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교육

최고의 양육법은 부부의 행복

권오진 2015. 12. 29
조회수 9311 추천수 1

151227_1.png » 권규리 단국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아들이 초등학교 6학년 때, 아내와 말다툼이 있었다. 그러자 아들은 나의 팔소매를 끌면서 아빠, 저와 잠깐 나갔다가 오시죠라고 한다. 그래서 아들과 나가서 당구 치고 반나절 만에 집에 돌아왔다. 반나절이 지나니 아내는 흥분이 사라지고 평범한 일상이 되었다. 이런 아들의 태도는 부부싸움을 하면 남자가 도망가라는 아빠의 말을 상기하고 그대로 실천한 것이다

85.jpg딸이 대학교 1학년 때, 아빠, 저 결혼 일찍해도 되요?”라고 묻는다. 그래서 아빠는 네가 일찍 결혼하는 것 찬성한다. 네가 마음에 드는 남자라면 애꾸눈을 데리고 와도 허락한다라고 했다. 그리고 말미에 네가 선택했으니 모든 책임은 네가 져야 한다라고 했다. 아들은 한술 더 떠 고 3, 일찍 결혼하고 싶다고 말한다. 두 아이의 이런 표현을 볼 때, 그래도 아이들의 눈에 부모가 함께 사는 모습이 긍정적으로 보였나 보다

거기에는 몇 가지의 비결이 있는데 아래와 같다.  

 

1. 먼저 모범 보이기

아내는 재작년에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일주일에 두 번 영어 선생님이 집으로 찾아왔다. 책도 여러 권을 구입했다. 평소의 소원이 영어회화를 잘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6개월 만에 용두사미가 되었다. 나는 2년이 넘게 매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중국어 독학을 하고 있다. 돈도 들이지 않고, 선생님이 없어도 스스로 중국어 공부를 했다. 중국 사람을 만나면 대충 이야기도 할 수 있다. 이것을 본 아내는 나의 꾸준함에 항상 고개를 숙인다. 내가 먼저 성실함을 보였기 때문이다.

 

2. 성격

이혼하는 사람들의 60% 이상이 성격차이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 부부는 성격이 극과 극이다. 특히 아내는 방콕이다. 밖에 나가기를 싫어하며, 집에 있기를 좋아한다. 심지어 처갓집에서 잠을 자는 것도 불편해한다. 나는 역마살이 끼었나보다. 대학교 때는 사진을 찍으러 전국을 다녔고, 지금은 강의하러 전국을 다닌다. 우리는 서로의 성격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살았다. 사실 이혼을 하는 원인의 핵심이란 성격차이가 아니라 상호 신뢰가 무너진 것이라고 여겨진다. 신뢰란 무엇인가? 상대방의 동선과 행동을 내가 대충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자주 어긋나면 신뢰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나는 집에 일찍 들어가는 날이면 일찍 들어간다고 전화하고, 늦게 들어가면 늦게 들어간다고 말한다. 신뢰가 이루어지기 위하여 배우자에게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 말하면 된다.

 

3. 밥먹기 놀이

아내와 최고의 놀이는 밥먹기 놀이. 시간이 좀 있으면 아내에게 전화를 건다. 그리고 시간되면 밥먹을까?’라고 제안한다. 그러면 대부분 수용하고, 아내가 좋아하는 한식으로 외식을 한다. 한끼 외식을 하면 한끼 밥상을 차리지 않아도 되는 보너스가 있어서 아내가 더욱 좋아한다. 그런데 이 놀이야말로 남녀노소를 통털어서 관계 개선을 위한 최고의 놀이다. 원래 밥먹기란 싫어하는 사람과는 불가능하다. 혹시, 부득이하게 마주보고 먹게 되면 감정의 샘이 막혀서 체한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놀이는 바로 밥먹기 놀이다. 매일 할 수 있으며, 오랫동안 함께 할 수 있다. 이 놀이의 가장 큰 장점은 밥을 먹으면서 상대방의 눈을 볼 수 있다. 사랑하는 사이에는 늘 상대방의 눈을 보고 싶기 때문이다. 연인이 하루 종일 함께 있으면 절반 이상이 먹는 이야기다.

