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습관의 뇌를 이용하는 방법

김영훈 2015. 0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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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06454_P_0.JPG » 한겨레 자료 사진.


습관의 뇌


하나의 행동에 대한 익숙함은 그 행동에 대한 판단력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래서 자신이 그 행동에 대해 특히 더 강한 통제력을 가지고 있다고 느끼게 되는데 사실은 그와 정반대입니다. 강한 습관과 약한 습관의 차이가 행동 횟수와 관련이 있습니다. 동일한 상황에서 매주 반복하는 행동들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아침에 일어나거나 TV를 보는 것 같은 행동들 말입니다. 아마 그런 행동을 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아이의 의도 때문이라고 느낄 것입니다. 하지만 연구에 의하면 아이가 옷을 입고, 아침을 먹으며, 그림책을 읽는 것 같은 매일의 일상적 행동들에 대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낮은 수준의 의식과 통제력밖에 발휘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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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전두엽

건강한 전전두엽은 잠재의식의 패턴인식에 맞춰져 있는 우리의 초점을 조금이나마 다른 곳으로 유도하고, 어떤 행동을 억제하거나 실행하게 만듭니다. 우리가 전전두엽을 관리자라고 부르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뇌 속에 전전두엽을 제외한 다른 모든 부위는 무엇일까를 판단하지만 전전두엽은 무엇이 될 수 있을까를 판단합니다. 따라서 습관을 만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전전두엽이 원하는 바를 뇌의 나머지 부위들이 좋아하도록 가르치는 것입니다. TV시청을 거부하고, 영어를 배우고 싶어하고, 건강해지고 싶어 하고, 언젠가 멋진 음악가가 되고 싶어 하는 것이 바로 이 전전두엽입니다. 부모가 아이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그 의식적인 두뇌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부위가 쉽게 피로해진다는 데 있습니다. 전전두엽은 여러 가지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전전두엽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다 보면 쉽게 지치게 됩니다. 그리고 아이는 지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며 기존의 습관으로 돌아가 습관을 반복하게 됩니다. 반복행위를 담당하는 부위, 즉 기저핵이 우리를 조종하기 때문입니다.


2) 기저핵

기저핵은 의식을 갖고 있지도 않고 인간만이 지니고 있는 더욱 높은 수준을 목표 같은 것도 모릅니다. 하지만 효율적인 패턴 반복행위로서 우리의 에너지를 아끼는 역할을 합니다. 즉 전전두엽처럼 똑똑하지는 못하더라도 뇌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긍정적인 행동을 자동적으로 할 수 있도록 기저핵을 훈련시키기만 한다면 아이의 삶이 정말로 행복해 질 것입니다.


3) 소뇌

소뇌는 대뇌가 몸의 균형과 움직임을 조정하는 일을 돕는 조력자의 역할을 합니다. 그러다가 대뇌가 특정 동작에 익숙해지면 소뇌가 그것을 넘겨받는데, 가령 자전거를 배울 때는 대뇌와 소뇌가 모두 관여를 했다가 능숙해지면 대뇌는 빠지고 소뇌가 혼자서 이 일을 처리하게 됩니다. 덕분에 대뇌는 자전거를 타는 동안 다른 일을 할 수 있는데, 이를테면 언어를 감독한다든지, 계산을 한다든지 말입니다. 이런 이유로 특별한 의식 없이 자전거를 타면서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거나, 좀 전에 슈퍼에서 음료수를 사고 거슬러 받은 돈이 정확한지 셈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소뇌가 대뇌의 도움 없이 익숙한 동작을 혼자서 처리할 수 있는 것은 그 방법을 기억해두기 때문입니다. 일단 소뇌에 저장된 기억은 수십년간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전거 타기처럼 몸으로 익힌 기억이 세월이 흘러도 쉽게 잊히지 않는 것은 소뇌의 이러한 특성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이외에서 소뇌는 청각, 촉각, 시각을 조정하는 일에 관여하며, 인지작용과 정서 발달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최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뇌에 의한 동작 활동이 기억, 공간기억, 언어, 주의 집중, 정서 등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생후 초기의 동작 활동은 아이의 운동발달뿐만 아니라 인지발달, 정서발달의 기초가 된다고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학자들은 아이의 뇌 발달을 위해 신체활동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합니다.


습관의 요소


아이가 새로운 습관을 들이려면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관여를 합니다.


1) 시간

습관은 우리 몸이 일정기간 같은 행동을 반복했을 때 형성됩니다. 아침에 일어나 양치질을 하고 옷을 입는 것을 오랜 습관에 의해 몸이 자동으로 반응하는 것이지, 머릿속으로 ‘아침 먹고, 옷 입어야지’라고 생각해서가 아닙니다. 물론 처음에는 습관을 만들기 위해 의식적으로 계획을 실행에 옮기지만, 이를 일정기간 반복하면 생각하지 않아도 몸이 자연스레 움직입니다. 습관에 걸리는 시간은 일반적으로 21일이라는 시간이 걸린다고 이야기 합니다. 성형외과 전문의인 맥스웰 몰츠박사는 1960년에 출간한 저서 <성공의 법칙>에서 사지 절단 수술을 받은 환자가 수술로 인한 신체의 중대한 변화에 적응하는 데 평균 20일이 소요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성형수술을 한 환자에게서 똑같은 패턴을 발견했다고 말했습니다. 몰츠박사는 성형 수술 환자들이 달라진 외모에 적응하여 자존감이 높아지거나 아니면 예전의 심리 상태를 되찾기까지 대략 21일이 걸린다는 것을 발견한 것입니다.


