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구체물을 이용해 4 이상의 수를 말해주어라

김영훈 2012. 01. 09
조회수 10380 추천수 0

03616774_P_0.jpg » 블럭 쌓기 놀이하는 아이들. 한겨레 자료사진

 

논리수학의 발달은 진화론적으로 조물주가 인간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인간의 뇌에 유전적으로 프로그램되어 있는 능력이다. 이렇게 선천적으로 인간의 뇌에 내재되어 있는 발달을 경험기대적인 발달이라고 하는데 논리수학의 발달은 36개월 이전에 발달한다. 아이의 논리수학의 발달이 36개월 이전에 발달이 이루어진다고 부모교육 시간에 이야기를 하였더니 어떤 부모가 신생아 시기부터 숫자를 가르쳐야겠다고 다짐을 하던 모습이 기억이 남는다. 여기서 논리수학의 발달이라는 것은 숫자라기보다는 물건을 떨어뜨렸을 때의 물건이 깨지는 변화, 리모컨을 눌렀을 때 TV가 켜지는 원인과 결과를 파악하는 능력, 아이가 일상생활에서 보는 동그라미, 네모, 세모, 입방체 등 공간지각의 능력, 놀이의 순서와 같은 시간의 변화를 이해하는 능력, 많다 적다, 크다 작다, 길다 짧다, 높다 낮다와 같은 양적인 차이를 아는 능력까지를 포함한다. 따라서 부모가 가르치고 싶어하는 숫자나 뺄셈과 덧셈과 같은 연산은 아주 일부에 불과하며 신생아 때부터 가르쳐야 하는 것도 아니다.

논리수학의 발달이 경험기대적인 발달에 속한다면 부모는 36개월의 시기를 놓치면 안되고 이 시기를 놓치면 이를 나중에 복구하기는 어렵다. 6세 때 인간사회에 돌아온 늑대소년이 8년 동안 말을 가르쳤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말을 배우지 못했듯, 36개월 이전에 적절한 자극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뜻이다. 과잉된 교육은 필요 없지만 그러한 자극이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아이가 커서 아인시타인같은 위대한 과학자가 되기는 힘들다. 

 

논리수학의 발달을 위한 부모의 지침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공간지각의 발달을 키워라.

아기는 커가면서 능동적이고 자발적으로 주위 환경에 대한 탐색하며 이를 통하여 자기를 둘러싼 생활공간을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하게 된다. 생후 6개월 정도까지는 아기가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 자기 손이 미칠 수 있는 범위 정도밖에는 되지 않지만, 신체적 발달로 이동운동이 가능해지면 이해할 수 있는 범위는 확장된다. 생후 12개월이 지나면 사물의 크기를 비교하는 능력이 싹트기 시작한다. 24개월 아이는 선의 길이가 1/20 정도라도 다르면 길고 짧음의 차이를 판별할 수 있다. 원의 크기에 있어서도 24개월 아이는 반수 이상 정확한 판단하며, 36개월 아이는 거의 모두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일상적인 놀이를 통하여 공간지각능력을 발달시키는 것은 수학의 뇌인 마루엽 발달에 중요하다.


둘째, 시간을 이해시켜라.

아침에 일어나면 세수를 하고, 낮에는 놀다가, 저녁이 되면 식사 후 잠시 놀다가 잠자리에 드는 것처럼 매일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경험을 통하여 아기는 시간의 흐름을 이해하게 된다. 물론 이러한 시간의 흐름을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시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리기는 하지만 몸으로는 이미 시간의 개념을 익힌다는 것이다. 따라서 놀이 시간, 수유하는 시간, 잠자는 시간 등 매일 반복되는 시간은 규칙적으로 하여 아이가 몸으로 그 시간을 준비할 수 있게끔 할 필요가 있다. 또 생활 속에서 시간을 표현하는 언어도 발달시키자. 연구에 의하면 생후 24개월 아이는 ‘먼저’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으며 36개월이 넘으면 ‘나중에’, ‘어제’라는 표현이 가능하며 이후에는 ‘내일’이라는 표현도 가능하게 된다. 시간 흐름의 인식은 하루하루 일정하게 반복되는 생활 체험과 동시에 그것을 순서대로 표현할 수 있는 언어 습득이 같이 이루어져야 두뇌발달에 효과적이다.


셋째, 수에 대한 개념을 알게하라.

