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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휴가 냈더니 회사가 사직서 쓰랍니다”

베이비트리 2019. 02. 07
조회수 1386 추천수 0
서울시 금천직장맘 지원센터 상담 사례
사직 않고 복직하니 ‘괴롭힘’…결국 고소
상담 다수가 육아휴직·출산휴가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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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아이를 가진 6년차 직장인 오정현(가명)씨는 출산일이 가까워질 무렵 출산휴가에 들어갔다. 그러나 출산휴가 뒤 날아온 것은 권고 사직 압력이었다. “민폐 끼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만삭 때까지 누구보다 열심히 일한 오씨이기에 충격과 상심이 컸다. 심지어 출산 탓인지 같은 회사에 근무하던 남편까지 권고 사직을 요구받았다. 남편은 다른 회사로 이직했지만, 오씨는 압력에 굴하지 않고 다니던 출산휴가를 마친 뒤 회사에 복직했다.

그러나 회사는 오씨를 그냥 두지 않았다. 출산 전엔 출장이 전혀 없는 직무였으나, 복직 뒤 출장 지시와 사생활 감시, 사유서 제출 요구 등 괴롭힘이 이어졌다. 결국 오씨는 서울시 금천직장맘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아 다니던 회사 사장을 고용노동부에 고소했다. 사장은 검찰에 송치됐다.

2016년 7월 개소한 서울시 금천직장맘지원센터는 2년 동안의 상담 사례집 ‘너나들이’를 통해 6일 공개했다. 여기엔 출산휴가 또는 육아휴직을 허용하지 않거나 이를 사용했을 때 불이익을 주는 경우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등이 담겼다. 금천센터에서 상담받은 사람들은 대부분이 여성(85%)이었으며, 나이별로는 30대가 38%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또 10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22.7%)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의 고충이 제일 많았다.
서울시 금천직장맘지원센터가 발간한 사례집 ‘너나들이’ 서울시 금천직장맘지원센터
서울시 금천직장맘지원센터가 발간한 사례집 ‘너나들이’ 서울시 금천직장맘지원센터
6545건의 상담 사례 가운데 일·가정 양립 관련 상담이 38%, 노동권이 35%, 모성보호가 27%였는데, 상담을 받은 노동자들 다수는 출산휴가·육아휴직 문제로 상담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가정 양립에 관한 상담(2494건) 대부분은 육아휴직(2314건)에 관한 것이었으며, 모성보호(1770건) 상담 대부분은 출산휴가(1526건)에 대한 것이었다.

센터 사례집에는 이밖에도 육아휴직을 사용하려는 여성 직원에게 사직서를 요구하거나, 육아휴직 전 팀장이었던 여성을 복직 후 팀원으로 강등시킨 회사의 불법 사례 등이 담겨 있다. 센터를 이런 사례를 바탕으로 △출산휴가·육아휴직을 승인하지 않는 사업장에 대한 엄격한 법 집행 △육아휴직 급여의 전액 지급 △임신기 유급휴가 제도 신설 등을 제안했다.

센터는 “상담을 통해 살펴본 결과, 규모가 큰 대기업의 경우 출산휴가, 육아휴직은 부여하나 복직 때 노동자에게 불이익을 줌으로써 일·가정 양립지원제도의 사용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노동자가 출산휴가, 육아휴직을 사용할 권리를 포기해야만 사업하기 좋은 환경이 되는 것은 아니다. 기업구조 개선, 세제 개편, 사업주 지원 등을 통해 사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문정 센터장은 “모든 근로자는 누구나 일을 하며 자녀를 돌볼 수 있는 권리가 있지만, 지난 2년여간의 상담 사례를 정리하면서 법으로 보장된 권리를 실행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공감했다”고 말했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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