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기질별 육아(3)] 내 아이 기질 알기 위해 파악해야 할 6가지

박진균 2011. 11. 16
조회수 13701 추천수 0

01306301_P_0.jpg » 한겨레 자료사진 부모가 아이들을 키우면서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아이가 신체건강 상의 어려움을 겪은 경우 부모들은 흔히 "아이가 건강하기만 하면 다른 것은 아무것도 상관없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소아정신과 외래를 찾아오는 부모님들은 주로 행동, 성격, 학업 등의 문제를 주로 호소한다. "아이가 집중력이 부족해서 도무지 학교 수업을 따라가지 못한다", "너무 반항적인 성격이라서 아이를 키우기 어렵다", "학교에서 또래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외톨이로 지낸다", "친구와 매일 다투어서 부모가 학교에 불려가는 것이 너무 창피하다" 등등의 호소이다.

 

내가 부모의 호소를 듣다보면, 어떤 경우는 큰 문제가 아닌 것을 어머니가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는 경우도 있고, 어떤 경우는 부모의 양육에 조금 문제가 있어서 아이가 반항하거나, 삐딱한 성격으로 자라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곰곰 생각해보면 대부분의 경우, ‘키우기 힘든 까다로운 기질의 아이를, 적절하지 못한 방식으로 양육’했던 것이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키우기 까다로운 기질'이란 무엇일까? 과연 '기질'이란 무엇인가? 아동의 기질이란 쉽게 말해서, '생물학적으로 결정되어 태어나게 되는 아동의 서로 다른 반응 양식'을 말한다. 우리가 흔히 ‘내성적이다’, ‘외향적이다’ 라고 사람의 성격을 평하거나, “그 친구는 소심한 A형 성격이야” 라고 말하는 것 등이 다 기질과 관련이 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어른의 성격은, 타고난 아동의 기질에 자라오면서 겪게 되는 부모의 양육, 선생님의 교육, 친구들과의 관계 경험 등이 결합되어 형성된 복합체이므로, ‘아동의 기질’은 ‘어른의 성격’의 중심을 이루는 생물학적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성격 = 기질 + 환경

 

설이나 추석 등 명절이 되면 우리 가족은 깔끔한 옷을 차려입고 애들의 외할머니, 친할머니에게 인사드리러 가곤 한다(우리는 양가 모두 할아버지가 안 계신다). 내 두 딸들은 모두 할머니를 좋아하지만, 막상 현관에서 할머니를 뵈면 두 딸의 반응은 사뭇 다르다. 사교적인 둘째는 '할머니!' 소리를 지르며 반기는 표정으로 할머니에게 안기지만, 첫째는 다소 사무적인 표정으로 그냥 고개만 까딱하곤 한다. 나와 아내는 우리 두 딸들의 반응을 잘 이해한다. 그들은 '기질적'으로 너무나도 다르다. 우리는 그것을 인정하고 수용하며 키우고 있다!

 

내가 주장하는 '기질별 육아'란 '서로 다른 기질에 적합한 육아'를 의미하며, 역사적으로 기질 연구의 대가인 Stella Chess와 Alexander Thomas의 개념인 'goodness of fit'을 실행하는 것을 말한다. '기질별 육아'를 실천하려면 물론 기질에 대해 알아야 하겠기에 이번 시간에 기질의 요소에 대해서 간략하게 기술해 보려 한다. 현재까지 과학적으로 검증된 기질의 요소는 4가지이다.

 

첫 번째 기질의 요소는 '위험회피 경향'이라고 명명한다. 이 요소는 아이가 낯선 상황, 낯선 사람을 만났을 때 위축되고 회피하려는 경향성이 높은가 혹은 낮은가를 평가하는 것이다. '위험회피 경향'이 높은 기질의 아이들은 선천적으로 낯선 상황에 위축되며, 위험을 피하고자 하는 소심한 아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기질의 요소는 '활동성'이라고 명명한다. 이 요소는 아이가 어려서부터 대근육운동의 빈도, 강도, 속도 등이 높은가 낮은가로 평가할 수 있다. '활동성'이 높은 기질의 아이들은 매사에 에너지가 넘치고 다소 산만하며, 차분하게 가만히 있으라는 요구를 이행하기 어렵다. 이 아이들은 웃기도 잘하지만, 화나 짜증을 낼 때에도 크게 낸다.

 

세 번째 기질의 요소는 '부정적 반응성'이라고 명명한다. 이 요소는 아이가 원하는 것이 거절당하는 경우 짜증으로 반응하는 정도로 평가할 수 있다. '부정적 반응성'이 높은 기질의 아이들은 작은 불만족에 대해서도 강하게 화를 내고, 심한 경우 폭력적이 되며 지속적으로 징징거리게 된다. 이 요소가 높은 아이들은 대표적으로 '키우기 어려운 아이'라고 불리워져왔다.

 

네 번째 기질의 요소는 '집중력'이라고 명명한다. 이 요소는 아이의 집중력 및 실행기능이 얼마나 좋은가 나쁜가로 평가할 수 있다. '집중력'이 높은 기질의 아이들은 필요로 하는 과제에 대한 집중을 유지하는 능력이 좋고, 또한 부적절한 자신의 반응을 의식적으로 억제하는 능력도 좋다.

 

이상의 4가지 요소는 아동 기질의 구성 요소로 학계에서 거의 인정을 받은 것들이며, 마지막으로 2가지의 요소를 더 언급하고 마치겠다. 아래 2가지 기질 요소들은 일부 학자들은 인정하지만, 일부는 그렇지 못한 상황이므로 현재로는 잠정적인 기질의 요소라고 해두자.

 

다섯 번째 기질의 요소는 '사회적 민감성'이라고 명명한다. 이 요소는 간단하게 말해서, 아이가 사람을 좋아하는가 기계나 시스템을 좋아하는가로 평가할 수 있다. '사회적 민감성'이 높은 아이들은 사람이나 동물 등 마음을 가진 변화무쌍한 생명체에 본능적으로 더 관심을 갖는 반면에, 그 반대쪽의 아이들 즉 '사회적 민감성'이 낮은 아이들은 생명보다는 기계나 자동차, 시스템, 메커니즘 등에 더 관심이 많다. 극단적으로 ‘사회적 민감성’이 낮은 아이들은 자폐증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게 된다!

 

여섯 번째 기질의 요소는 '감각적 민감성'이라고 명명한다. 이 요소가 높은 아이들은 시각적, 청각적, 촉각적 자극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작은 소음에 매우 민감한 영아, 상의 상표 태그에 민감해서 부모에게 꼭 제거해주기를 요구하는 아이들이 '감각적 민감성'이 높은 기질의 아이들이다.

 

다음 시간부터는 여기 소개한 6가지 기질 요소들을 하나하나 자세하게 소개하며, 그런 아이들을 키우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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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균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기질별 육아혁명>의 저자.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뒤 연세의료원에서 정신과 전공의 과정과 소아정초년정신과 전임의 과정을 수료했다. 대전 건양대학교병원에서 전임강사 및 조교수 등을 역임하며 소아청소년 환자들을 만났고, 석사학위 논문 주제로 ‘아동의 기질’ 택하게 되면서 책을 집필하는 등 ‘기질’ 전문가를 자임하고 있다. 기질이 너무나도 다른 두 딸의 아버지로서, ‘기질에 적합한 양육’, ‘기질별 육아’를 줄기차게 부르짖고 있다. 2008년부터 소아청소년 상담클리닉에서 마음이 아픈 아이들과 엄마들을 만나고 있다.
이메일 : jinjin9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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