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교육

두근두근, 즐거운 겨울철 놀이

권오진 2011. 12. 26
조회수 7816 추천수 0

111224.jpg » 권규리 단국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일요일 아침, 아들이 아빠를 외치며 갑자기 안방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거실로 나오라며 손을 잡고 끌어 당긴다. 창밖을 보니 많은 눈이 쌓였음이 한눈에 보였다. 그러면서 함께 나가자고 한다. 그래서 아침을 먹고, 즉시 아파트 공터로 나갔다. 이미 아이들이 눈사람을 만들고 있다. 그래서 우리 부자도 만들기 시작했다. 둘이 힘을 합치니 금방 대형 눈사람이 완성되었다. 아들은 금방 돌아오겠다고 하며 엄마를 모시고 온다. 그리고 가족사진, 표정사진을 찍었다. 


이제 집으로 가려고 하는데 아들이 다가와서 “아빠, 미끄럼틀을 만들어요”라며 제안을 한다. 그래서 그 방법을 물었더니 눈사람을 부수어서 비스듬히 만들면 된다고 한다. 그 말에 동의하고 즉시 눈사람을 부수고 길이 2미터 정도의 미끄럼틀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주위에서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을 하던 아이들이 다가와서 무엇을 하느냐고 관심있게 묻는다. 그래서 상황을 말했더니 자기들도 도울테니 함께 만들자고 제안을 한다. 


즉시 동의하고 대형으로 만들기를 시작했다. 아이들도 이미 만든 눈사람을 부수고 그 조각을 계속 가지고 왔다. 그랬더니 미끄럼틀은 점점 대형으로 변해서 길이가 무려 5미터, 처음 타는 곳의 높이는 1미터가 넘었다. 필자는 그저 만드는 법을 알려주고 아들과 아이들이 스스로 만드는 과정을 곁에서 지켜봤다. 드디어 완성이 되었다. 그런데 그 끝에서 또 무엇을 만들고 있다. 알고 보니 눈계단을 만들고 있다. 이제 진짜 완성이 되었다. 아이들은 기본자세로 한 두 번 타보더니 이젠 업드려서 탄다. 아니, 이젠 거꾸로 누워서 타고 있다. 또한 두 명이 동시에 타기도 한다. 그러면서 웃음소리는 점점 커진다. 하늘에서는 눈발이 계속 날리고 있다.

 

01.jpg 눈이 오는 날에 연을 날려보신 적이 있나요? 하늘에서 눈가루가 쏟아질 때의 연날리기를 해보시라. 환상의 장면이다. 딸이 초등학생이던 어느 겨울, 거실에서 방패연을 만들었다. 미리 창호지 전지를 사다놨고, 대나무를 구해놨다. 먼저 밥을 천에 넣고 으깬다. 이게 전통 풀이다. 그리고 대나무는 칼로 갈라서 대충 다듬고 아이들에게 준다. 그러면 페이퍼로 문질러서 곱게 만든다. 이젠, 대나무 살을 천에 넣어서 천천히 꺼낸 후, 창호지에 붙이면 형태가 완성된다. 또한 아이가 그린 태극무늬는 연의 상단에 붙였다. 이제 마지막으로 실을 묶어서 균형을 잡아서 마무리를 했다. 그리고 아이들과 학교 운동장에 가서 날리기 시작했다. 아이가 30미터쯤 연을 들고 가서 아빠가 올리라는 신호와 동시에 연을 올렸고, 연줄을 감으니 하늘로 오르기 시작한다. 하늘에서는 눈이 휘날리고, 대형 방패연이 하늘을 날으니 아이들은 함성을 지른다. 연줄을 풀었다, 감았다를 반복하니 연은 하늘에서 춤을 춘다. 아이들은 서로 자기도 해보겠다며 저절로 떼가 나온다.