 

4. 배려

아내가 일년 중 가장 힘든 시기는 김장과 명절이다. 공통점이라면 평소에 비해서 많은 에너지를 단기간에 소모하기에 힘이 든다. 그래서 때론 몸살이나 후유증을 앓기도 한다. 4년 전부터 지인이 김장을 할 때, 오전에 가서 3시간 만에 김장을 마치는 시스템을 만들어주었다. 아내는 뛸 뜻이 기뻐했다. 명절의 경우, 보름 전에 아내와 명절에 대하여 상의를 한다. 그리고 내가 도와줄 것을 사전에 접수하고 일을 처리해주었다. 그러자 아내의 걱정은 훨씬 줄어들었다. 이는 심리적인 배려이며, 육체 노동을 줄이는 배려이기도 하다.

 

5.소통

결혼하면 남자들의 가장 취약점이 바로 아내와의 소통일 것이다. 공간지각능력이 발달한 남자와 인지능력이 발달한 아내와의 간극이 생기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노련하지만 결혼 초에는 나도 이 부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런데 소통의 핵심이란 아내가 말을 하려고 하면 바로 들어주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특히,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가 아내가 말을 하려고 하면 즉시 폰을 보지 말고 들어주어야 한다. 그런데 남편이 피곤한 경우에는 다르게 대처를 해야한다. ‘오늘은 피곤하니 5분만 들을께라고 시간을 정해주면 유익하다. 소통이란 말을 많이 하는 것이 아니다. 바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이란 말과 같이 집중해서 들어주면 소통의 문이 저절로 열린다.

 

6. 기념일 선수치기

아내의 생일, 결혼기념일, 장인, 장모 생신 챙기기 등은 선수치기를 하면 투자대비 효과가 만점이다. 아내의 생일 한 달전이라면 아내를 불러서 한 달 후에 당신 생일인데 내가 얼마를 줄테니 당신이 좋아하는 물건 골라봐라고 한다. 또는 한 달 후에 장인 생신인데 내가 얼마를 줄테니 당신이 선물을 알아봐라고 한다. 그 순간, 한 달 동안 아내의 잔소리는 현저하게 줄어든다. 바로 남편에게 크나 큰 배려를 받았기 때문이다. 어차피 기념일에 쓸 돈은 일정하게 정해져 있다. 하지만 동일한 돈이라도 시간을 앞당기면 커다란 선물이 된다.

 

7.폭력금지

나는 아내를 때린 적이 없다. 그런데 요즘 남편의 폭력이 원인이 되어 이혼하는 비율도 높다. 무엇보다 남편이 아내를 때리는 순간, 아내는 남편에 대한 자존감이 상실되기 때문이다. 이건 아이들의 체벌과 비슷하다. 한 번 때리기 시작하면 반복적이 되고, 점점 매의 강도가 높아져간다. 그래서 체벌은 곧 폭력이다.

 

8. 각 방 금지와 위치

우리는 결혼을 하면서 각방 금지를 약속했다. 그리고 25년이 지나도 지금도 그 약속은 유효하다. 서로 말다툼을 하는 경우라도 한 침대에서 등을 맞대고 잔다. 물론 각방 쓰기의 유익한 점이 있지만 각방 금지의 장점이 더욱 많다. 그것은 바로 소통의 문이 항상 열려있음을 말한다. 요즘 각방 쓰는 부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한 번 각방 쓰기를 시작하면 다시 합치기는 난망하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 또한 아이가 태어나면 잠자는 위치가 중요한데, 아빠-엄마-아이로 해야 하며, 2명일 경우에는 아빠-엄마-작은 아이-큰 아이 순으로 해야한다.

 

9. 팁주기

출근을 하려고 구두를 신고 있다. 그런데 구두가 더럽다. 그러자 아내는 솔을 사용하여 잽싸게 닦아준다. 그 순간,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잔돈을 꺼내서 아내에게 200원을 준다. 그러면서 팁이야라고 한다. 그 순간 아내의 웃음이 빵 터진다. 때론 주머니에 있는 동전 3,000원을 준다. 그러면 환호를 한다. 지난 10월 달에는 옥상정원에 과꽃이 활짝 피었다. 아내는 매일 과꽃 노래를 흥얼거렸다. 잠을 자기 전, ‘과꽃 노래를 불러봐라고 하자, 즉시 노래를 부른다. 노래가 끝난 후, 주머니에 있던 잔돈 2,000원을 준다. 그리고 팁이야라고 한다. 아내는 빵 터진다. 여자들은 작은 성의에 감동한다.

