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교육

아이 면역력 높이는 ‘똑똑한’ 먹거리와 식습관은?

이정희 2012. 01. 13
조회수 25399 추천수 0

영유아기 영양학 (1)  권장 음식 vs. 금기 식품


부모의 식습관이 자녀의 미래 건강을 결정한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현대 사회의 아이들은 대부분 엄마 품을 떠나 유치원과 어린이집 현장에서 하루를 지내며 성장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급식이 자녀의 미래 건강을 준비하는데 얼마나 보탬이 되는지, 나아가 아이들에게 과연 건강한 먹거리가 제공되는지 궁금할 때가 많습니다. “유치원 쓰레기 급식” 사건이나 “어린이집 꿀꿀이 죽” 사건이 기사화되고 나면, 부모 입장에서 더 불안한 마음입니다.



20120113_1.JPG » 한겨레 자료 사진


그러므로 현장은 물론이고 가정에서 영유아의 발달과정에 맞는 영양학의 기본 원칙을 올바르게 파악하여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적절한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조건 영양가 있는 음식을 많이 먹이면 좋다, 아이가 잘 먹는 것을 주면 된다는 식은 영양과잉과 영양불균형을 초래하는 식습관을 기르게 할 뿐입니다.

 
완벽 식품으로 이상적인 모유 수유를 마무리하는 시기에 이유식이 시작되면, 아이가 지구상의 어떤 음식물을 섭취하는지가 어린 아이의 내장 발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어른의 입장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음식물 중에서 선택의 어려움이 있겠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새로운 음식을 섭취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도전입니다. 섭취한 음식물을 소화 흡수하려면, 이제 겨우 싹으로 자리 잡고 있는 내장기관이 다양한 음식물에 대한 알맞은 소화액과 소화력을 발휘해야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부모와 교육자는 생후 7년간, 즉 아이의 내장기관이 형성되는 기간에 어린 아이를 위한 권장 식품과 금기 식품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자라나는 아이의 면역력을 높이는 길입니다.

 
성장하는 어린 아이들에게 어떤 음식이나 후식, 또는 어떤 야채류나 양념류가 적합한지, 나아가 어떤 과일은 되도록 주지 않아야하는지, 그 이유를 정확하게 알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독일의 영양학자 M. 카스너 (Michael Kassner)가 최근 발표한 글을 토대로 우리 주변에서 자주 겪는 일상적 착오를 예시적으로 들여다보면, 부모로서 특히 만 6세 미만의 어린 자녀를 위한 영양을 새롭게 점검해 볼 수 있습니다.


-국수나 감자음식

부드럽게 씹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유아에게 무기질 결핍이 우려됩니다. 특히 소화기관의 활발한 움직임을 생각한다면, 이런 음식을 자주 먹이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카레, 생강, 계피

카레 음식은 손쉽게 만들 수 있고, 보통 남녀노소가 즐겨 먹습니다. 그리고 겨울철 후식으로 수정과는 식혜와 나란히 환영받습니다. 그런데 카레와 수정과는 학령기 아동부터는 무난하지만, 만 6세 미만의 어린 아이들에게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카레나 생강 계피 같은 것은 아직 성숙단계에 있는 어린 아이의 내장기관에 강한 자극을 줄 수 있으며, 장내 박테리아균의 유발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음식으로서가 아니라 감기 치료 예방으로 권장하는 한방차에서 다른 것과 함께 생강, 계피를 아주 약하게 곁들이는 것은 다른 차원입니다.

-야채와 과일류

유아에게 적합한 야채류는 당근, 오이, 호박, 브로콜리 등이 잘 알려져 있지만, 익히지 않고 생야채로서 뿌리채소 (예: 당근, 무, 고구마 등)는 적은 양으로 충분합니다.

뿌리채소 중에서 당근을 적절하게 날 것으로 주면, 어금니를 사용하여 씹기를 배우는데 바람직합니다. 더욱이 침이 잘 만들어지고, 치아 형성에도 도움이 됩니다.

향이 짙은 과일과 야채는 피해주세요. 예컨대 셀러리는 유아에게 부적합합니다. 오렌지와 유자, 레몬의 향 역시 너무 자극적입니다. 오렌지보다 겨울철 제철 과일인 귤을 추천합니다. 오렌지 쥬스 역시 유아에게 바람직하지 않지만, 상황에 따라 주게 되면 꼭 희석하는 것이 좋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식초나 레몬을 곁들인 샐러드 소스 역시 어린 아이들에게 자극적입니다. 오히려 요구르트 소스가 좋습니다.