아이들과 최고의 겨울놀이 추억은 눈으로 이글루 만들기였다. 이글루란 북극 에스키모인의 주거지이며 겨울철 눈 속에 고립되었을 때의 비상 숙소이다. 눈이 몇 칠 동안 내리더니 제법 수북하게 쌓였다. 그 것을 보고 이글루가 상상이 되었다. 그래서 궁리를 하다가 생각이 정리가 되었다. 아이들을 불러놓고 이글루를 설명하고 눈으로 만들려는 생각을 말했더니 대환영을 하며 펄쩍 뛴다. 그 당시 아파트 1층에 살았기에 베란다 앞 쪽에서 만들기로 했다. 준비물은 3키로짜리 빈 플라스틱 고추장통과 막대기다. 


우선 역할분담을 했다. 아이들은 눈을 퍼다가 아빠에게 갖고 오면 된다. 그러면 그것을 통에 넣고 나무로 눌렀다. 그리고 탁탁 쳐서 꺼내면 눈벽돌이 탄생했다. 아이들은 피곤함도 모르는 듯 많은 눈을 가지고 왔으며 눈벽돌이 점점 많아져서 100개가 넘었다. 이제 벽돌을 쌓으면 완성이다. 아이들과 함께 하나씩 쌓기 시작했다. 그런데 혹, 무너질 것이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주전자에 물을 가지고 와서 약간 묻히며 쌓았더니 더욱 단단하게 붙었다. 그리고 벽돌 사이의 틈새는 눈으로 마무리를 하였다. 이제 완성이 되었다. 정말 책에서 봤던 이글루가 완성이 되었다. 아이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그리고 서로 들어가겠다고 난리다. 혼자는 그 속에서 편하지만 둘이 들어가면 그야말로 빈틈이 없다. 그래도 둘이 들어가서 좋다고 싱글벙글이다. 이런 눈에 대한 추억도 벌써 10년이 훌쩍 지나갔다.

 

겨울이 되면 춥다. 그런데 겨울보다 더 추울 때는 사실, 첫 추위가 오는 11월 말 경이다. 1월이 되면 이미 몸도 추위에 대한 내성이 생겨서 덜 춥다. 추위가 오면 엄마들이 바빠진다. 아이들이 감기에 걸릴까봐 옷도 두툼하게 입히고 외출도 꺼린다. 그럼 춥다고 집에만 있으면 건강할까? 그렇지도 않다. 오히려 방어능력이 현저히 떨어져서 조그만 추위에도 감기에 걸리기 쉽다. 가끔 야외에서 땀이 난다고 잠시 옷을 벗는 순간, 찬바람을 맞으며 감기에 걸리거나, 거실에서 얇은 옷을 입고 있다가 잠깐 현관밖에 나갔다가 금방 돌아와도 감기에 쉽게 노출된다. 그러므로 엄마의 입장에서 추위란 피하는 것이 건강할 수 있는 상책이라고 생각을 하는 듯하다. 


그러나 그렇게 아이를 키우다보면 결국 추위에 대한 내성이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 사람의 몸은 그 자체로 치유 능력이 있으며 추위를 많이 접할수록 내성이 생긴다. 지난달, 일본에서 10년을 살았던 칠순의 처이모를 제주도에서 만났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하다가 건강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 일본에서는 겨울방학 전까지 초등학생이 반바지를 입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국가의 교육정책으로서 아이들의 복장을 규제하며, 이는 추위를 이기는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그렇다. 추위란 무작정 피하는 것이 아니라 평상시에 추위와 친해지는 다양한 놀이가 건강한 자녀로 키울 수 있다.

