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적금 들거나, 휴대폰으로 쏘거나…저출산이 바꿔놓은 세뱃돈 풍경

베이비트리 2016. 02. 05
조회수 5451 추천수 0
집안에 아이 적어 많은 돈 받아
00550393501_20160205.JPG » kimyh@hani.co.kr
은행 세뱃돈 예적금 상품 내놔

“형님 수준 맞추려니” 부담 늘자
돈 모아 나이별 ‘세뱃돈 정액분배’
모바일 세뱃돈까지 등장하기도
7살 아들을 둔 김주현(37)씨는 6년째 아이의 ‘세뱃돈 적금’을 들고 있다. 아들이 돌이 된 해에 100여만원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해마다 받은 수십만원의 세뱃돈을 모아두기 위해서다. 김씨는 “양가 모두 명절에 어른들이 각각 10여명씩 모이지만, 아이들은 3명뿐이라 세뱃돈이 많아졌다. 제법 큰돈이어서 잘 불려 나중에 교육비로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출산’ 현상이 세뱃돈 풍경마저 바꿔놓고 있다. 직장 다니는 삼촌·이모 한둘한테 물귀신처럼 들러붙어 “세뱃돈 더 달라”고 조르던 대여섯 명의 조카들이, 세월이 흘러 세뱃돈 줄 조카마저 드문 삼촌·이모가 됐다. 저출산은 ‘세뱃돈 받는 사람’보다 ‘세뱃돈 주는 사람’이 더 많아진 시대를 열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조부모와 친척 7~8명이 아이 1명에게 세뱃돈을 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 어린이 예적금 계좌 수는 줄지만 계좌당 금액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입학이나 졸업을 맞는 초중고생은 세뱃돈 ‘수금’을 위해 친척집을 ‘순례’하기도 한다.

세뱃돈이 ‘쌈짓돈’ 수준을 넘어서자 금융회사들도 고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벌인다. 세뱃돈 투자에 적당한 예적금 상품을 홍보하거나 가입 땐 사은품을 제공한다. 케이이비(KEB)하나은행은 올해도 14살 이하 자녀가 가입할 수 있는 적금 상품을 내놓았고, 신규 고객에게 추첨을 거쳐 가족사진 달력 제작권을 제공하고 있다. 케이비(KB)국민은행도 아이들한테 인기가 많은 뽀로로와 터닝메카드 같은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디자인된 세뱃돈용 봉투와 저금통을 만들어 나눠주고 있다.

하지만 세뱃돈을 주는 어른들의 마음이 마냥 즐거울 수만은 없다. 임아무개(40)씨는 설날이 되면 세뱃돈 부담에 남모를 속앓이를 한다. 임씨는 조카들 세뱃돈으로 1인당 1만~2만원이면 적당하다고 생각하는데, 경제적 여유가 있는 처형은 3만~5만원씩 주니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임씨는 “요즘 임금 격차가 사회문제라는데 세뱃돈 줄 때도 그런 기분을 느낀다. 철없는 아이들이 이모부는 왜 세뱃돈이 적냐고 따지고 들어 지난해부턴 빠듯한 살림에도 세뱃돈을 올려야 했다”고 말했다.

