따라 행동을 억제하는 능력을 발전시킨다. 이 때가 되어야 아이들은 비스킷 통 안에 손을 넣지 않아야 할 때 마음속 목소리에 따를 줄 알게 된다. 자기통제력은 이후 만 4세에서 만 7세까지 급격하게 발달한다. 자기통제력은 훈련을 통하여 향상할 수 있다. 바우마이스터의 연구에 의하면 자기통제력은 다이어트에서 돈 관리, 왼손 양치질에 이르기까지 규칙적으로 연습하기만 하면 유형과 관계없이 향상될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몇 주간 이러한 훈련을 했던 대학생들은 규칙적으로 운동하기, 돈 관리하기, 집안일 하기 등 자기통제가 필요한 다양한 작업을 완수하는 능력이 향상되었다.


반응억제력을 키워 콜라보레이션을 잘하기 위한 양육지침


부모가 아이의 반응억제력을 키우려면 가능한 한 일정에 맞추어 행동하게 해야 한다. 기상시간, 취침 시간, 식사 시간, 목욕 시간을 매일 규칙적으로 정해야 하며 TV시청시간을 제한하고, 조금이라도 폭력적 성향이 있는 만화는 못 보게 하여야 한다. 그리고 잠자기 전에 규칙적으로 해야 할 일을 정해두어야 한다. 또한 집으로 친구를 초대하는 날에는 한 번에 한 아이만 오게 하고, 오랫동안 머물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또한 가족 모임에 초대를 받았을 때는 일부러 늦게 도착해서 조금 일찍 자리를 뜨고, 가능하다면 부모 중 한 사람은 모임이 진행되는 동안 아이를 데리고 나가 산책을 하는 것이 좋다.


1. 자기통제력을 키우자.


행동하기 전에 다시 생각하도록 하자. 아이들이 무엇을, 왜 하는 가에 대해 생각하고 특정한 행동을 하는 게 어떻게 위험한 것인지를 생각하게 되면 아이들은 이를 통해 문제해결력을 기를 수 있게 된다. 아이가 원인과 결과의 관계를 이해하게 될수록 아이들은 일련의 행동 방침을 더 잘 계획할 수 있게 된다. 아이가 잊지 않도록 말로 상기시켜주어라. “놀이터에서 놀 때 어떤 규칙을 지켜야 한다고 했지?”, ”집에 돌아오자마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뭐지?“ 등과 같이 확인하는 말들이 자기통제력을 기르는데 도움이 된다.


2. 감정파악능력을 키워주자.


조지아대학교의 연구자들은 또래 사이에 쉽게 융화하는 아이들은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훨씬 더 잘 파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아이의 감성지능을 높여주도록 하자.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들을 사용해서 말해주자. ‘오늘 슬퍼 보이는구나.“”네가 눈을 부릅뜨고 있는거보니 화가 났구나.“ 잡지와 그림책, TV에서 표정들을 찾아보자. 운동장, 공원 혹은 쇼핑몰에서 다른 아이들의 표현과 몸짓을 살펴보고 그들의 감정상태를 추측하는 게임을 하자.


3. 공감력과 배려심을 키워라.


자신의 소유가 아닌 어떤 물건을 사용하고 싶다면 먼저 물어봐야 한다고 가르치자. 그 규칙은 집에서도 적용된다. “그 물건은 아빠 거야. 우리는 그걸 사용하기 전 아빠께 여쭤봐야 한단다.” 친구가 다가와 장난감을 갖고 놀고 싶어 할 때 자기가 노는 것을 방해된다고 여겨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도록 도와주자


30개월 정도의 나이가 되면 아이들은 물건을 돌아가며 사용하고 간단한 사회적 교류를 할 수 있지만 여전히 어른들이 자주 알려줘야 한다. 36개월 아이들은 자신의 욕구에 초점을 두므로 나누는 것을 우선이 아니며, 4~5세가 되어야 쉬워진다. 하지만 여전히 아이들은 자신의 소유물에 대해 집착할 것이다. 아이들은 나누기를 원하지 않지만 어른이 그렇게 하라고 격려를 하면 놀랄 정도로 관대해질 수 있다.


4. 공통된 관심사를 가진 친구를 선택하게 하라.


유아기의 아이들은 편리함을 기준으로 친구를 선택한다. “그 아이는 가까운 곳에 살고 있고 좋은 장난감을 가지고 있어아이들은 놀이 상대를 정해주며 함께 즐길 수 있는 상대를 찾자. 아이에게 좋은 친구의 특성에 대해 말해줄 수 있다. 이 시기에 배운 친구 사귀를 기술과 가치관이 친구 선택에서 큰 역할을 한다. 학령기 아이들은 특별한 특징이나 공통된 관심사로 친구를 선택한다


아이의 흥미에 맞는 활동을 하게 하여 공통의 관심을 갖고 있는 친구들을 만나게 해주자. 많은 친구보다 같이 놀 수 있는 한 명의 친구를 찾도록 하자. 아이들은 자라면서 자신과 비슷한 가치관이나 관심사를 가진 친구들을 선택하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그러므로 아이가 좋아하는 활동이나 관심에 대해 생각해보고 그 열정을 지지해줄 클럽, , 단체수업 등을 찾아보자.


5. 친구 사귀는 기술을 알려준다.


친구를 개별적으로 초대하는 것을 제안해보자. 유아기는 다른 아이의 물건을 집거나 위협하는 등의 신체적인 공적이나 남을 놀리는 언어적인 공격은 또래로부터 환영받지 못한다. 그런 습관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이 필요하다. 새로 만나는 친구에게 자신을 소개하고 간단한 대화를 이끌어가며 상대의 말을 주의깊게 듣는 방법을 아이에게 가르치자. 친구를 사귀는 기술은 배울 수 있는 것이며, 이런 기술을 가르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그런 모습을 직접 모여주고 연습하도록 해주는 것이다. 사전에 미리 상황에 대해 이해하고 연습해두는 일은 융통성과 감정조절, 반응억제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효과적이다.


6. 거절하는 방법을 배우자.


아이는 어색하거나 위험한 사회적 상황에서 벗어나는 기술도 필요하다.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에게 맞설 수 있는 기술들을 가져야 한다. 아이가 가장 편하게 느끼는 사람을 선택하게 한 후 거절하는 기술들을 연습해보도록 하자. 단호한 목소리로 싫어라고 말한다. 만약 아이가 반응할 필요가 있다면 단호하고 강한 목소리로 간략하고 직접적으로 말하라고 하자. “싫어. 그만둬. 그만해. 물러서.” 그리고 어깨를 당당히 펴고 그 자리를 떠나라고 하자. “제발 그만해라고 애원하거나 네가 그렇게 하면 나는 정말 화가 나와 같은 감정적인 메시지는 거의 효과가 없다. 일단 아이가 이 전략에 동의하면 혼자서도 말할 수 있도록 반드시 연습을 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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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및 소아신경과 전문의. ‘부자 아빠’가 대세이던 시절, 그는 “아이 발달에 대해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 말했다. 돈 버느라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하는 아빠 보다는 ‘친구 같은 아빠’가 성공하는 아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빠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아이의 인성은 물론 두뇌도 발달한다. 6살 이전의 아이 뇌는 부모의 양육방법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고 그는 강조한다. ‘베이비트리’ 칼럼을 통해 미취학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제대로 된 양육법을 소개할 계획이다. <아이의 공부두뇌>, <아이의 공부의욕>, <아이가 똑똑한집 아빠부터 다르다> 등의 책을 펴냈다.
이메일 : pedkyh@catholic.ac.kr       트위터 : pedk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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