아이는 일상생활에서 ‘수’라고 하는 세계에 둘러싸여 있다. ‘수에 대한 개념’이라고 하는 것은 1, 2, 3의 수사를 단지 소리 내어 읽은 것이 아니라, 하나의 물건, 두 개의 물건, 세 개의 물건 등을 올바르게 세는 것을 의미한다. 아이가 블록을 2-3개 쌓는 것은 이미 18개월이면 가능하지만 블록을 올바르게 셀 수 있는 연령에 36개월은 되어야 하며, 48개월이 되어야 10개정도의 물건을 셀 수 있다. 더구나 아이는 3까지는 숫자로 인식하지 않지만 4부터는 숫자로 인식을 한다. 그 것은 아이가 3까지는 수학의 개념이 없이 세지 않고도 받아들일 수 있지만 4 이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의 개념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가 수의 개념을 키우고 싶으면 아이에게 “하나, 둘, 셋”을 아무리 많이 이야기해줘도 소용이 없다. 4부터 10까지의 숫자를 많이 말하고 관련된 사물을 직접 보여주어야 한다. “엄마가 2분 뒤에 돌아올게”처럼 숫자도 4를 넘지 않고 아이가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을 말하기 보다는 “여기 자동차가 다섯 개 있어”처럼 눈에 보이는 사물을 이용해 4 이상 숫자를 말하는 방식이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넷째, 구체물로 체험하라.

6개월 이전의 아기는 물건을 입으로 가져가서 입체적인 모양을 확인한다. 그러다 아이는 소근육을 사용하여 장난감이나 교구를 끼우고 맞추고 쌓으면서 입체를 확인하고 공간감각을 익히게 된다. 구체물을 탐색하고 조작하면서 분류 비교하고 서열화하는 수의 기초이해능력을 발달시키는 것이다. 구체물을 이용하면 수 개념을 명확하게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조작놀이를 통해 아이들은 집중력과 끈기를 증진시키게 된다. 문제 상황을 끊임없이 탐색하고 극복하는 과정을 통하여 자신감과 자율성의 발달이 된다. 이 과정에서 사고력과 창의력도 생긴다. 구체물을 주의 집중하여 관찰하고, 관찰을 통해 새로운 것을 발견하며, 논리적인 사고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논리수학 계발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보다는 직접 구체물을 관찰하고 조작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것이다.


다섯째, 대화를 통하여 익히자.

아이는 숫자가 쓰여진 그림책을 보여주기 보다는 부모와 대화를 통하여 소리로 숫자를 익히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특히 24개월 이전의 아이는 부모가 대화하듯이 숫자를 이야기해주면 나중에 수를 더 빨리 익혀 훗날 셈을 더 잘 할 수 있다. 어렸을 때 숫자에 대해서 얼마나 많이 들었느냐에 따라서 학교에 들어간 후 수학지식에서 차이가 난다. 부모는 되도록 어릴 때부터 수를 대화를 통하여 가르치는 것이 좋다. 

 

<논리수학 발달을 위한 월령별 육아 포인트>


0-3개월

시각적 관찰을 통하여 모양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구체적인 모양보다는 추상적인 모양을 좋아하는 시기이므로 검은 색이나 붉은 색의 도형이나 사선이 그려진 모빌을 침대 위 25cm 정도의 높이에 달아주어 시선의 초점을 강화하고 집중하는 법을 익히자. 혀나 입술을 통하여 물건의 형태를 인지하는 시기이므로 다양한 것을 빨게 하자.

4-6개월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기대하면서 기다리는 ‘까꿍 놀이’는 원인과 결과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아기의 눈앞에서 손수건으로 장난감을 숨긴 다음 “어디에 숨었는지 찾아볼까?”라고 말하면서 손수건을 들추는 놀이를 통해 눈에 보이지 않아도 대상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7-9개월

딸랑이, 넣고 빼기, 뚜껑 열기, 오뚝이, 촉감 공, 휴지 뽑기, 만졌을 때 소리가 나거나 촉감이 다른 장난감 등의 놀잇감이나 놀이는 공간지각, 원인과 결과 인식을 발달시킨다. 양손을 사용하여 마주칠 수 있으므로 양 손에 딸랑이나 블록을 잡게 하여 자연스럽게 마주치게 하여 공간감각이나 소리의 차이를 알게 하자.

10-12개월

아기는 평평하고 단단한 바닥에서 블록 하나를 또 다른 것 위에 올려놓을 수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아기는 ‘더 많은 것과 ’더 적은‘ 것에 대한 기본적인 수리적 개념을 맛보기 시작한다. 작은 종이 상자 윗면에 블록이나 장난감이 들어갈 만한 크기로 구멍을 뚫어 아이가 장난감을 구멍 안에 집어넣게 하자.

13-18개월

블록으로 탑 쌓기, 종이, 막대기 키 재기 등 일상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물건을 가지고 놀면서 수학 개념을 형성시키자. 아이가 가지고 있는 사탕 중 하나를 더하고 빼는 등의 방법으로 수가 늘어나고 줄어드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다. 아이가 논으로 볼 수 있는 구체적인 대상을 이용해 숫자를 말해주자.

