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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과시 실패·거센 역풍에 휴원 철회…해산 위기 몰린 한유총

양선아 2019. 03. 05
조회수 1420 추천수 0
‘설립허가 취소’ 결정 배경·전망

‘아이 볼모’ 극단 행위에 여론 격앙
한유총 유치원 동참도 저조
개학 연기 하루 만에 철회 ‘사면초가’

“개학 연기는 공익 해하는 행위”
서울교육청, 오늘 취소 통보 방침
유아교육의 공공성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외면하고 ‘사적 재산권 보장’만을 주장하던 사립유치원 단체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해산될 위기에 처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불법적인 집단행동을 주도한 한유총 설립허가를 취소하기로 4일 결정했다. 정부 정책에 강경 일변도로 대응한 한유총 집행부는 낮은 휴원 참여율 등으로 세 과시에 실패했을 뿐 아니라 개학 연기 투쟁 하루 만에 휴원을 철회하면서 사면초가 상황에 놓였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일부 사립유치원들의 개학 연기가 실제 이뤄짐에 따라 한유총 설립허가를 취소하기로 했다”며 “5일 한유총에 통보하겠다”고 밝혔다. 한유총은 서울시교육청에서 설립인가를 받은 단체인데, 민법 38조를 보면 주무관청은 법인이 목적 외 사업을 하거나 설립허가 조건을 위반한 경우, 공익을 해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 설립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개학을 연기하고 ‘집단 폐원’ 운운하며 유아와 학부모를 위협한 한유총의 행위가 ‘공익을 해하는 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설립허가 취소를 결정한 것이다.

아이들을 볼모로 자신들의 사적 이익을 관철하려 했던 한유총의 ‘개학 연기 투쟁’도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 3일 발표한 교육부 여론조사 결과 80% 이상의 국민이 유치원 3법 개정과 에듀파인 도입에 찬성한 것에서 보듯이 아이들을 볼모 삼은 한유총에 대한 국민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한유총은 그동안 집단휴원 등을 반복했다. 2017년 9월에는 사립유치원 재무회계 규칙 개정 등에 반대하며 두 차례 집단휴원을 예고했다. 당시에도 교육부와 철회에 합의했다가 다시 번복하는 등 정책 파트너로서 신뢰를 잃었다. 2002년 공립단설유치원 설립 반대, ‘2004년 유아교육법 제정’ ‘2012년 누리과정 도입’ 반대 등 정책이 바뀔 때마다 무리하게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려 했다.

특히 이덕선 한유총 이사장을 비롯한 현 집행부는 유치원 비리 사태를 수습할 비상대책위로 등장해 강성 행보를 강화했다. 정부가 사유재산권 인정 등 요구안을 수용하지 않자 이들은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어 시설사용료 인정, 유치원 3법 철회 등을 요구하며 1533곳에 이르는 한유총 소속 유치원들이 개학 연기 투쟁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개학 연기는 아이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관계부처 장관 회의 등을 통해 엄정 대응 방침을 알렸지만 개학 연기는 강행됐다.

저조한 참여로 ‘개학 연기’ 투쟁이 사실상 실패로 끝난 4일, 경기도 고양시에서는 일부 유치원에서 한유총 현판을 떼어내는 일까지 발생했다. 한 사립유치원 관계자는 “한유총 소속이라는 이유만으로도 학부모들의 시선이 곱지 않아 현판까지 떼고 있다”며 “한유총 소수 강경파의 입지는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경고는 있었다. <한겨레>가 지난해 12월 한유총의 정치권 불법 쪼개기 후원 정황 등을 보도한 이후 서울시교육청은 한유총의 법인 취소 여부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3·1절 연휴를 틈탄 개학 연기 사태에도 정부는 강력한 경고를 보냈지만, 한유총 지도부는 강경 노선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나 ‘폐원’이라는 마지막 카드조차도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박창현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은 “현행법상 폐원은 교육청에서 인가를 해줘야 가능한데다, 무단 폐원을 할 경우 형사고발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현행법상 유치원이 무단 폐원하면 책임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 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는 “한유총은 더 이상 준법이라는 말로 법을 훼손하지 말고 유아교육의 기본 정신부터 돌아봐야 한다”며 “자정 의지가 없으면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개학 연기 투쟁에 나선 4일 오전 서울 도봉구 한 유치원에 시정명령서가 붙어있다.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개학 연기 투쟁에 나선 4일 오전 서울 도봉구 한 유치원에 시정명령서가 붙어있다.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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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아 한겨레신문 기자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생활의 신조. 강철같은 몸과 마음으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길을 춤추듯 즐겁게 걷고 싶다. 2001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해 사회부·경제부·편집부 기자를 거쳐 라이프 부문 삶과행복팀에서 육아 관련 기사를 썼으며 현재는 한겨레 사회정책팀에서 교육부 출입을 하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더 행복해졌고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저서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존감은 나의 힘>과 공저 <나는 일하는 엄마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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