-생식

유아기에는 생식보다 익힌 음식을 추천합니다. 아이의 내장기관은 소화능력을 점차 높여가는 중입니다. 익히지 않은 것은 소화과정에서 열을 빼앗기므로 위에 부담을 줍니다. 그러나 완숙으로 잘 익은 과일은 태양에너지로 익혀진 것으로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후식

달콤한 후식은 생략하는 것이 좋습니다. 현미식이나 잡곡밥 같은 주식은 소화과정을 통해 포도당으로 흡수됩니다. 아이의 소화기관은 이런 과정을 몇 년간 “훈련” 연습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식후 바로 이어지는 달콤한 후식은 장내 가스 배출의 가능성을 높이게 됩니다. 후식 대신 간단한 식후 산책은 소화력을 높이며, 소화과정을 촉진합니다.

-음료수

식사 전후 단맛의 음료수는 식욕을 저하시킵니다. 이에 비해 신맛이나 쓴맛은 식욕을 촉진합니다. 그리고 식사에 곁들이는 음료 또는 물은 위액을 희석하므로, 평상시 소화력이 약한 유아에게는 국을 곁들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Q. 저희 아들은 이제 14개월 되었습니다. 식욕이 아주 좋은 편이고 발육상태도 아주 양호합니다. 주말에 시부모님 댁을 방문하면 어머님께서 식사를 하시다가 자연스럽게 어른 음식을 조금씩 먹입니다. 불고기 국물, 두부조림을 아주 잘 받아먹는데, 괜찮은가요?

A. 어른들 음식에 아이들은 호기심이 아주 많습니다. 그래서 아이들 대부분 유아용 의자에 앉기보다 어른들 식탁 쪽으로 앉고 싶어 합니다. 시부모님이 귀여운 손자를 안고 식사하시는 모습은 정겨워 보여도, 아이가 식사 예절 또는 식탁 문화를 배우는 데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평소 유아용 의자를 잘 사용하면 아이가 밥 먹으며 돌아다니는 습관은 애시당초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어른 음식에 들어간 소금 뿐 아니라 후추 파 마늘 등 양념은 아이의 소화기관에 너무 강합니다. 아무리 조금씩 먹인다 해도, 아이는 강한 맛에 일찍 길들여지는 것이므로 좋지 않습니다. 유아용 음식은 싱거울수록 위장에 좋고, 그래야 아이가 음식의 천연 맛을 즐기게 됩니다. 시부모님이 서운하지 않도록 식사 전에 아이 음식도 식탁에 함께 차려놓고 그것을 먹여주도록 부탁하세요.

 
Q. 두 돌 지난 여아입니다. 이가 날 때, 당근을 자주 주었어요. 지금도 아이가 당근을 날 것으로 곧 잘 먹기 때문에 간식처럼 오후에 가끔 줍니다. 그런데 어떤 날은 대변 속에 당근 조각이 보입니다. 소화력의 문제인가요?

A. 가끔씩 주는 것은 좋습니다. 아이가 당근 조각을 급하게 씹고 삼키면, 소화가 덜 돼서 변으로 나오는 것입니다. 소화력의 문제가 아니라, 소화력을 키우는 과정에서 기관이 “훈련”하는 시기라고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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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독일 마르부르크 대학교에서 독어독문학 박사 과정까지 마치고 귀국, 이때부터 한국교육의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창의력, 상상력, 자질 발현을 중요시 여기는 교육학자. 사회변화는 교육문화의 개선에서 시작된다는 확신으로 슈타이너의 발도르프 교육 서적을 번역하고 강의하다가, 뒤늦게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도르프 사범대학에서 슈타이너 인지학과 발도르프 교육학을 전공했다. 2000년부터 (사)한국루돌프슈타이너인지학연구센터를 이끌며 번역서로 <아이들은 머리로 배우나>, <정신과학에서 바라본 아동교육> 등이 있다.
이메일 : charirang123@hanmail.net       트위터 : steinercenter      
홈페이지 : http://steinercente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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