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만한 아이의 사회성 키우기…짓궂은 행동 잘 살펴야
[우리 아이 사회성 키우기 1]
산만한 아이의 사회성 키우기
사회성 키우기 첫 시간은 산만한 아이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겠습니다. 특히 남자 아이들 중에는 산만한 기질을 타고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산만한 기질이란 태생적으로 호기심이 많고 행동이 부잡하며, 충동적인 성향을 가지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런 성향이 매우 심한 경우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를 가지는 것으로 생각해도 크게 틀리지 않다고 하겠습니다. 태생적으로 산만한 기질을 가지는 아이 중에 사회성이 좋은 아이도 있답니다. 친구들과 놀기 좋아하며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즐기기 때문이지요. 물론 집중력의 문제 때문에 학업의 어려움이 생길 가능성은 높습니다. 산만한 기질의 아이들은 친구들과 놀기를 좋아하는데, 아이들 무리에 무작정 뛰어든다고 해서 사회성이 꼭 좋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이 아이들의 문제는 타인이 싫어하는 행동을 자주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초등학교에 이제 막 입학한 철민이는 학교 가는 것이 즐겁습니다. 많은 아이들과 함께 놀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철민이는 공부 시간은 지겹고 따분하기만 하지만, 체육 시간이나 쉬는 시간이 되면 물 만난 고기처럼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며 놀 아이들을 찾습니다. 사이 좋게 노는 경우도 있지만 철민이는 간혹 자신이 원하는대로 친구들이 따라주지 않으면 친구를 건드리거나 놀이를 훼방하곤 합니다. 철민이는 간혹 여자애들이 노는 곳에 가서 짖궃은 장난을 하기도 합니다. ‘공기돌’을 빼앗기도 하고, 놀아달라며 친구를 툭툭 건드리기도 합니다. 철민이는 학급에서 조금씩 ‘기피 대상’이 되어가는 듯 합니다.
철민이 같은 아이를 도와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철민이에게 가르쳐야 할 사회성은 어떤 내용일까요? 산만한 아이를 위한 사회적 규범을 몇 가지 열거해 보겠습니다.
<산만한 아이를 위한 사회적 규범>
.친구를 이유없이 건드리거나 툭툭 치면 안된다.
.친구들이 모여서 노는 공간에 허락없이 들어가거나, 무작정 자신을 끼워달라고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친구가 자신의 물건을 “돌려 줘!”라고 요구하면 돌려줘야 한다.
.친구가 “하지 마!”라고 요구하면 하던 행동을 그만해야 한다.
위의 규범은 일단 산만한 아이의 부모님이 먼저 숙지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적절한 때에 아이에게 이런 내용을 잘 가르치시면 되겠습니다. 산만한 아이를 가진 어머님은 간간이 아이가 학교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살피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이가 친구들과 어떻게 지내는지, 누구와 주로 노는지, 노는 동안에 친구를 밀치거나 건드리지는 않는지 알아보아야 합니다. 산만한 아이들은 자신이 친구들에게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는 수도 많습니다. 아이와 관계가 좋은 시간에 차분하게 이런 규범에 대한 조언을 해주어야 합니다. 저는 예전 제 아이가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5분 남짓 등교시간에 손을 잡고 함께 학교에 가면서 몇 가지 조언들을 해주었습니다. 조언은 부모와 아이가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상태에서 그 효과를 발휘합니다. 사랑하는 엄마가 싫어하는 행동이기 때문에 아이는 스스로 자제하려고 노력하게 되는 것입니다.
친구를 건드리거나 밀치는 행동 이외에도, 친구에게 핀잔 주기, 큰 소리로 짜증 내기, 친구 허락없이 게임에 뛰어들기, 친구 얼굴에 바짝 가까이 다가서서 이야기하기, 친구 등에 매달리기, 친구 얼굴 가리기 등등 짓궃은 행동 여부를 잘 살펴야 합니다. 사회성의 기본은 상대에 대한 존중에서 시작합니다. 그리고 친구의 마음을 헤아려보는 것이 그 실천방안입니다. 아이에게 이렇게 질문해 보세요. “철민아, 네가 수민이와 친구들이 노는데 무작정 뛰어들어서 같이 놀자고 하면, 친구들 기분이 어떨까?”, “네가 만약 놀고 있는데 친구가 허락없이 끼어들면 네 기분은 어떨것 같아?” 상대의 기분을 생각해서 자신의 행동을 조절하고, 적절한 행동을 찾아서 시도해보도록 도와야 합니다.
산만한 아이의 부모들 중에는 사회성에 대해 오해를 가지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무조건 친구를 많이 사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거나, 자신이 또래 아이의 엄마들과 친해져서 그 집 아이들을 자주 함께 놀게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꼭 바른 생각이 아닐 수 있습니다. 아이에 따라서 소수의 친구들과 잘 지내는 것이 더 중요한 경우도 많고, 부모가 지정해 준 아이들과 노는 것을 의외로 부담스러워하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아이가 소극적이라면 소수의 아이들과 깊이 있는 사귐을 하는 것이 좋고, 다소 활발한 아이라면 여러 아이들과 사귀는 과정에서 타인의 관점이나 공간을 존중하는 습관을 갖도록 하는게 중요합니다.
한가지 더 조언을 하자면, 산만한 아이의 경우 친구의 얼굴 표정을 잘 살펴보도록 조언하면 좋겠습니다. 산만한 아이들은 다른 다양한 자극에 집중을 빼앗기다 보면, 친구의 찡그린 얼굴이나 화난 얼굴 표정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친구의 얼굴 표정을 살펴야 친구의 현재 마음 상태를 알 수 있습니다. 친구가 “그만 해”라고 말하면서 정말로 화난 얼굴을 하고 있다면, 그건 친구가 장난삼아 하는 이야기가 아니므로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규범에 있듯이 친구가 “그만 해”라고 말하면, 일단 자신의 행동을 멈추고 상대의 얼굴을 보아야 한다고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합니다.
산만하고 부잡한 아이들은 일반적으로 좀 ‘어리고 미성숙하다’라는 인상을 받곤 합니다. 이는 호기심이 많고 장난끼가 가득하며, 친구들과 무작정 놀기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상대의 마음을 잘 헤아리기 보다는 그저 재미있는 행동에 지치지않고 몰입하는 ‘개구장이’이기 때문이지요. 그 기질 자체를 긍정적으로 이해해주면서, 타인에 대한 배려를 지속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산만한 아이들은 또래보다는 보통 동생이나 형들, 언니들과 노는 것을 더 편안해하고 잘 지내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매우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어른들과 노는게 제일 쉽고, 그 다음으로는 동생, 형, 누나들과 노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결국 사회성의 완성은 또래들과 얼마나 적절하게 잘 지낼 수 있는가에 달려있습니다. 경쟁과 협동, 싸움과 타협의 반복을 통해서 적절한 또래간 자신의 위치 및 역할을 설정하는 과정이 초등학교 또래관계의 핵심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지는 것을 못 견디는 아이’의 사회성 높이기에 대해 고민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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