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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파인은 좌파 교육용?…한유총 색깔론에 내부서도 반발

양선아 2019. 02. 27
조회수 1207 추천수 0
‘좌파들이 유치원 장악’ 등 태극기 부대 연상 발언 넘쳐난 한유총 집회
한사협 등장으로 대표성 약화, 대형 유치원 이해만 대변한다는 내부 불만
고립 위기로 가는 한유총, 3월 정기총회 대표성 분기점 될 듯
사립유치원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관계자들이 25일 오후 서울 국회의사당 앞에서 `유치원3법'과 정부의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안 반대 총궐기대회를 열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사립유치원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관계자들이 25일 오후 서울 국회의사당 앞에서 `유치원3법'과 정부의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안 반대 총궐기대회를 열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좌파들이 유치원을 장악하여 어릴 때부터 좌파 이념교육을 통해 사회주의형 인간을 만들려고 합니다.”

이덕선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이사장은 비장한 목소리로 대회사를 읊었다. 국가관리회계시스템인 에듀파인 도입을 앞두고 한유총 소속 사립유치원 관계자 등 1만1천여명(경찰 추산, 주최 쪽 추산 3만명)이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유아교육 사망선고 교육부 시행령 반대 총궐기대회’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날 집회에는 사립유치원 원장과 교사는 물론 학부모 등까지 총동원령이 내려졌다. 자유한국당 홍문종·정태옥 의원과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 노광기 전 전국어린이집연합회장, 방병관 한국민간장기요양기관협회장 등도 집회에 참석했다.


지난해 사립유치원 비리가 밝혀진 이후 공공성 강화를 요구받아온 한유총은 ‘유치원 3법’과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여전히 반발했다. 이덕선 이사장은 “교육부가 우리(사립유치원)에게 사형선고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한유총은 일부 사립유치원의 이해관계만을 대변한다는 내부 불만이 나오고 한유총에서 갈라져 나온 한국사립유치원협의회의 등장으로 고립되고 있다.


이날 집회는 에듀파인 반대를 넘어 ‘태극기 부대’를 연상케 할 정도로 ‘색깔론’ 발언이 넘쳐났다. “국공립유치원 주도 정책은 획일적인 탁아소 교육이 된다” “좌파 정권이 유아기부터 교육으로 사회주의형 인간을 양성하고자 한다” “유치원을 전교조화”와 같은 말들이 흘러나왔다. 구호로 직접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집단 폐원도 불사하겠다는 분위기였다.


사립유치원 내부에서는 정부에 강경 대응 일변도로 대응하면서 협상력을 잃은 한유총 집행부에 대해 불만이 터져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립유치원 한 관계자는 “3400여개의 사립유치원 가운데 2000여곳은 한유총이 주장하는 ‘시설사용료’ 항목이 필요 없다”며 “한유총 집행부가 대형 유치원들의 이익을 대변할 뿐 전체 사립유치원의 이익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에서는 3월 한유총 정기총회에서 회비를 내는 회원이 얼마나 되느냐가 대표성을 좌우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에듀파인 수용 의사를 밝힌 한국사립유치원협의회(한사협)는 교육부와 정례협의, 서울시교육청과 협의 자리를 마련하는 등 정부의 정책 파트너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임병하 한사협 대변인은 “서울시교육청이 처음학교로 도입을 안 한 유치원의 경우 교사처우개선비를 주지 않겠다고 했는데, 에듀파인을 도입한다면 처우개선비를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며 “교육당국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사립유치원 정책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도 26일 한사협을 만나 이 문제와 관련해 논의할 계획이다. 또 임 대변인은 “한사협에 가입비를 내는 회원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정부의 정책파트너로서의 역할을 보고 회원들의 마음이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정치하는엄마들’ 등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공성 역주행을 멈추지 않는 한유총을 비판했다. 전국유치원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는 `유치원 공공성 강화'를 요구하는 청원서에 유치원 학부모 1만3천여명의 서명을 받아 이찬열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에게 제출했다.


양선아 최원형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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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아 한겨레신문 기자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생활의 신조. 강철같은 몸과 마음으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길을 춤추듯 즐겁게 걷고 싶다. 2001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해 사회부·경제부·편집부 기자를 거쳐 라이프 부문 삶과행복팀에서 육아 관련 기사를 썼으며 현재는 한겨레 사회정책팀에서 교육부 출입을 하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더 행복해졌고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저서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존감은 나의 힘>과 공저 <나는 일하는 엄마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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