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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과정 속 우리 아이 마음 들여다보기

양선아 2015. 09. 01
조회수 3310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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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야
김경림 지음/마리네 삼층집 펴냄·1만4천원

‘아이와 함께 이혼하기’란 부제가 달린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야>는 이혼했거나 이혼을 하려는 부모만이 읽어야 하는 책은 아니다. 진정한 가족은 무엇인지, 아이들의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또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을 용기있게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야 한다.

저자 김경림씨는 <에이디에이치디(ADHD)는 없다>라는 책을 써서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이 책에서 그는 에이디에이치디(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진단을 받은 아이와 함께 생활하면서 학교나 사회가 이 질병에 대해 실제보다 얼마나 부풀리고 약물을 오남용하는지 고발했다. 전작이 에이디에이치디에 대한 고발적 성격이 강했다면, 이번 책은 이혼 과정에서의 자신의 경험과 상처 있는 사람들이 겪는 일반적인 심리 과정을 씨줄과 날줄처럼 잘 구성한 에세이에 가깝다.

이혼 뒤 김씨는 일단 어떻게든 아이와 함께 살아내야 한다는 생각에 아이를 씻기고 재우고 유치원에 보내면서 위장된 평화를 애써 유지했다. 아이는 너무 어려서 아무것도 모를 거야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이는 너무 힘들었다. 자기가 어떻게 될지, 왜 이런 일이 내게 일어났는지, 또 그런 마음을 누구에게 말해야 할지 모른 채 혼자 고립됐다. 김씨의 아들은 초등학교에 들어가 학교 창밖만 쳐다보고 서서히 웃음을 잃어갔다. 이런 과정 속에서도 김씨는 자기연민, 고통, 불안이라는 불행 3종 세트에 점령당해 아이에게 “엄마를 왜 이렇게 힘들게 하느냐”고 소리질렀다. 이혼 가정의 아이라고 학교 선생님에게 말하면 편견을 가질까봐 말하지 않았는데, 선생님은 아들의 무기력과 우울을 에이디에이치디 증상으로 오해했다. 아들의 친구들은 “넌 아빠가 없잖아”라고 놀리고, 신발주머니를 감추고, 싸움을 걸고, 누명을 씌웠다. 이런 고통의 나날 속에서 김씨는 어느날 자신의 마음속에서 ‘살고 싶다, 살고 싶다’라는 목소리를 들었다. 두려움을 피하는 선택이 아닌 바라는 것은 선택하는 삶으로 전환했다. 자신이 이혼했다는 사실 때문에 스스로에 대해 피해자 캐릭터로, 또 무언가 완전하지 않은 결핍된 존재로 상정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그런 깨달음의 과정 속에서 그는 아이를 대안학교로 옮겼고, 하던 일도 그만뒀다. 그리고 자신이 일생에서 가장 하고 싶었던 유럽 여행을 아이와 함께 떠났다. 익숙하고 견딜 만한 고통에서 벗어나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선택하니, 그에게는 새로운 삶이 가능했다.

어디 가서 속 시원히 털어놓고 마음 편하게 울 데가 없어 가장 힘들었다는 그는 이제 ‘마리네 삼층집’이라는 부모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혼이라는 상실 뒤 누구보다도 처절한 애도의 시간을 거친 그는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담은 이 책과 함께 자신처럼 마음이 아픈 사람들에게 마음을 내어주는 치유사로서 나섰다.

양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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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아 한겨레신문 기자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생활의 신조. 강철같은 몸과 마음으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길을 춤추듯 즐겁게 걷고 싶다. 2001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해 사회부·경제부·편집부 기자를 거쳐 라이프 부문 삶과행복팀에서 육아 관련 기사를 썼으며 현재는 한겨레 사회정책팀에서 교육부 출입을 하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더 행복해졌고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저서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존감은 나의 힘>과 공저 <나는 일하는 엄마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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