그러나 습관으로 이어지는 시간이 모두 같은 것은 아닙니다. 아침에 건강을 위하여 물을 많이 먹겠다고 결심한 아이들은 대략 20일 후에 자동성이 최대에 이르지만, 점심 식사 때 견과류를 먹겠다고 결심한 아이들은 그 행동이 습관으로 이어지기까지 최소 두배의 시간이 걸립니다. 운동습관은 그보다 더 까다로워서 아침에 줄넘기 100번 하기를 결심한 아이는 세배의 시간이 걸려야 합니다. 반면에 하루에 한번 10분 걷기는 30일이면 습관이 붙습니다. 연구에 의하면 어떤 행동이 습관이 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66일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평균일뿐 실제는 18일부터 254일까지 다양하였습니다. 처음 습관을 실행에 옮긴 지 3주가 지나면 머릿속에 새로운 습관이 기억되고 66일이 지나면 몸이 자동으로 반응합니다. 오래된 나쁜 습관을 고치려면 100일 정도의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1년 정도 지나면 새로운 습관대로 행동하지 않았을 때 오히려 몸이 불편해집니다.


2) 반복과 보상

습관의 목표는 반복을 통해 뇌를 바꾸는 것이지만, 뇌는 보상이 다르지 않는 한 변화에 저항하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뇌의 입장에서 보면 습관을 바꿀 때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열쇠는 반복과 보상입니다. 보상이 따를 때 뇌는 더욱 기꺼이 뭔가를 반복하려 합니다. 습관을 들이는 비결은 아이에게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과 같습니다. 처음에는 뒤에서 자전거를 붙잡아 주면서 아이가 페달을 구르게 합니다. 하지만 어느 단계에 이르면 자전거를 잡은 손을 놓고 아이가 성인의 도움 없이 혼자 탈 수 있게 합니다. 운동 습관도 이와 똑같습니다. 처음에는 운동을 한 뒤에 뇌에 부가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만족감과 엔도르핀만으로도 그 행동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보상은 좋은 행동을 더 장려하고 의지력을 회복시킴으로서 우리가 작은 습관을 들이고 유지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3) 동기

습관을 들이는데는 동기는 믿고 의지할 수 없습니다. 동기는 아이의 감정과 느낌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유동적이고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너무나도 많은 것들이 아이의 감정을 바꿔 놓을 수 있습니다. 주변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일들뿐만 아니라 배고픔, 자존감, 호르몬 변화, 건강상태, 외부자극, 에너지 수준, 믿음 등. 그 무엇이든 아이의 감정을 바꿀 수 있습니다. 동기부여 전략을 쓸 때는 단순히 뭔가를 하겠다는 의욕을 느껴야 할 뿐 아니라 그것을 다른 무엇보다도 간절히 원해야 합니다. 즉, 과자를 먹으며 TV를 보는 것보다 운동을 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야한다는 말입니다. 이는 정말로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니 가끔씩 성공하는 데 그칠 수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원하는 대로 원하는 만큼 동기와 의욕을 높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아이가 피곤하거나 두통이 있을 때, 기분이 좋지 않을 때, 아니면 그저 다른 더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을 때 스스로에게 의욕을 불어넣기는 쉽지 않습니다. 뭔가를 시작한다는 가벼운 흥분감은 처음에는 아이를 도와주는 아군이 되지만 시간이 흘러 즐거운 기분이 가시고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아주 버거운 적군이 됩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동기와 감정에 기대지 않으면 이런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뭔가를 하기로 선택하고, 그것을 하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그것이 기복 없는 견고한 기반이 되주기 때문입니다.


4) 의지력

믿을 수 없는 감정을 기반으로 하는 동기부여 전략과 달리, 의지력은 극도로 안정적이어서 믿고 의지할 수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뭔가를 해내고야 만다면 그건 믿을 만한 일입니다. 물론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강제로 밀어붙일 수 있을 때의 경우지만 말입니다. 동기나 의욕과 달리 의지력은 근육처럼 강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자제력 연구 분야의 저명한 학자 로이 바우마이스터(Roy Baumeister)교수는 1999년의 한 연구를 통해, 2주 동안 자세를 바르게 하기 위해 의지력을 발휘한 학생들은 자세 교육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차후에도 자제력에 뚜렷한 발달을 하였다고 발표했습니다.