19-24개월

생활 속에서 수를 외는 일이 생겨난다. 맛있는 초콜릿을 줄 때 ‘한 개, 두 개, 세 개’등으로 말하면서 주고 ‘사탕 하나 주세요.’등을 시키면 좋다. 이때는 하나나 둘까지는 알지만 그 이상은 모른다. 걸음마 시기 아이의 숫자 4는 큰 아이들이 이해하는 추상적인 숫자 4의 개념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실생활에서 헤아려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작은 어항, 화분, 돌멩이, 조개 껍질, 돋보기 등 한 번에 모든 재료를 제시하지 않고, 한가지씩 제시할 때 아이와 충분한 상호작용을 하자.

25-30개월

일상생활에서 수를 자주 접하게 하자. 신발의 짝을 찾거나, 아이가 좋아하는 사탕이나 과자 등을 이용해 수 개념을 익히면 더욱 효과적이다. 그림자 붙이기, 모양 만들기, 컵 쌓기, 롤러코스터, 촉감판, 숨은 그림 찾기, 끈 끼우기, 비밀상자 등 색깔이나 모양이 매력적이며, 쉽게 조작해 볼 수 있는 놀잇감이나 놀이를 제공하자. 질문하는 것도 중요한데, 블록을 쌓아서 계단을 만들 수 있는지, 큰 원과 작은 원을 줄 세울 수 있는지 등을 물어보고 아이가 생각할 시간을 주자.

31-36개월

퍼즐 맞추기(5~10조각), 플라스틱 블록, 끈 끼우기, 큰 구슬 옮겨 담기, 지퍼 올리기, 큰 단추 끼우기, 기본도형 자석돌, 같은 그림 짝짓기, 부분전체 그림카드 등의 놀잇감과 놀이를 제공하자. 거울이나 색안경, 잠망경, 촉감상자, 소리상자, 작은 어항, 화분 등 아이에게 친숙하고 단순한 놀잇감도 좋다. 아이는 5까지 셀 수 있으므로 본격적으로 수 세기를 가르치자.

4세

48개월이 되면 10까지 셀 수 있다. 숫자카드퍼즐, 퍼즐 맞추기(10~20조각), 구슬 옮겨담기, 수 막대, 수 게임판, 끈 끼우기, 사물 수와 숫자 짝짓기 등 놀잇감과 놀이를 제공하자. 비교, 분류, 순서짓기 활동을 위한 물체와 그림 자료를 제공하자. 자석, 스포이드, 프리즘, 너트와 볼트, 열쇠와 자물쇠, 관찰 가능한 곤충 등 도구를 이용한 다양한 탐색 활동을 해보자. 빈 병이나 플라스틱 그릇, 나무 젓가락, 열쇠, 머리핀 등 집에서 사용하는 물건으로 수 세기, 숫자 인식뿐 아니라 부분과 전체, 공간, 부피 등을 생활 속에서 자연스레 익히도록 하자. 숫자 카드를 이용해 숫자의 모양과 순서 등을 익히자. 장난감 돈을 사용해 컵 채우기 놀이 등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렇게 숫자를 모두 익힌 뒤에는 덧셈과 뺄셈의 순으로 수학 원리를 알려준다. 이때 숫자를 쓰는 것보다 상점놀이 같은 놀이법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5-6세

만 5세가 되었을 때, 영리한 아이는 아마 4가지의 숫자를 더할 수 있으며, 만 6세까지는 10까지의 숫자를 더할 뿐만 아니라, 5 이하의 수를 뺄 수도 있을 것이다. 처음 남아와 여아는 수리력에서 동등한 속도로 발달하는 것 같지만, 그 후 남아가 공간지각력에서 종종 더 나은 능력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 능력은 모양 그리기나 기계적인 것의 조작법을 이해하는 능력에서 잘 드러난다. 퍼즐 맞추기(15~30조각), 끈 끼우기, 자, 저울, 열쇠와 자물쇠, 리본 묶기, 벨트 끼우기, 도미노, 수게임판, 바둑세트, 막대 그래프, 쌀, 콩 옮기기 등의 놀잇감과 놀이를 제공하자. 각 놀잇감의 사용법이나 활동 순서를 제시한 활동 카드나 관찰 기록 용지를 준비하여 아이가 스스로 피드백할 수 있게 하자. 여러 가지 모양의 자, 온도계, 백과사전, 양팔저울, 자석, 관찰 가능한 곤충, 식물 기르기 등 과학적인 탐구활동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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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및 소아신경과 전문의. ‘부자 아빠’가 대세이던 시절, 그는 “아이 발달에 대해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 말했다. 돈 버느라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하는 아빠 보다는 ‘친구 같은 아빠’가 성공하는 아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빠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아이의 인성은 물론 두뇌도 발달한다. 6살 이전의 아이 뇌는 부모의 양육방법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고 그는 강조한다. ‘베이비트리’ 칼럼을 통해 미취학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제대로 된 양육법을 소개할 계획이다. <아이의 공부두뇌>, <아이의 공부의욕>, <아이가 똑똑한집 아빠부터 다르다> 등의 책을 펴냈다.
이메일 : pedkyh@catholic.ac.kr       트위터 : pedk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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