 

10.빵놀이

이 놀이는 아이들이 초등학교 때 수없이 써먹던 놀이다. 아이들에게 빵을 사간다고 하고 집에 빈손으로 들어간다. 그 순간, 아이들은 아빠의 손을 보지만 빵이 없다. 그러면 급 실망한다. 하지만 1분후 빵을 사온다고 말하며 신발장속에 숨겨 둔 빵 봉지를 꺼내서 준다. 그 다음에 이 놀이를 하면 아이들은 신발장이나 현관 앞 계단 등을 수색하는 놀이다. 작년 겨울에는 아내와 자주 이 놀이를 했다. 빵을 사간다고 말하고 집에는 빈손으로 들어간다. 그 모습에 아내는 온 몸 수색을 한다. 현관과 신발장을 찾아도 찾을 수가 없다. 나중에 빵을 침대 위에 놓으며 빵을 사왔다고 말한다. 그러면 아내는 빵 터진다. 빵을 숨긴 곳은 바로 모자 속, 양말, 뒷 허리에 숨겼기 때문이다. 요즘도 집에 도착해서 부스럭 소리가 나면 아내가 달려온다. 그리고 오늘, 빵 사왔어?’라고 묻는다. 나는 아니라고 해도 아내는 형사 콜롬보의 눈빛으로 바라보며 채근한다. 정말 아내가 원하면 늦은 시간이라도 함께 빵집에 다녀온다.  

87.jpg 요즘은 맞벌이 부부가 많아 아이를 잘 키우기가 더욱 힘든 세대가 되었다. 한 세대 전에는 아이들은 골목길에서 아이들끼리 놀았지만 이제는 그런 환경이 모두 사라졌고, 그 결과 그 몫은 부모에게 커다란 짐이 되었다. 그런데 맞벌이를 하다 보니 부부가 모두 피곤하다. 그런데 아내의 가사분담율이 80%가 넘는다고 한다. 아내가 심각할 정도로 힘이 든다는 뜻이다. 그런데 아빠들이 아이와 놀아주지 않는다면 아내는 육체적, 심리적으로 심각한 스트레스가 되며 이는 곧 부부의 화목이 깨지는 원인이 된다. 그래서 내가 강조하는 말은 남편이 아이와 잘 놀아주어야 한다. 그것이 곧 아내를 가장 사랑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특히, 아내가 가장 힘든 것은 아이의 목욕시키기다. 이거 마치고 나면 아내들은 파김치가 되기 십상이다. 그러므로 아이의 목욕시키기는 남편들이 전담을 해야 한다.  

 86.jpg나는 두 아이를 키우면서 5,000가지의 놀이 디베이스를 만들 정도로 많은 놀이를 해주었고, 아들과는 200번 이상의 전국여행을 다닐 정도로 함께 했다. 그래서 두 아이들이 홀로서기도 잘 진행되고 있다. 아이들과 잘 놀아주고, 여행을 많이 다니면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실, 부부의 화목함이 아이들과의 놀이보다 선행되어야한다. 만일, 부부싸움을 자주 하는 모습을 아이들이 봤다면 과연 지금과 같은 아이들의 성품이 이루어졌을까를 생각해본다. 정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부모는 아이들에게 있어서 최초의 선생님이요, 스승이다. 그리고 아이들이 학습하는 방법은 따라쟁이다. 엄마가 책을 읽으면 아이도 곁에서 책을 읽고 싶어하고, 아빠가 야구를 재미있게 보면 아이도 곁에서 그런 모습을 따라서 한다. 부모가 하는 일거수일투족을 보면서 따라한다. 그러면서 언어를 비롯하여 다양한 인성도 체득한다. 그래서 아이들의 성품을 보면 그 부모의 성품은 저절로 알 수가 있다. 이제 내 아이를 정말 잘 키우려는 마음보다 부부가 정말 행복하게 살았나, 그리고 앞으로 그렇게 살것인가에 대하여 초심을 점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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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진
아빠학교 교장. 행복가정연구소장. sbs ‘우아달’ 자문위원. 아빠가 하루 1분만 놀아줘도 좋은 아빠가 될 수 있다는 ‘1분 놀이’의 달인이다. 13년간 광고대행사 대표로 재직하다 IMF 때 부도가 난 뒤 그저 아이들이 좋아 함께 놀아주다보니 아빠놀이 전문가가 되었다. 놀이는 아빠가 아이에게 주는 최고의 사랑이자, 아빠와 함께 하는 놀이를 통해 15가지 인성 발달뿐 아니라 9가지 신체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저서로는 <아빠의 놀이혁명>, <아빠의 습관혁명>, <아빠학교>, <아빠가 달라졌어요>, <아빠 놀이학교>, <놀이만한 공부는 없다> 등이 있다.
이메일 : bnz999@hanmail.net      
블로그 : http://cafe.naver.com/swd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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