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햄버거병 피해’ 엄마들이 맥도날드와 한국 정부를 함께 고발한 이유

베이비트리 2019. 01. 22
조회수 1000 추천수 0
정치하는엄마들, ‘햄버거병’ 피해 부모와 손잡고
한국맥도날드, 정부 상대로 단체고발 진행
“맥도날드의 대장균 오염 사실 은폐와 
관련 부처의 직무유기 드러나” 주장 
서울 마포구의 한 맥도날드 매장 모습.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서울 마포구의 한 맥도날드 매장 모습.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제 아이는 세계적 식품기업인 맥도날드가 만들고 홍보한 어린이 메뉴인 ‘해피 밀’ 세트를 먹고 영구적인 장기손상으로 신장장애2급인이 되었습니다. 제발 맥도날드 ‘형사 고소 재조사’가 시작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세요.

-2019년 1월18일 ‘햄버거병’ 피해 아이 엄마, 최은주 올림”

최은주씨의 딸 ㄱ(당시 4살)양은 2016년 9월25일 맥도날드에서 불고기 버거를 먹고 장출혈성대장균 감염 후유증인 ‘용혈성요독증후군‘(HUS)에 걸렸다. ‘햄버거병’으로 알려진 이 병으로 인해 ㄱ양은 신장 기능의 90%를 잃었다. 최씨는 “이제 7살이 된 딸은 매일 밤 10시간에 가까운 복막 투석으로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복막을 뚫고 넣은 관 때문에 샤워도 겨우 하고 그렇게 좋아하던 물놀이와 수영은 꿈도 못 꾼다”고 전했다.

2017년 7월 최씨는 비슷한 시기에 같은 증상을 보인 피해자들과 함께 한국맥도날드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ㄱ양 외에도 4명의 아동이 비슷한 증상을 앓았고, 같은해 8월26일엔 전북 전주 지역 초등학생 7명과 교사 1명이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고 장염에 걸렸다고 보건당국에 신고했다. 하지만 7개월만인 지난해 2월 검찰은 ‘‘인과관계를 입증할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맥도날드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리고 패티 납품업체 ‘맥키코리아’ 임직원 3명만 재판에 넘겼다. 최씨는 “왜 아픈 우리 아이는 증거가 될 수 없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대로 싸움을 끝낼 수가 없었다. 비영리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에 먼저 연락해 “도와달라”고 한 까닭이다.

‘정치하는엄마들’이 최씨와 손을 잡고 한국맥도날드와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단체고발을 진행하고 있다. 18~29일까지 시민과 단체의 참여 신청을 받고 있는데 22일 오전 현재 134명이 신청을 마쳤다. 정치하는엄마들은 “맥도날드의 대장균 오염 사실 은폐와 식약처 등 관련 부처의 직무유기로 인해 국민 누구라도 피해자가 될 수 있었다”고 고발 취지를 밝혔다. 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대표는 “30일에 고발할 예정이고 2월부터는 본격적으로 맥도날드에 대한 불매운동 등 캠페인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하는엄마들이 한국맥도날드와 정부를 상대로 단체고발을 진행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지난해 11월 말 진행된 맥키코리아 임직원들에 대한 공판이다. 이날 공무원 3명에 대한 증인신문이 있었는데, 이들의 법정 진술과 언론 보도 등을 종합하면 2016년 6월30일 맥도날드에 납품하는 패티에서 ‘장출혈성대장균’이 검출된 직후 맥키코리아는 이 사실을 맥도날드 쪽에 알렸다. 맥도날드 직원도 임원에게 ‘문제의 패티가 전국 10개 매장에 15개 박스가 남아 있다’고 보고했다. ㄱ양이 햄버거를 먹기 석달 전 일이다. 하지만 해당 임원은 ‘식약처에 전량 소진했다고 보고하라’고 이메일로 지시했다.

공무원도 문제를 은폐하는 데 개입했다. 식약처와 맥키코리아 공장이 있는 세종시의 한 부처 공무원이 ‘패티가 전량 소진됐을 경우 대장균 검출 사실을 공표할 필요가 없다’는 내용을 직접 업체 쪽에 안내한 걸로 나타난 것이다. 이 공무원은 맥키코리아 공장과 전국 맥도날드 매장에 대한 현장조사를 진행하지 않았고 실제로 재고가 없는지 확인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장 대표는 “그때라도 제대로 패티를 수거했다면 최씨의 딸을 비롯해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며 “엄마들의 손으로 한국에서 맥도날드를 퇴출시키고 말겠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베이비트리
안녕하세요, 베이비트리 운영자입니다. 꾸벅~ 놀이·교육학자 + 소아과 전문의 + 한방소아과 한의사 + 한겨레 기자 + 유쾌발랄 블로거들이 똘똥 뭉친 베이비트리,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어 찾아왔습니다. 혼자서 꼭꼭 싸놓지 마세요. 괜찮은 육아정보도 좋고, 남편과의 갈등도 좋아요. 베이비트리 가족들에게 풀어놓으세요. ^^
이메일 : hanispecial@hani.co.kr       트위터 : ibabytree       페이스북 : babytree      
홈페이지 : http://babytree.hani.co.kr

최신글




  • ‘에듀파인 도입’ 거부한 채 교사 인건비 달라는 한유총‘에듀파인 도입’ 거부한 채 교사 인건비 달라는 한유총

    양선아 | 2019. 02. 14

    행보 엇갈린 사립유치원 단체회계 투명화 약속한 한사협 출범“교육부 장관 만나 현안 논의할 것” 설립취소 위기 한유총 교육청 항의방문서울시교육청이 ‘에듀파인’이나 ‘처음학교로’를 사용하지 않는 사립유치원에 교사 인건비를 지급하지 않...

  • 9살 이하 20.7%가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점점 늘어9살 이하 20.7%가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점점 늘어

    베이비트리 | 2019. 02. 13

    과기정통부·정보화진흥원, 실태조사유아·아동 위험군 20.7%…1.6%p↑조사 대상 연령층 가운데 증가폭 최대 “양육 때 스마트폰 활용 증가 탓” 분석위험군 삶 만족도 일반 사용자보다 떨어져<한겨레> 자료사진스마트폰을 활용한 양육 탓에 3...

  • 출산율 하락 예상보다 빨라…인구감소 시점 앞당겨질 듯출산율 하락 예상보다 빨라…인구감소 시점 앞당겨질 듯

    베이비트리 | 2019. 02. 11

    2018년 합계출산율 1명 미만 추정다음달 장래인구 특별추계 발표<한겨레> 자료사진다음달 말 발표될 장래인구 특별추계에서 우리나라 총인구 감소 시점이 앞당겨질 전망이다. 합계출산율(출산 가능한 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출생아 수...

  • 에듀파인 10곳 중 2곳만 적용하는데… 사립유치원 정보공시 강화 ‘더딘 걸음’에듀파인 10곳 중 2곳만 적용하는데… 사립유치원 정보공시 강화 ‘더딘 걸음’

    양선아 | 2019. 02. 11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부실·허위 정보 공시 제재안 빠져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해 10월2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유치원 공공성 강화 당정협의’를 마친 뒤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 초등학생 어휘력, 집값과 비례?초등학생 어휘력, 집값과 비례?

    베이비트리 | 2019. 02. 08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산하 연구소수도권 학교 24곳 조사집값에 따라 상·중·하·농촌 분류하·농촌 지역은 전체 평균 못 미쳐중 지역 학교 높은 교육열로 1위“학교의 교육적 역할 부족” 지적아이들의 우리말 실력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는 우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