 

03.jpg겨울철 놀이는 다양하다. 겨울방학 때 당일이나 1박 2일로 이미 검증된 축제에 참가를 해보자. 강원도 인제의 빙어낚시, 강원도 화천의 산천어축제, 경기도 가평군의 자라섬 싱싱 겨울축제, 강원도 평창의 송어축제, 강원도 대관령의 눈꽃축제, 경기도 백운계곡 동장군축제 등이 있다. 아이가 고학년이라면 카트나 4륜 오토바이를 탈 수도 있으며 경기도 화성에는 경비행기탑승체험을 하는 곳이 있다. 비행기를 타고 지상에서 300미터 위를 날아보자. 바쁜 아빠들이라면 반나절 놀이도 많다. 그저 가까운 눈썰매장을 가면 된다. 또한 지자체에서 스케이트장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도 있다. 비용을 들이지 않으려면 아이와 가까운 산에 오르는 것도 좋다. 중,고등학생 자녀가 있다면 1000미터 이상의 산에 도전해보자. 그러면 나무에 핀 눈꽃을 볼 수도 있다. 


또한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의 문화강좌는 매우 유익하다. 일단 비용이 매우 저렴하며 수준 높은 강사들이 진행을 한다. 그 내용도 만들기부터 가족프로그램까지 다양하다. 그럴 시간도 없다면 눈이 오면 아이와 바깥으로 나가자. 기본으로 눈사람을 만들 수 있으며 눈싸움도 할 수 있다. 비료푸대만 있다면 즉석에서 썰매가 된다. 그리고 눈으로 공을 만들면 주고 받기를 할 수 있다. 또한 아이가 좋아하는 격파도 할 수 있는데, 주먹격파, 니킥격파, 엉덩이 격파, 헤딩격파, 발로 격파를 할 수 있다. 막대기가 있다면 야구가 가능하며 눈 위에 글이나 그림, 숫자를 쓸 수 있고, 눈을 이용하여 자동차, 비행기, 구름, 토끼 등의 부조도 만들 수 가 있다.

 

02.jpg놀이도 시대에 따라 변하고 있다. 옛날의 겨울놀이는 팽이, 연, 얼래, 썰매 등 만들기를 많이 했다. 또한 비석치기, 땅따먹기, 줄넘기, 오징어놀이 등 아이들끼리 함께 하는 놀이였다. 그러나 지금은 연을 만들려고 해도 창호지와 대나무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바로 시대에 맞지 않는 놀이가 되었다. 요즘의 놀이는 자칫, 아이들의 눈요기만 하는 관람놀이에 치우칠 수가 있다. 그러나 겨울놀이는 무엇보다도 야외에서 체험놀이가 메인이 되어야 한다. 온 몸을 움직이며 부딪히는 놀이가 필요하다. 그랬을 때, 아이들의 몸은 추위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추위와 함께 하며, 또한 저절로 추위를 이겨내는 내성이 생겨서 건강한 신체가 된다.

 

부모는 아이를 사랑한다고 아이를 밖에 내보내려고 하지 않는다.

추운 겨울, 집에 있는 것이 건강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럴수록 아이의 몸은 저항력이 약한 약골로 만들기 쉽다.

그것은 부모의 잘못된 사랑이다.

추울수록 아이와 야외로 나가보자.

추위를 친구삼아 즐겁게 놀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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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진
아빠학교 교장. 행복가정연구소장. sbs ‘우아달’ 자문위원. 아빠가 하루 1분만 놀아줘도 좋은 아빠가 될 수 있다는 ‘1분 놀이’의 달인이다. 13년간 광고대행사 대표로 재직하다 IMF 때 부도가 난 뒤 그저 아이들이 좋아 함께 놀아주다보니 아빠놀이 전문가가 되었다. 놀이는 아빠가 아이에게 주는 최고의 사랑이자, 아빠와 함께 하는 놀이를 통해 15가지 인성 발달뿐 아니라 9가지 신체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저서로는 <아빠의 놀이혁명>, <아빠의 습관혁명>, <아빠학교>, <아빠가 달라졌어요>, <아빠 놀이학교>, <놀이만한 공부는 없다> 등이 있다.
이메일 : bnz999@hanmail.net      
블로그 : http://cafe.naver.com/swd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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