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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열 중 넷’ 이미 수학 포기

베이비트리 2015. 07. 23
조회수 1415 추천수 0
‘수포자’ 첫 전국 실태조사

중3 46.2%·고3 59.7%도
“어렵고 공부할 양 많기 때문”
‘잠자는 수학교실’ 사실로
서울 시내 한 대형 서점에 비치되어 있는 초등학교 수학 참고서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서울 시내 한 대형 서점에 비치되어 있는 초등학교 수학 참고서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학교에서 수학 배우기를 단념한 ‘수포자’(수학 포기자)가 초등학교 6학년생의 36.5%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포자’는 중3의 46.2%, 고3의 59.7%에 이른다. 상급 학교에 진학할수록 ‘수포자’ 비중이 커지는 추세다. 학생들은 ‘수학이 어렵고 공부할 양이 많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교육걱정)과 박홍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2일 ‘학교 수학교육 학생·교사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초·중·고 260곳의 학생 7719명과 교사 1302명 등 9021명을 상대로 조사했다. 말만 무성한 ‘수포자’의 비율과 발생 학년 등을 구체적으로 살피는 전국 단위 첫 대규모 실태조사다.

초등학교에서도 수포자 비율이 36.5%(2229명 중 813명)로 나타나 우려를 불렀다. 최수일 수학사교육포럼 대표는 “초등학생은 입시 부담이 적을 때인데 예상보다 많아 놀랐다”고 했다. 초등 5~6학년 때 포기했다는 학생이 많았지만, 1~3학년 때 접었다는 학생도 13%(108명)나 됐다. ‘수학을 못하면 가고 싶은 대학 학과에 진학하기 어렵다’는 데 초등학생 63%(중학생 70%, 고교생 79%)가 동의한 점을 사교육걱정 쪽은 특히 우려했다. ‘어려서부터 적성·소질의 탐색을 왜곡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학원·과외 등 수학 사교육 비율은 초등학생도 72%(중 82%, 고 81%)나 된다.

중학생은 학년마다 26~28%씩 수학을 포기해, 중3에선 46.2%에 이른다. 중학생 ‘수포자’의 18%는 초등학교 때 이미 포기했다고 답했다.

일반계 고교 ‘수포자’의 28%가 중학교 때, 6%가 초등학교 때 수학을 접었다고 했다. 고 3학년생의 60%가 수포자여서 ‘잠자는 고3 수학교실’이란 표현이 근거 없는 소문이 아님을 보여줬다.

상급 학교에 올라갈수록 학생들은 수학을 어려워하며 자신감을 잃고 불안감에 더 휩싸였다. 수학이 어렵다는 비율은 초등 27.2%에서 중학교 50.5%, 고교 73.5%로 급증했다. 수학에 자신감을 느끼는 학생이 확 줄었고(초 64%→중 42%→고 27%), 불안감을 털어놓은 학생은 늘었다(초 12%→중 33%→고 51%).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2012’에서 한국 학생의 ‘수학 불안감’이 34개국 중 4위로 높았던 것과 비슷했다.

교사들이 ‘수학 수업을 따라오는 학생이 절반 이하’라고 응답한 비율은 초교 19%에서 중 30%, 고 64%로 급증했다. ‘내용이 어려워서, 사교육 선행학습 때문에, 양이 많아서’라는 답변이 많았다.

초·중·고 수포자 실태를 이만한 규모와 방식으로 교육부가 조사한 적은 없다. 교육부는 2013년 말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 오류 등으로 수능 개편을 시도하다 ‘문·이과 통합 교육과정 개정’으로 방향을 튼 뒤, 올해 9월 교육과정 개정을 확정하려고 서두르는 모양새다. 지난해 9월 ‘학습량 20% 감축’을 내걸었는데, 올해 5월 수학 공청회에서 오히려 학습량을 일부 늘린 시안을 내놓아 비판을 샀다.

‘수포자 없는 입시 플랜’ 10만인 서명운동에 나선 사교육걱정은 “수포자의 심각한 실태가 전국적으로 확인된 만큼 수학교육 분량을 확실히 20%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학 때문에 원하는 학과에 진학하지 못하는 입시가 타당한가”라며 “수능 수학 범위를 줄이고, 수능 수학의 절대평가 전환을 서둘러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수범 기자 kjls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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