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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산이 두 시간 정도 아이들을 봐준다고 내 시간을 가지란다.

오~ 리얼리?

나는 보려고 마음먹고 있던 영화가 들어있는 컴퓨터를 가방에 급히 때려 넣고

남방 한 장 걸치고는 바로 집을 나섰다.

집 앞 카페에 가서 앉았다.

아, 이런 세상이 있었지! 후우~!

컴퓨터를 꺼내 영화를 본다.

나를 위해 준비된 향기로운 차를 홀짝이며 편안하게.

빨리 보려고 점프시켜 넘기지 않고 그냥.

영화 음악이 카페 음악 때문에 잘 안 들린다.

주저 없이 카페 종업원에게 가서

“저기, 지금 제가 굉장히 오래간만에 자유 시간을 누리고 있거든요.

영화를 봐야 되는데 소리가 잘 안 들리네요. 음악 좀 꺼주실래요?“

하고 말하는 상상을 잠깐 하다가 영화를 계속 본다.

좋다.

진작 이랬어야했어.

진작.

 

2015. 5. 29

 

+

이 날 카페에서 본 영화는 ‘스틸 엘리스’.

여자 주인공의 연기가 살 떨리게 좋았고 셋째 딸 리디아의 캐릭터가 참 맘에 들더군요.

나에게 지금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발견하고 집으로 왔어요.

하루 두 시간, 내 시간을 갖는 것.

아이들이 아닌 나를 생각하는 것.

짧아서 더 짙은 시간.

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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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주
이십 대를 아낌없이 방황하고 여행하며 보냈다. 서른 살이 되던 해에 시골 대안학교로 내려가 영어교사를 하다가 남편을 만나 결혼했고 지금은 두 딸 바다, 하늘이와 함께 네 식구가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에 살고 있다. 부모님이 주신 '최형주'라는 이름을 쓰다가 '아름다운 땅'이라는 뜻의 '지아'에 부모님 성을 함께 붙인 '김최지아'로 이름을 바꾸었다. 베이비트리 생생육아에 모유수유를 하며 겪은 에피소드를 그림과 글로 표현한 ‘최형주의 젖 이야기'를 연재 완료하였다.
이메일 : vision323@hanmail.net      
블로그 : https://blog.naver.com/jamjam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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