‘세뱃돈 인플레이션’에 따른 고충을 해결하려는 궁여지책도 등장했다. 직장인 정아무개(45)씨는 몇해 전부터 형제들끼리 공평하게 돈을 모은 뒤 중고생에겐 10만원, 초등학생에겐 5만원씩을 ‘정액 분배’하고 있다. 정씨는 “형제 중 누군가 세뱃돈 액수를 올리면 형편이 안 돼도 그 액수에 맞춰 무리를 할 수밖에 없는데, 정액 분배를 한 뒤에는 그런 부담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세뱃돈의 형태도 ‘모바일 세뱃돈’이 등장하는 등 세상의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 우리은행은 1일부터 계좌번호를 몰라도 휴대전화 번호만 알면 세뱃돈이나 상품권을 보낼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인 에스에스지(SSG)페이에서 현금으로 사용 가능한 ‘에스에스지 머니’를 보내는 서비스를, 카카오톡도 뱅크월렛카카오 앱을 통해 세뱃돈을 송금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세뱃돈 대신 ‘데이터 쿠폰’을 선물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이수현(16)양은 “앞으로는 바빠서 명절에 모이지 못하는 친척들도 휴대폰으로 세뱃돈을 쏴주면 되니까 세뱃돈 액수가 늘 것 같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베이비트리
안녕하세요, 베이비트리 운영자입니다. 꾸벅~ 놀이·교육학자 + 소아과 전문의 + 한방소아과 한의사 + 한겨레 기자 + 유쾌발랄 블로거들이 똘똥 뭉친 베이비트리,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어 찾아왔습니다. 혼자서 꼭꼭 싸놓지 마세요. 괜찮은 육아정보도 좋고, 남편과의 갈등도 좋아요. 베이비트리 가족들에게 풀어놓으세요. ^^
이메일 : hanispecial@hani.co.kr       트위터 : ibabytree       페이스북 : babytree      
홈페이지 : http://babytree.hani.co.kr

최신글




  • 수포자·영포자들 감긴 눈 뜨게 할수 있을까수포자·영포자들 감긴 눈 뜨게 할수 있을까

    양선아 | 2019. 04. 26

    [뉴스AS] 정부 ‘기초학력 보장 강화’ 정책지난해 국가 수준의 학업 성취도 결과에서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늘면서 기초학력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은 과거 일제고사 형태로 성취도 평가를 할 때 초등학생들이 시...

  • 키는 안 크고 몸무게는 늘고 식습관은 안 좋고…학생들 건강 ‘적신호’키는 안 크고 몸무게는 늘고 식습관은 안 좋고…학생들 건강 ‘적신호’

    양선아 | 2019. 03. 28

    국내 초·중·고등학생들의 키 성장세는 주춤한 반면 몸무게는 늘어 비만율이 높아지는 ‘적신호’가 켜졌다. 중·고등학생 다섯명 중 한명은 아침 식사를 거르는가 하면, 주 1회 이상 패스트푸드를 먹는다고 답한 고등학생이 무려 80.54%에 이르는 등...

  • 1월 출생아 4년 만에 1만명 줄어…범정부 인구정책 TF 구성1월 출생아 4년 만에 1만명 줄어…범정부 인구정책 TF 구성

    베이비트리 | 2019. 03. 27

    ‘1월 인구동향’ 1월 출생아수 3만3백명 기록2015년 4만1900명 뒤 해마다 역대 최저치인구 1천명당 출생아 6.9명으로 7명대 져통계청 장래인구 특별추계 발표 예정에 이어관계부처·연구기관 ‘태스크포스’ 구성하기로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영유아 자기조절력은 부모 양육방식에 좌우영유아 자기조절력은 부모 양육방식에 좌우

    베이비트리 | 2019. 03. 25

    아이 아빠가 2~3살 아이들에게 자꾸 스마트폰을 보여줘요Q. 3살과 2살 연년생 남매를 둔 가정주부입니다. 남편과 양육관이 달라 고민입니다. 특히 스마트폰 문제로 다툴 때가 많습니다. 남편에게 아이들과 놀아주라고 하면 주로 스마트폰을 보여줍니...

  • 한유총 차기 이사장 선거, ‘이덕선의 후예’ 김동렬 단독 출마한유총 차기 이사장 선거, ‘이덕선의 후예’ 김동렬 단독 출마

    양선아 | 2019. 03. 20

    동반사퇴 제안했다가 철회하고 단독출마 ‘유아교육법 시행령 반대’ 등 강성 기조 개학연기 투쟁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한유총의 차기 이사장 선거에 ‘이덕선 현 이사장의 후예’로 꼽히는 김동렬 수석부이사장이 단독 출마하기로 했...

인기글

최신댓글

Q.아기기 눈을깜박여요

안녕하세요아기눈으로인해 상담남깁니다20일후면 8개월이 되는 아기입니다점점 나아지겠지 하고 있었는데 8개월인 지금까...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