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진 선생님의 <놀이만한 공부는 없다>를 받자마자, 남편 책상 위에 올려 놓았더랬어요.

제가 말하지 않아도 남편이 자진해서(?) 읽어 주길 내심 바랐던 마음이었지요. '이 책 한번 읽어봐요.' 라고 숙제를 내주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한달이 훌쩍 지났고, 나중에는 책이 어디있었는지 저도 잊고 지냈습니다.  앗, 나라도 읽어야 겠다고 막상 책을 펼치자....

 

놀이는 이벤트성이 아니라 생활이어야 한다. 꾸준히 해야 한다는 메세지와 함께, 저자의 노하우가 녹아있어서 읽기 쉬웠습니다. 책모임 엄마들에게도 모임에서 소개를 했고, 내친 김에 남편에게도 한번 읽어보라며 건네주니, '내가 항상 하는 말이잖아. 아이들은 놀아야 한다.' 하며 새로울 게 없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저자가 딸 하나, 아들 하나 키우신 분인데, 아들하고는 무인도 체험을 해서 아들이 천하무적이 되었다고 하네.' 하니 남편도 그 점에는 솔깃해 하는 눈치였습니다.

 

평소에 제 체력이 약해서 주말에 좀 힘들어보이면, 저는 집에 남아서 좀 쉬라며 남편은 여섯살, 네살 두 아이를 차에 태우고 한나절 나들이를 다녀오기도 합니다. 평일 저녁에 아빠를 만나거나 같이 저녁 식사를 할 수 있는 날은 하루, 이틀 정도. 보통 아이들이 잠든 후에야 퇴근하는 아빠.

아이들 재우려고 하는데, 퇴근해서 들어오면 다시 재워야 하니 짜증을 냈었고, 아이들이 푹 잠들어 있는데, 아빠는 한밤중에 본인 자는 시간에 방에 들어와서는 아이들 얼굴에 휴대폰 비추며 한 명씩 얼굴 한번씩 보고 뽀뽀하는 걸 '애들 깨우려고 그러냐'며 못마땅하게 생각했었는데, <놀이만한 공부는 없다>에서 자는 아이들 얼굴도 쓰다듬으며 스킨십을 시도했다는 구절을 읽으며 남편 마음을 다시 보게 되었어요.

아침에 잠깐 서로 '아빠 회사 다녀올께~' 하고 인사할 수 있는 시간밖에 없기 때문에 주말에는 함께 하려고 하는 거죠.

5월에 다녀온 곳은 수원에 있는 '어린이생태미술체험관 풀잎'과 장흥에 있는 '가나아트파크'였습니다.

미술체험관은 규모는 작으나 아이들이 좋아했다고 하고, 체험관 마당에서 한참 소꿉놀이를 했다고 하네요. '가나아트파크'에서는 그물 놀이터가 인상적이었다고 합니다. 남편도 실내에 있는 그물 놀이터를 보자 마자 '아, 이거다.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고 마음에 들었다고 해요. 아이들에게 도전과 재미를 느끼게 해 줄 수 있겠다 싶었다고.

그물놀이터.jpg 놀이터2.jpg 놀이터.jpg 마당놀이.JPG 미술관마당.JPG 생태미술관.JPG

 

일상이 놀이인 아이들을 아이 아빠는 부러워합니다.  지금은 마냥 마음껏 놀리고 싶은데, 학교들어가면 어떻게 될지, 아이들이 대학갈 때 즈음에는 세상이 바뀌지 않을지... 우리 아이들을 꼭 대학에 보내야 하는가에 대해 저와 이야기를 나눕니다. 최근에 홍기빈 경제학자의 '리스크 사회 생존법'이라는 온라인강의를 같이 듣고, 육아와 노후준비, 현재의 생활비까지 벌어야 하는 30~40대의 팍팍한 현실에 대해 공감했습니다.  개인에게만 패배감을 안겨주는 현 시스템에 대항하여 우리는 국가에 '복지'를 요구해야 하며, 국가가 해결하지 못한다면 우리 스스로 연대하고 동네 사람들과 '계'라도 부어야 살 수 있다는 메세지가 살벌했지요. 

 

부모들이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하게 자랄텐데...부모들이 경쟁사회에서 힘들고 불안하니, 아이들에게도 그 불안감이 전달되고...또 아이들을 경쟁사회로 몰고 갈 수 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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