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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만 써서 글 이해 못한다?…한국 청소년 독해력 세계1~2위

베이비트리 2015. 08. 13
조회수 2966 추천수 0
'초등교과서 한자 병기’ 토론회 열려
“한자 병기 세대보다 독해력 더 높아”
사교육 업체 등 ‘한자 병기 로비’ 의심
작년 이후 관련 학원 우후죽순 늘어
교사 1000명 “절대 반대” 선언문 발표
1964년 국민학교(현 초등학교) 6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 사진 한글문화연대 제공
1964년 국민학교(현 초등학교) 6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 사진 한글문화연대 제공
“한글 전용 탓에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문해력·독해력)이 낮다는 건 한자 교육 강화론자들이 조작한 거짓말이다. 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서 한국의 15살 독해력은 세계 1~2위다. 국제성인역량평가에서도 한국 16~24살 독해력은 22개 회원국 중 3위다.”

이건범 사단법인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는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초등 교과서 한자 병기와 초등학교용 적정 한자 제시는 필요한가?’ 토론회에서 이렇게 밝혔다.

한자 교육 강화론자들은 ‘한글 덕분에 글자를 읽지 못하는 단순 문맹률은 낮지만, 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실질 문맹률이 높다’고 주장한다. 교육부가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 병기’를 추진하는 주요 근거다. 이 이사장은 “한국의 55~65살 읽기 능력은 국제성인역량평가 22개 조사국 가운데 20위였다. 독해력이 낮은 층은 한글(전용) 세대가 아니라 한자(병기) 세대”라고 반박했다.

한글 단체와 교육계에선 ‘한글 전용 정책 포기’의 배후에 국한문혼용론자와 사교육 업계의 로비가 있으리라 의심한다. 초등교육과정연구모임은 토론회에서 “초등 한자 교육의 필요성은 2002년 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의 건의문에서 시작됐다”며 “이 단체는 현재 한자급수인증시험을 공동 후원하고 있다”고 짚었다.

토론회를 주최한 국회의원들도 한자 사교육 확대를 우려했다. 도종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한국직업능력개발원 통계를 보면, 한자 자격시험 83종 중 31종은 교육부가 초등 한자 병기를 추진키로 한 지난해 이후 신설됐고 관련 학원도 늘고 있다”고 짚었다.

정부의 한자 강화 정책은 이미 초등학생의 학습 부담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2008년 학생 생활기록부에 국가공인자격을 기입하도록 했는데, 한자자격시험도 포함된다. 그 결과 2009년에만 37만명의 초등학생이 한자자격시험을 치렀다. 전체 초등학생 367만명의 10%다.

‘초등 교과서 한자 병기 반대 국민운동본부’는 이날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초등 한자 병기에 반대하는 교사 1000명의 선언문을 발표했다. 교사들은 “초등 교과서 한자 병기는 어린이의 기초적인 언어 학습과 사고 발달에 장애를 초래할 수 있어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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