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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매’ 들까 말까 고민하나요?

2016. 0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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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다옥 교사의 사춘기 성장통 보듬기

우리집 아이들은 내성적인 면이 많다. 타고난 기질이 그렇다고 생각하면서도 한 번씩 걱정과 자책을 하게 된다. 그럴 때마다 ‘내가 너무 엄격하게 키워서 그런가’, ‘아이들을 무섭게 대했나’, ‘나 때문에 기가 눌려서 덜 활발한가?’ 하는 생각이 든다.

돌이켜보면 내가 우리 아이들을 대하고 키우는 방식이 우리 엄마가 나를 키웠던 방식과 유사한 점이 많다. 사랑받는 게 당연하다는 걸 당연하게 알고 자랐을 만큼 친밀감을 주는 엄마였지만, 한편으로는 무서운 엄마이기도 했다. 뭔가 잘못했을 때 막 때리기도 하셨다. 그럴 때는 엄마 그리고 그 순간이 참 무서웠다. 잘못하거나 실수할 때마다 마음이 무너지던 것이나, 혼나던 그 순간 ‘잠시 후면 다 지나가 있을 거야’라며 마음속으로 나 자신을 진정시키고 달래던 게 생각난다. 그래서인지 모르지만 나는 아이들을 때리거나 너무 무섭게 키우고 싶진 않았다. 그런데 그게 생각처럼 잘 되진 않았다. 때리지 않는 것까진 할 수 있었는데, 화를 버럭 내고 짜증을 참지 못한 적은 많다.

상담을 하면서 폭력적인 가정환경이나 부모의 영향으로 상처를 입은 아이들을 많이 봐왔다. 부모의 싸움 틈바구니에서 정신이 쪼개질만큼 불안과 공포를 경험하며 자기 안으로 움츠러들기도 하고, 집밖에서 방황하며 그런 긴장과 두려움을 해소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직접적으로 학대를 당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두려움에 떨면서 “집에 못 들어갈 것 같다”고 말하면서도, “내가 잘못해서 그렇다”고 말하는 아이도 있었다. 이 아이는 평소에는 늘 웃고 다니고 목소리도 커서 잘 드러나지 않았는데, 손톱을 남아나지 않을 정도로 물어뜯었다. “어릴 때부터 하도 이골이 나서 전 그냥 참고 살아요.” 이렇게 말하며 달관한 태도를 보였다. 또 한 아이는 아버지에게 맞는 엄마를 보면서 중간에 막아보기도 하고 같이 도망쳐 나오길 수차례 반복하다 중2 어느 시점부터 혼자서 가출하기 시작했다. 아이의 가출 때문에 만난 어머니는 전형적인 가정폭력 피해자의 모습이었다. 잠시 남편의 눈을 피해 나온 상황이라 불안해했고, 아이를 걱정하며 자책을 하면서도 체념으로 가득했다. 그리고 아이가 사춘기에 들면서 거칠게 변한 모습에 두려움까지 느끼고 있었다. 때론 아이가 엄마에게 욕을 하고 폭력을 행사한다는 이야기도 했다.

실제로 사춘기에 들어서면서 그동안의 ‘불쌍한 엄마’에게 화가 나서 자기도 모르게 욕을 하거나 때리는 아이들을 종종 본다. 폭력을 가하는 아버지를 자신도 모르게 닮아가며 마음속 상처와 좌절을 자신보다 더 약자인 엄마에게 손쉽게 표출하는 것인지, 자신을 그런 악몽 속에서 충분히 보호해주지 못한 엄마에 대한 미움과 분노가 그렇게 새어나오는 것인지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위험과 분노의 격랑 속에서 보호받지 못한 아이가 있다는 것이다. 아이는 그나마 정서적 유대가 있는 엄마에게 폭언과 폭행을 가한 것에 대해 지독한 자괴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 아이는 자기 내면으로 들어가 스스로를 병들게 하거나 집밖을 돌아다니며 위안거리를 찾는다. 두 상황 모두 매우 위험하다.

자녀양육과 관련하여 수많은 원칙들이 있지만, 기본은 변하지 않는다. 아이가 안전하게 보호받고 사랑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양육과정에서 부모들은 아이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적절한 정도라면 ‘사랑의 매’로 즉각적인 교정과 교훈을 주는 것이 괜찮지 않을까 고민한다. 그러나 매가 답인 경우는 없다. 금방 효과가 나타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아이의 마음을 수치심과 분노로 상하게 하고, 관계를 단절시켜 어떠한 훈육도 먹혀들지 않게 된다. 아이는 폭력을 사용해서 남에게 고통을 줘도 된다는 것을 자기도 모르게 배울 수 있다. ‘사랑의 매’는 설사 사랑이 담겨 있다 하더라도 그 사랑을 전달해주지 못한다. 체벌을 통한 고통은 몸에 저장되고 자존감과 같은 마음에 새겨져 ‘나는 맞아도 되는 사람’, ‘맞아야 정신 차리는 사람’이라는 자기이미지를 낳는다. 참 끔찍한 일이다.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고치고 싶다면, 먼저 그 아이의 잘한 행동을 인정하는 게 필요하다. 잘못한 행동에 더 많이 반응하다면 결국 그 행동을 강화시키게 된다. 벌이 필요한 순간도 분명 있다. 그럴 때도 아이 자신이 부모에게 소중한 존재임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부모가 화가 난 채로 벌을 주어서도 안 된다.

윤다옥 한성여중 상담교사·사교육걱정없는세상 노워리 상담넷 소장
윤다옥 한성여중 상담교사·사교육걱정없는세상 노워리 상담넷 소장

가장 가깝고 중요한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들은 타인과 신뢰 관계를 맺는 데도 영향을 준다. 집이 안전하지 않고 부모가 내 편이 아닌 경험을 하게 되면 바깥의 누군가에게도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워진다. 부모가 자기 자신뿐 아니라 아이를 위해서 스트레스 관리를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윤다옥 한성여중 상담교사·사교육걱정없는세상 노워리 상담넷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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