동기와 의욕이란 쉽게 끌어올릴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우리의 감정은 언제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기르던 개가 죽으면 기분이 우울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피곤하거나 기분이 나쁠 때는 운동하고 싶은 마음이 싹 달아납니다. 그러나 의지력은 다릅니다. 감정적인 고통이나 자신감 부족, 저조한 컨디션, 혹은 체력 저하로 인해 거부감이 들 때도 목표를 실행에 옮길 수 있게 해줍니다. 그러나 아이들에게는 의지력이 부족하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거나, 어려움이 커보이거나, 부정적인 감정이 들거나, 피로하거나, 배가 고프면 그 의지력은 더 줄어듭니다.


작은 습관부터 들이자


동기가 부족하고 의지력이 없는 아이에게는 작은 습관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작은 습관 전략은 아주 사소한 행위를 억지로라도 매일 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기본으로 합니다. 이것은 ‘너무 사소한 일이라 실패하기조차 힘들다’는 특성 덕분에 부담이 없으면서도 믿기 힘들 정도로 강한 힘을 발휘합니다. 작은 습관 전략은 적용이 쉽고 마음가짐을 긍정적으로 바꿔 준다는 데 강점이 있습니다. 여기에 선순환 고리가 내재되어 있습니다. 즉, 쉽기 때문에 계속 실천하게 되고 작은 행동이 습관으로 굳어질수록 삶에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더 하게 됩니다. 또한 작은 습관 전략은 자기효능감을 자연스럽게 높여 주며 사소한 행동을 습관으로 자리잡게 해준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아이가 온몸이 의지력으로 꽉 차 있다면 작은 습관을 통해 바로 행동을 시작할 수 있고 큰 진전을 이룰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아이가 완전히 피로에 지치고 의지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걱정할 것 없습니다. 의지력이 거의 필요하지 않은 작은 습관을 통해 원하는 일을 시작할 수도 있고 그 시점에 가지고 있는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할 수도 있습니다.


작은 습관은 매우 적은 양의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줄넘기를 다섯 번 하거나, 일기를 2-3줄 쓰거나, 그림책 두 쪽 읽는 것처럼 아주 쉬운 일을 하기만 하면 됩니다. 이때 목표했던 쉬운 일 이상으로 해낼 수 있는 양은 그때마다 다릅니다. 즉, 어떤 날을 더 많이 할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한 날도 있습니다. 이는 아이가 쉽게 지치거나 질려서 포기할 가능성을 크게 낮춰줍니다. 일기를 쓰는 아이는 하루에 글을 2-3줄 쓰겠다는 목표를 정해 놓고 2페이지씩 쓴 날도 많을 것입니다. 물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겨우 2-3줄을 넘길 정도만 쓰는 날도 있을 것입니다. 목표가 크면 아이가 느끼는 주관적 피로가 심해집니다. 실제로 어떤 일을 실행하기에 앞서 그 것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다가올 수고를 미리 내다보고 그로 인한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뇌는 갑작스럽고 엄청난 변화를 맞닥뜨리며 곧장 편안함을 느끼는 영역이나 일상으로 되돌아가려고 합니다. 하지만 부드럽게, 조금씩 변화가 다가오면 겁을 먹는 대신 호기심을 느끼고 조금 더 탐험해 보려고 합니다. 어떤 행동이든지 간에 작은 행동 하나가 습관으로 굳어지는 것은 중요합니다. 줄넘기를 하루에 다섯 번 하는 습관이, 어쩌다 30번씩 하는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오로지 습관만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강하게, 더 높이 쌓일 수 있습니다.


작은 습관은 의식을 하게 만듭니다. 아이의 작은 습관이 하루에 그림책 두 쪽 읽는 것이라면 그때부터 아이는 자신이 하루에 얼마나 그림책을 읽는지 조금 더 의식할 것입니다. 뭔가를 매일 주시한다면, 그것이 아무리 작은 일일지라도 아이의 의식 안에 자리를 잡게 됩니다. 그래서 아이는 정해 놓은 목표를 달성한 뒤에도 그것에 대해 계속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작은 습관은 의지력을 높입니다. 의지력은 단순히 힘보다는 인내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작지만 과업을 자주 반복하는 것이야 말로 의지력 근육을 키우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입니다. 의지력이 강해질수록 자신의 신체도 더 잘 통제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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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및 소아신경과 전문의. ‘부자 아빠’가 대세이던 시절, 그는 “아이 발달에 대해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 말했다. 돈 버느라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하는 아빠 보다는 ‘친구 같은 아빠’가 성공하는 아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빠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아이의 인성은 물론 두뇌도 발달한다. 6살 이전의 아이 뇌는 부모의 양육방법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고 그는 강조한다. ‘베이비트리’ 칼럼을 통해 미취학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제대로 된 양육법을 소개할 계획이다. <아이의 공부두뇌>, <아이의 공부의욕>, <아이가 똑똑한집 아빠부터 다르다> 등의 책을 펴냈다.
이메일 : pedkyh@catholic.ac.kr       트위터 : pedk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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