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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병 피해’ 엄마들이 맥도날드와 한국 정부를 함께 고발한 이유

베이비트리 2019. 01. 22
조회수 1478 추천수 0
정치하는엄마들, ‘햄버거병’ 피해 부모와 손잡고
한국맥도날드, 정부 상대로 단체고발 진행
“맥도날드의 대장균 오염 사실 은폐와 
관련 부처의 직무유기 드러나” 주장 
서울 마포구의 한 맥도날드 매장 모습.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서울 마포구의 한 맥도날드 매장 모습.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제 아이는 세계적 식품기업인 맥도날드가 만들고 홍보한 어린이 메뉴인 ‘해피 밀’ 세트를 먹고 영구적인 장기손상으로 신장장애2급인이 되었습니다. 제발 맥도날드 ‘형사 고소 재조사’가 시작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세요.

-2019년 1월18일 ‘햄버거병’ 피해 아이 엄마, 최은주 올림”

최은주씨의 딸 ㄱ(당시 4살)양은 2016년 9월25일 맥도날드에서 불고기 버거를 먹고 장출혈성대장균 감염 후유증인 ‘용혈성요독증후군‘(HUS)에 걸렸다. ‘햄버거병’으로 알려진 이 병으로 인해 ㄱ양은 신장 기능의 90%를 잃었다. 최씨는 “이제 7살이 된 딸은 매일 밤 10시간에 가까운 복막 투석으로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복막을 뚫고 넣은 관 때문에 샤워도 겨우 하고 그렇게 좋아하던 물놀이와 수영은 꿈도 못 꾼다”고 전했다.

2017년 7월 최씨는 비슷한 시기에 같은 증상을 보인 피해자들과 함께 한국맥도날드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ㄱ양 외에도 4명의 아동이 비슷한 증상을 앓았고, 같은해 8월26일엔 전북 전주 지역 초등학생 7명과 교사 1명이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고 장염에 걸렸다고 보건당국에 신고했다. 하지만 7개월만인 지난해 2월 검찰은 ‘‘인과관계를 입증할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맥도날드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리고 패티 납품업체 ‘맥키코리아’ 임직원 3명만 재판에 넘겼다. 최씨는 “왜 아픈 우리 아이는 증거가 될 수 없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대로 싸움을 끝낼 수가 없었다. 비영리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에 먼저 연락해 “도와달라”고 한 까닭이다.

‘정치하는엄마들’이 최씨와 손을 잡고 한국맥도날드와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단체고발을 진행하고 있다. 18~29일까지 시민과 단체의 참여 신청을 받고 있는데 22일 오전 현재 134명이 신청을 마쳤다. 정치하는엄마들은 “맥도날드의 대장균 오염 사실 은폐와 식약처 등 관련 부처의 직무유기로 인해 국민 누구라도 피해자가 될 수 있었다”고 고발 취지를 밝혔다. 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대표는 “30일에 고발할 예정이고 2월부터는 본격적으로 맥도날드에 대한 불매운동 등 캠페인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하는엄마들이 한국맥도날드와 정부를 상대로 단체고발을 진행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지난해 11월 말 진행된 맥키코리아 임직원들에 대한 공판이다. 이날 공무원 3명에 대한 증인신문이 있었는데, 이들의 법정 진술과 언론 보도 등을 종합하면 2016년 6월30일 맥도날드에 납품하는 패티에서 ‘장출혈성대장균’이 검출된 직후 맥키코리아는 이 사실을 맥도날드 쪽에 알렸다. 맥도날드 직원도 임원에게 ‘문제의 패티가 전국 10개 매장에 15개 박스가 남아 있다’고 보고했다. ㄱ양이 햄버거를 먹기 석달 전 일이다. 하지만 해당 임원은 ‘식약처에 전량 소진했다고 보고하라’고 이메일로 지시했다.

공무원도 문제를 은폐하는 데 개입했다. 식약처와 맥키코리아 공장이 있는 세종시의 한 부처 공무원이 ‘패티가 전량 소진됐을 경우 대장균 검출 사실을 공표할 필요가 없다’는 내용을 직접 업체 쪽에 안내한 걸로 나타난 것이다. 이 공무원은 맥키코리아 공장과 전국 맥도날드 매장에 대한 현장조사를 진행하지 않았고 실제로 재고가 없는지 확인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장 대표는 “그때라도 제대로 패티를 수거했다면 최씨의 딸을 비롯해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며 “엄마들의 손으로 한국에서 맥도날드를 퇴출시키고 말겠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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