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그림책으로 창의력을 키울 수 있을까

김영훈 2012. 01. 23
조회수 1912 추천수 0

20101027071312_21445866.jpg 창의적인 인재가 뜨고 있다. 창의력이 조직의 생산성을 높이고 새롭게 변신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창의력은 무엇보다도 아이의 인생을 행복하고 재미있게 만든다. 창의력이 있는 아이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어 자기의 인생을 더욱 가치 있는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이제는 적용과 적응만으로 안주하는 시대는 지났다. 세상의 속도를 따라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늘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아이도 같은 모습으로 지루하게 살기보다는 모험적이고 재미있고 행복하게 인생을 만들어가야 한다. 3-4세의 시기는 이런 인생을 만들기 위한 기반을 만드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요즘에는 아이들이 그림책으로 세상을 배우는 것 같다. 그림책으로 귀뚜라미도 보고, 그림책으로 고양이도 배우는 것이다. 그러나 그림책은 현실이 아니다. 부모는 그림책만을 보는 것으로 모든 것이 충족되는 줄 알지만 자연을 육안으로 보기 전에는 제대로 보는 것은 아니다. 아이는 자연으로 나오면 풍뎅이나 기타 생물들을 눈으로 보고, 크기도 확인해볼 수 있다. 동물이나 곤충 뿐 아니라 식물도 마찬가지이다. 이것이 진정한 학습과 연결이 된다. 


더구나 3-4세 아이들은 뇌들보라는 뇌영역이 수초화된다. 24개월 이전에는 뇌들보가 발달되지 않아서 좌뇌와 우뇌가 따로 논다고 할 수 있지만, 3-4세가 되면서 뇌들보로 인하여 좌뇌와 우뇌는 통합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사물을 볼 때에도 좌뇌에서 본 것과 우뇌에서 본 것이 통합되므로 더욱 완벽하게 사물을 볼 수 있다. 


이 시기에는 스치로폴로 만든 바위와 진짜 바위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다. 뇌들보가 수초화가 되면 부모가 거짓말하는 것도 용케 알아낼 수 있다. 엄마가 말하는 것은 좌뇌가 듣고 엄마의 표정은 우뇌가 읽게 되므로 양쪽이 일치하지 않으면 아이는 부모가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3-4세 이후에는 거짓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3-4세 아이의 창의력 발달을 위한 지침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자연을 관찰하자.


아이는 관찰하는 것이 생각하는 것이다. 푸른 하늘을 보고, 숲의 향기를 맡고, 물놀이를 통해 물의 부드러움을 느끼고 달콤한 과일을 맛보면서 아이의 사고력이 발달한다. 관찰은 ‘주목하기’이며, ‘적극적인 동작’이고, ‘경청하기’이다. 아이는 오감을 이용해 자연을 관찰하고, 오감을 통해 느끼는 지각은 사고 그 자체에 가깝다. 관찰을 통해 얻어낸 경험과 사고는 신경회로를 만들어 창의적 직관을 만들어낸다.


둘째, 감각을 치환하라.


감각을 치환한다는 것은 상상한다는 것이다. 위대한 과학자나 예술가들은 생각을 표현하기 전에 그 내용을 머릿속에서 형상화한다. 작곡가들은 눈으로 듣고, 귀로 보는 능력을, 시인과 소설가들은 이미지와 연관하여 사고하는 능력이 있다. 아이에게 책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읽어주는 것도 아이가 귀로 들은 것을 이미지로 떠올리도록 감각치환을 돕는 것이다. 아이는 자연의 체험과 현장경험을 통하여 감각을 치환시키고 형상화시킬 수 있다.


셋째, 새롭게 조합하라.


창의력은 새롭게 조합하는 놀이를 통하여 발휘될 수 있다. 아이는 모양판이나 퍼즐뿐 만 아니라 자연의 구체물, 나뭇잎, 돌멩이, 과일 등을 통하여 패턴을 인식할 수 있다. 완성된 장난감도 좋지만 부품형이나 조립형의 장난감을 사주면 아이는 이것을 조합하면서 자연에서 인식한 패턴을 형상화할 수 있다.


넷째, 주도적인 것을 즐겨라.


불확실한 것을 주도적으로 즐겨야 창의력이 풍부해진다. 많은 성인들은 주도적이 아닌 반응적으로 산다. 아이도 부모가 하라는 대로 하고 익숙한 것만을 반복할 수 있다. 하지만 자연에서 놀면 아이가 주도성을 가지게 되고 불확실성도 체험하게 된다. 수동적으로 반응하고 지시를 받는 학습놀이와 달리 자연놀이는 불확실한 것을 주도적으로 해나갈 수 있다. 불확실하지만 새로운 것을 긍정적으로 찾아다닐 때 아이의 뇌는 경직되지 않고 창의력을 마음껏 발산할 것이다.


