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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1·만40살 결핵 무료검진 “과잉 치료 가능성” 우려

베이비트리 2016. 03. 28
조회수 4197 추천수 0
시작부터 불안한 ‘결핵안심국가’

“잠복결핵 검진 정확도 60%에 그쳐”
치료해도 발병 가능성 최고 40%나
의무검진보다 접촉자 검사 강화해야
24일 오전 서울 청계천 광통교에서 열린 제6회 결핵 예방의 날 ‘빨간 신발끈 캠페인’ 행사에서 한 시민이 결핵균을 현미경으로 살펴보고 있다. 오른쪽은 결핵환자의 엑스레이 폐사진.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24일 오전 서울 청계천 광통교에서 열린 제6회 결핵 예방의 날 ‘빨간 신발끈 캠페인’ 행사에서 한 시민이 결핵균을 현미경으로 살펴보고 있다. 오른쪽은 결핵환자의 엑스레이 폐사진.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정부가 내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 학생과 만 40살 국민에게 무료로 잠복결핵 검사를 실시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검진에서 가짜 양성이 나와 불필요한 치료를 받다가 결핵약의 각종 부작용에 시달리거나, 잠복결핵을 치료한다고 해도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 오이시디 1위 발병국 오명에 정부 초강수 정부는 지난 24일 ‘결핵 안심 국가 실행계획’을 확정해 발표했다. 이 실행계획은 잠복결핵의 조기 치료를 통해 결핵 확산을 막는 데 중점을 두고, 결핵 발병률이 높아지기 시작하는 15살 전후인 고교 1학년의 경우 내년부터 학교건강검사에서 잠복결핵에 대한 검진을 추가하기로 했다. 또 40살에 받도록 돼 있는 생애전환기 건강진단에서도 잠복결핵 검사를 포함하기로 했다. 이 검진 결과 양성으로 나오면 무료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잠복결핵은 결핵균이 몸에 들어왔으나 질병을 일으키지 않은 상태로, 보균자 10명 가운데 1명가량이 결핵으로 발병한다.

정부가 이런 방안을 내놓게 된 배경에는 우리나라의 높은 결핵 발생률이 있다. 우리나라는 결핵 발생률과 사망률이 인구 10만명당 각각 86명, 3.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1위이며, 오이시디 평균치보다 각각 7배, 5배를 넘는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초반까지 결핵이 감소했지만, 이후 2000년대 중반부터 다시 증가해 오이시디 가운데 ‘결핵후진국’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결핵은 결핵균에 감염돼 주로 폐에 발생해 기침, 가래, 체중 감소 등을 일으키는 질병으로, 환자의 기침 등을 통해 전염되며 보통 세 종류의 항결핵제를 6개월 이상 복용하면 치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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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필요한 치료 남발할 가능성 하지만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는 결핵 분야 한 전문가는 27일 “전염이 가능한 활동성 결핵의 경우 특히 고1 학생과 같이 결핵 감염이 많지 않은 집단에서는 검사 정확성이 61%보다 낮기 때문에, 이보다 감염 가능성이 더 낮은 잠복결핵의 경우 양성이 나온 사람들 10명 가운데 4명 이상은 불필요한 치료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잠복결핵에 대한 치료는 두 종류의 항결핵제를 3개월 또는 한 종류의 항결핵제를 4개월 먹는데, 결핵 약은 간 기능을 해치는 등 여러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이 때문에 질병관리본부와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가 함께 만든 ‘2014년 결핵진료지침’에서도 결핵 환자 가족이나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진 등 결핵 발병 위험이 높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잠복결핵 검사를 하도록 했다.

잠복결핵을 치료한다 해도 여전히 발병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문제다. 한 병원의 호흡기내과 전문의는 “잠복결핵을 치료한 뒤 5년 안에 결핵이 발병하지 않은 가능성이 60~90%에 이른다”며 “잠복결핵을 치료한 뒤 전염성 결핵 환자와 접촉하면 여전히 결핵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잠복결핵에 대한 의무검진보다는 실제 결핵 환자를 완치하고 결핵 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의 발병을 예방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주문했다.

먼저 ‘다제내성’ 결핵환자(여러 결핵약에 내성이 생겨 치료가 힘든 환자)부터 결핵약을 끝까지 먹고 완치했는지 의료진이 직접 확인하는 제도를 현재 국공립병원·보건소에서 민간병원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항결핵제는 6~9개월 이상 먹어야 하는데, 결핵 환자 중에는 약을 거부하거나 약 부작용으로 먹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 환자 가족이나 의료진 등 결핵 환자에 대한 접촉력이 있는 사람에 대해 결핵검사에 동의하고 치료를 받으면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를 도입하면 결핵의 조기 발견 및 치료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박옥 질병관리본부 에이즈결핵관리과장은 “잠복결핵 단계부터 조기 발견과 치료로 결핵 발병을 근원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미국 등 결핵 발병이 적은 나라나 세계보건기구(WHO) 지침에서도 잠복결핵에 대한 적극적인 검사나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결핵진료지침은 관련 전문가들과의 논의를 거쳐 수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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