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수업 대신 놀이’ 효과 보니

양선아 2016. 11. 02
조회수 5042 추천수 0
공부 흥미·또래 관계는 쑥 늘고
우울감·공격성은 확 줄어들어

시흥초2.jpg » 경기도 시흥초등학교에 조성된 놀이 친화적인 공간. 아이들은 이 공간에서 일주일에 60분씩 반 친구들과 즐겁게 뛰어놀았다. 사진은 6학년 학생들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하는 장면. 양선아 기자

초등학교 학생들이 학교 안에서 매주 한 시간만 놀았는데도 공부 태도는 물론이고 학생들의 학교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가 높아졌다는 게 연구 결과로도 확인됐다. 

국제 구호개발 비영리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은 명우임상심리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3월 초부터 7월 중순까지 시흥초등학교 4학년, 6학년 학생 58명(실험집단 30명, 통제집단 28명)을 대상으로 놀이의 효과를 조사했더니 학교에서 수업 대신 일주일에 한 시간 마음껏 뛰어논 학생들(실험집단)은 뛰어놀기 전과 비교해 공부에 대한 흥미와 태도 점수가 6%포인트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하위 10%(3명) 학생들의 공부 태도 점수는 21%포인트나 올랐다. 반면 정상 수업을 한 통제집단은 큰 변화가 없었다. 

놀이의 효과는 이뿐만이 아니다. 놀이 참여 학생들의 또래 관계 수치가 9%포인트 가까이 올랐고, 교사에 대한 만족도 수치도 11%포인트 올랐다. 이외에도 학생들이 협동하고 자기주장을 펼치는 등 사회성 기술도 전보다 10%포인트 올랐다. 반면 불안감이나 우울감, 공격성 등은 5~8%포인트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아이들의 놀 권리를 주장해온 세이브더칠드런이 ‘잘 노는 우리 학교 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했다. 이 단체는 지난 3월 장난감 업체 손오공의 후원을 받아 경기도 시흥초 내에 놀이 친화적인 공간을 조성했다. 놀이 공간은 ‘꼬마 건축가’로 불리는 이 학교 학생 30여명의 의견을 반영해 조성됐다. 놀 공간이 마련된 뒤 학생들은 이 공간에서 반 전체 학생이 자유롭게 놀았다. 놀이 방법은 학생들이 정했다. 명우임상심리상담소는 아동들의 학교생활 만족도, 학습 태도, 사회성, 스트레스 대처 능력, 정서 및 행동 문제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척도를 만들었다. 항목마다 ‘전혀 그렇지 않다’부터 ‘매우 그렇다’까지 3~5개의 척도를 만들고 학생·부모·선생님에게 점수를 매기게 해 놀이 실험 전후로 비교했다. 이외에도 뇌파 검사, 인터뷰, 그림 검사 등도 실시했다. 

김향숙 명우임상심리연구소 소장은 “기존 연구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겪는 아이와 같이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는 아이를 대상으로 놀이의 치료적 효과를 검증했다면, 이번 연구는 일반아들을 대상으로 예방적 차원에서 놀이의 효과를 실질적으로 입증한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또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아이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의 놀 시간, 놀 공간 정책을 좀더 구체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양선아 한겨레신문 기자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생활의 신조. 강철같은 몸과 마음으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길을 춤추듯 즐겁게 걷고 싶다. 2001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해 사회부·경제부·편집부 기자를 거쳐 라이프 부문 삶과행복팀에서 육아 관련 기사를 썼으며 현재는 한겨레 사회정책팀에서 교육부 출입을 하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더 행복해졌고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저서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존감은 나의 힘>과 공저 <나는 일하는 엄마다>가 있다.
이메일 : anmadang@hani.co.kr       트위터 : anmadang21       페이스북 : anmadang      
블로그 : http://plug.hani.co.kr/anmadang

최신글




  • 수포자·영포자들 감긴 눈 뜨게 할수 있을까수포자·영포자들 감긴 눈 뜨게 할수 있을까

    양선아 | 2019. 04. 26

    [뉴스AS] 정부 ‘기초학력 보장 강화’ 정책지난해 국가 수준의 학업 성취도 결과에서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늘면서 기초학력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은 과거 일제고사 형태로 성취도 평가를 할 때 초등학생들이 시...

  • 키는 안 크고 몸무게는 늘고 식습관은 안 좋고…학생들 건강 ‘적신호’키는 안 크고 몸무게는 늘고 식습관은 안 좋고…학생들 건강 ‘적신호’

    양선아 | 2019. 03. 28

    국내 초·중·고등학생들의 키 성장세는 주춤한 반면 몸무게는 늘어 비만율이 높아지는 ‘적신호’가 켜졌다. 중·고등학생 다섯명 중 한명은 아침 식사를 거르는가 하면, 주 1회 이상 패스트푸드를 먹는다고 답한 고등학생이 무려 80.54%에 이르는 등...

  • 1월 출생아 4년 만에 1만명 줄어…범정부 인구정책 TF 구성1월 출생아 4년 만에 1만명 줄어…범정부 인구정책 TF 구성

    베이비트리 | 2019. 03. 27

    ‘1월 인구동향’ 1월 출생아수 3만3백명 기록2015년 4만1900명 뒤 해마다 역대 최저치인구 1천명당 출생아 6.9명으로 7명대 져통계청 장래인구 특별추계 발표 예정에 이어관계부처·연구기관 ‘태스크포스’ 구성하기로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영유아 자기조절력은 부모 양육방식에 좌우영유아 자기조절력은 부모 양육방식에 좌우

    베이비트리 | 2019. 03. 25

    아이 아빠가 2~3살 아이들에게 자꾸 스마트폰을 보여줘요Q. 3살과 2살 연년생 남매를 둔 가정주부입니다. 남편과 양육관이 달라 고민입니다. 특히 스마트폰 문제로 다툴 때가 많습니다. 남편에게 아이들과 놀아주라고 하면 주로 스마트폰을 보여줍니...

  • 한유총 차기 이사장 선거, ‘이덕선의 후예’ 김동렬 단독 출마한유총 차기 이사장 선거, ‘이덕선의 후예’ 김동렬 단독 출마

    양선아 | 2019. 03. 20

    동반사퇴 제안했다가 철회하고 단독출마 ‘유아교육법 시행령 반대’ 등 강성 기조 개학연기 투쟁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한유총의 차기 이사장 선거에 ‘이덕선 현 이사장의 후예’로 꼽히는 김동렬 수석부이사장이 단독 출마하기로 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