다섯째, 표현하고 생산하자.


창의력은 남과 다른 기발한 생각이라고 할 수 있지만, 남과 다른 생각에 생산성이 더해져야 비로소 진정한 창의력이 된다.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엉뚱한 생각만으로 그치면 안 되고 자신을 표현하고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 아이에게 크레용이나 물감을 주자. 아이는 몸짓이나 손으로 자연을 다양하게 표현하고 결과물을 만들어낼 것이다.


여섯째, 많이 여행하라.


창의력을 계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여러 곳곳을 돌아다니는 것이다. 다양한 환경과 문화 속에서 개방성과 호기심, 민감성을 키울 수 있고, 자연을 접하면서 문제해결력이 키워진다.

따라서 아이의 창의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자연체험이 중요하다. 자연활동을 통하여 사물을 실제로 확인하는 것이 그림책보다는 더 의미가 있다. 물속에서 물장구 치고, 맨발로 흙이나 모래를 밟아보고, 가끔은 비도 맞아보고, 들판에 피어있는 꽃과 풀을 관찰해보는 등 자연을 활용한 놀이를 해본다면, 즐거움을 느끼며 자연의 소중함도 알 수 있다. 더 나아가서 자연의 푸르른 색을 비롯한, 이 세상에 다양하게 존재하는 색에 대해서 탐색해 보고, 자연물의 모양을 이용한 놀이도 해보자. 자연은 아이에게 다양하고 창의적인 표현의 기회를 더 넓게 제공할 것이다.


- 흙에서 놀자. 직접 흙을 만져보고 흙을 탐색하자. 흙을 이용한 진흙놀이나 꽃잎 모으기 놀이를 하자. 진흙의 다양한 느낌과 놀이할 때의 소리를 표현해 보자.

- 돌을 쌓으며 눈과 소근육의 협응력을 기르자. 납작한 돌로 탑을 쌓으며 자연의 촉감을 느껴보자.

- 떨어진 꽃잎과 나뭇잎, 잔가지를 이용하여 미술활동을 하자.

- 빗방울을 맞으며 자연이 주는 즐거움을 느끼자. 우산을 쓰고 비가 우산에 부딪히는 소리를 들어보자. 비가 오면 볼 수 있는 벌레들을 관찰하고 빗물이 꽃과 나무에 떨어지는 모습을 통하여 자연을 경험하자.

- 나뭇잎을 관찰하자. 나뭇잎을 모아 모양을 관찰하거나 만졌을 때의 느낌, 냄새 등을 느껴보자.

- 풀잎, 꽃잎, 과일을 이용하여 물을 들이자. 포도껍질로 하얀 손수건에 염색을 하자.

- 나무를 느껴보자. 나무 그늘에서 돗자리를 펴고 놀면서 바람을 느끼자. 나무를 만져보고, 나무를 안고 귀를 대보자. 나무에 살고 있는 곤충이나 풀 등을 관찰하자.

- 모래놀이터에서 다양한 모양을 만들자. 아이들의 생각대로 물에 적신 모래를 뭉쳐보거나 틀로 찍어보거나 자유롭게 모양을 만들어 보자.



자연체험 못지않게 다양한 물건들의 변화를 직접 체험해보고 상상력을 키우는 현장견학도 필요하다.


첫째, 현장견학을 가기 전에 견학 장소의 사진 자료를 보여주며 소개하자. 견학장에는 무엇이 있을까 궁금증을 불러일으키자.

둘째, 현장견학에서 예측될 수 있는 규칙을 정하자. 어떤 약속을 지켜야 즐거운 견학활동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해보자. 모두 만져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다른 친구가 만져볼 때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

셋째, 현장견학을 체험한 뒤에는 하여 무엇을 보았는지, 재미있었던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주변의 물건들이 변화되는 것을 그림놀이로 표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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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소아청소년과 및 소아신경과 전문의이자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장. ‘부자 아빠’가 대세이던 시절, “아이 발달에 대해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 말했다. 돈 버느라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하는 아빠보다는 ‘친구 같은 아빠’가 성공하는 아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아빠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아이의 인성은 물론, 두뇌도 발달한다. 6살 이전의 아이 뇌는 부모의 양육방법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고 그는 강조한다. <엄마가 모르는 아빠 효과> <닥터 김영훈의 영재두뇌 만들기> 등의 책을 펴냈다.
이메일 : pedkyh@catholic.ac.kr       트위터 : pedk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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