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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선물, 뭐가 좋을까요?

양선아 2016. 05. 03
조회수 4282 추천수 0
 144053236430_20150827.JPG“엄마, 어린이날 무슨 선물 사줄 거야?” 7살 아들이 이렇게 물어 깜짝 놀랐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아들은 어린이날에 선물 얘기를 하지 않았거든요. 어린이집에서 친구들끼리 선물 얘기를 하는 모양입니다. 아이는 로봇 장난감을 원합니다. 어린이날이니 원하는 선물을 사줘도 괜찮겠다고 생각하면서도 뭔가 께름칙합니다. 회사일로 몸도 마음도 피곤한 요즘, 어린이날 선물도 스트레스네요. (서울 방콕맘)


[양 기자의 워킹맘을 부탁해]
비싼 장난감만 ‘선물’ 아닙니다… 
파자마 파티, 축구 한판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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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만 되면 부모들의 어깨는 더 무거워집니다. 가정의 달을 맞아 특별한 이벤트를 마련해야 할 것만 같고, 돈도 평소보다 많이 쓰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경기 불황이지만 부모들은 아이를 위해 지갑을 활짝 열고 있습니다. CJ몰이 4월1일부터 2주간 조사한 유아동 완구의 객단가(1인당 평균 구매 금액)를 살펴보면 2014년(8만5400원)보다 2배 이상 높아진 17만원대(17만700원)였습니다. 2015년 객단가(10만6600원)보다 60%가량 올랐습니다. 갈수록 부모들이 아이에게 고가의 물건을 사주고 있는 거죠.

요즘은 아이들이 일찍부터 어린이집 생활을 시작합니다. 보육기관에서 아이들은 서로의 선물 얘기를 하겠지요. 그러다보면 누가 어떤 선물을 받았는지 알게 되고, 그것이 부모의 경쟁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다른 아이보다 내 아이가 좋은 물건을 갖고 있어야 아이의 기를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부모가 더러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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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그러나 아이를 키우면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부모의 모든 일상적 태도가 아이에게 고스란히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입니다. 부모가 아이의 요구를 무조건 들어주면 아이는 ‘왕 노릇’을 하려 듭니다. 부모가 물질적인 것을 중시하면 아이 또한 물질적인 것만 중시합니다. 어린이날 부모가 아이가 원하는 장난감을 사줄 수도 있고 안 사줄 수도 있습니다. 먼저 아이가 원하는 장난감이 적절한 가격대인지, 아이 발달에 적합한 장난감인지 살펴보세요. 만약 아이가 원하는 장난감이 지나치게 고가이고 발달 수준에도 맞지 않다면 다른 대안을 아이와 함께 생각해보세요. 공연이나 영화를 함께 볼 수도 있고, 나들이를 갈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아이가 가장 원하는 게 무엇인지 물어봐서 소원을 들어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친구집에서 ‘파자마 파티’를 하기 원하는 딸이라면 어린이날 선물로 그 소원을 들어줄 수 있겠지요. 아빠와 축구를 한판 하고 싶어 하는 아이라면 운동장에서 신나게 공차기를 할 수 있고요.


“요즘 부모들은 아이와 즐겁게 놀라고 하면 뭔가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체험전, 전시전, 박물관 같은 곳이 북적거리죠. 그런데 사랑은 이벤트가 아니거든요. 체험 많이 시켜준다고 아이들이 행복해할까요? 요즘 부모들은 아이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 같아요.”

몇 해 전 취재차 만난 조선미 아주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들려준 말입니다. 일하랴 두 아이 돌보랴 너무 힘들었지만 아이들을 위한답시고 주말마다 각종 체험전이며 키즈카페를 쫓아다니던 저는 이 말을 듣고 정신을 번쩍 차렸지요. 저는 제 일기장 맨 앞에 “사랑은 이벤트가 아니다”라는 말을 적어두고 종종 봅니다. 아이와의 관계에서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고 살기 위해서죠.


저는 이번 어린이날 어떻게 보내냐고요? 연휴를 맞아 오랜만에 두 아이와 함께 지방에 계시는 할머니·할아버지를 뵈러 갈 계획입니다. 아이들을 항상 사랑으로 대하시는 할머니·할아버지만큼 아이들에게 좋은 어린이날 선물은 없는 것 같아요.


양선아 <한겨레> 삶과행복팀 기자 anmadang@hani.co.kr


*여러분, 워킹맘 양 기자와 육아 고민 나누세요. 전자우편(anmadang@hani.co.kr)으로 고민 상담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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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아 한겨레신문 기자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생활의 신조. 강철같은 몸과 마음으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길을 춤추듯 즐겁게 걷고 싶다. 2001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해 사회부·경제부·편집부 기자를 거쳐 라이프 부문 삶과행복팀에서 육아 관련 기사를 썼으며 현재는 한겨레 사회정책팀에서 교육부 출입을 하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더 행복해졌고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저서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존감은 나의 힘>과 공저 <나는 일하는 엄마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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