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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커밍아웃’ 괜찮을까요?

양선아 2016. 03. 03
조회수 6407 추천수 0
144053236430_20150827 (1).JPG아이 돌 무렵 남편과 이혼했고, 아이는 이제 7살입니다. 아이를 위해서는 아이 친구 엄마들과 가깝게 지내면서 아이가 친구들과 어울리게 하고 싶은데 참 쉽지 않아요. 직장을 다니느라 엄마들 얼굴 볼 기회는 부족하고 엄마들과 만나면 서로 집안일을 터놓아야 하니 어렵게만 느껴지네요. ‘선입견 갖지 말자’ 하면서도 호사가들의 입담에 오르내리는 것이 끔찍합니다. 아이 친구 엄마들에게 이혼 ‘커밍아웃’ 괜찮을까요? (40살 나홀로맘)  


[양 기자의 워킹맘을 부탁해]
한부모가족으로 산 기자의 경험 담긴 조언…
“엄마와 아이의 심리적 상황”이 중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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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기준 우리나라 이혼율은 인구 1천명당 2.3명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높습니다. 이혼이 늘면서 한부모가족 역시 늘고 있지요. 통계청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의 한부모가족은 2013년 기준 171만 가구, 450만 명입니다. 이는 전체 가구의 9.4%로, 1990년(7.8%)과 2000년(7.9%)에 비해 늘어난 수치입니다.

과거처럼 가정폭력을 당해도, 배우자가 외도를 해도, 성격 차이가 커도 꾹 참고 사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많은 사람이 다른 선택을 한다는 측면에서 이혼이 꼭 부정적인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혼에 대한 편견은 우리 사회에 여전합니다. ‘이혼녀’라는 딱지가 붙는 순간 ‘뭔가 결함이 있는 사람’ 취급을 하고 ‘불쌍한 사람’처럼 대하지요. 한부모가족 아이와는 친구하지 말라는 부모도 있고, 한부모가족의 아이라고 따돌리고 놀리는 아이도 있습니다. 그로 인해 한부모가족들이 느끼는 서러움과 분노는 상당합니다. 그래서 나홀로맘께서 느끼는 두려움이나 어려움은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것입니다.

1456335861_8001686989_20160229.JPG » 한겨레 이정아 기자저희 부모님도 제가 어렸을 때 이혼하셨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어렸을 적에 “아버지 없는 자식이라서 저래”라는 말을 듣지 않으려 무던히도 노력했던 것 같아요. 친정어머니나 저는 친밀한 관계의 사람들에게 한부모가족이라는 사실을 굳이 숨기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런 사실을 허심탄회하게 밝히면 저와 어머니를 진심으로 응원해주고 지지해주는 사람이 더 많았습니다. 어머니는 외지에서 일할 때가 많아 제 친구 엄마들과 교류하지 않으셨어요. 그래서 저는 어렸을 때부터 스스로 친구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었지요.

‘아이와 함께 이혼하기’라는 주제로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야>라는 책을 쓴 김경림씨에게 물었습니다. ‘이혼 커밍아웃’에 대해서요. 김씨는 “아이의 연령별로 다르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10살 이상 아이라면 스스로 친구 관계를 만들어가니 엄마와 아이가 충분히 대화를 나눈 뒤 ‘커밍아웃’할지 말지 결정하면 됩니다. 아이와 엄마가 모두 거리낌이 없으면 밝히고, 숨기고 싶다면 ‘공동 작전’을 펼치면 되는 것이죠.

그런데 문제는 저학년입니다. 엄마가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돼 있어 이혼을 숨길 경우, 엄마·아이 둘 다 거짓말을 능수능란하게 해야 합니다. “아빠는 해외 근무를 한다”거나 “아빠는 지방 근무를 한다”는 식으로요. 그러나 저학년 아이들의 경우 대개 친구들과 친해지면 자연스럽게 들킬 여지가 많다고 합니다. 이럴 경우 호사가들의 ‘먹잇감’이 되기 쉽다고 해요. 김씨는 “모든 사람에게 밝힐 필요는 없지만 아이랑 친밀한 관계라면 엄마가 처음에 느끼는 상처를 감수하고서라도 밝히는 게 상처를 덜 입는다”고 조언했습니다.

황은숙 한부모가족사랑회 회장(유아교육·아동복지학 박사)은 “엄마와 아이의 심리적 상황을 기준에 두고 결정하라”고 조언하셨습니다. 엄마가 이혼한 것에 수치심과 열등감을 느낀다면 아직 준비가 덜 된 상태이니 심리적 건강 회복에 더 관심을 기울이라고요. 같은 처지에 있는 분들과 교류하거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심리적 회복이 더 빠를 수 있다고 합니다.지~잉, 지~잉. 카카오톡 메시지가 뜹니다. “오늘 재원생 오리엔테이션 가시나요?” 7살 아들과 같은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 친구 엄마들의 ‘카톡방’에서 한 엄마가 질문을 올렸습니다. 아뿔싸! 아들의 알림장 확인을 잊었네요. 저는 부랴부랴 ‘카톡방’에 메시지를 남깁니다. “오리엔테이션이 있는지조차 몰랐어요. 일 때문에 못 가는데 어쩌죠? 변경 사항

*여러분, 워킹맘 양 기자와 육아 고민 나누세요. 전자우편(anmadang@hani.co.kr)으로 고민 상담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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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아 한겨레신문 기자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생활의 신조. 강철같은 몸과 마음으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길을 춤추듯 즐겁게 걷고 싶다. 2001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해 사회부·경제부·편집부 기자를 거쳐 라이프 부문 삶과행복팀에서 육아 관련 기사를 썼으며 현재는 한겨레 사회정책팀에서 교육부 출입을 하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더 행복해졌고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저서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존감은 나의 힘>과 공저 <나는 일하는 엄마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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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 http://plug.hani.co.kr/anmad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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