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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에 분노한 학부모들 “유치원3법 통과 안되면 심판”

양선아 2018. 12. 24
조회수 1059 추천수 0
한국당 반대 연내 처리 무산 위기 
16개 시민단체 “본회의 처리” 압박 
‘원비 유용법’ 발의한 한국당 비판
‘유아교육 공공성’ 토론회서도 
사유재산권 논리 비판 쏟아져 
2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리유치원 문제 해결과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를 위한 시민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2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리유치원 문제 해결과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를 위한 시민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유치원 3법’의 연내 국회 처리가 사실상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유치원 비리 문제 해결에 앞장서온 학부모와 시민단체의 분노가 터져나오고 있다. 이들은 “사립유치원 정상화를 가로막은 의원들을 다음 총선에서 반드시 심판하겠다”며 조속한 개정안 통과를 촉구했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정치하는엄마들 등 ‘유치원 비리 문제 해결을 위한 범시민단체’ 소속 회원들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유치원 3법’ 개정안 합의에 반대하고 있는 자유한국당 및 교육위 소속 의원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134만 전국 유치원 학부모가 경고한다’ ‘유치원법 통과 안 시키면 쫓아낸다’ ‘국민들이 준 배지 안 쓸 거면 반납해’라고 쓰인 손팻말을 들고, 사립유치원의 투명성과 공공성을 강화하라는 강력한 국민적 요구에도 ‘유치원 3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못한 현실을 개탄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교육목적 외 사용 시 처벌, 누리과정 지원금의 보조금 전환, 유치원 급식의 학교급식법 적용 등을 담은 ‘유치원 3법’은 사립유치원 비리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공공성 확보 방안”이라며 “유치원법 통과가 지연되면서 시민들의 분노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사립유치원 원장들의 모임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의견을 반영한 법안을 발의한 자유한국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전날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유치원 3법’과 한국당이 마련한 별도 법안을 병합심사했지만, 자유한국당이 교육부의 에듀파인 도입 시행령 개정안을 문제삼으면서 파행됐다.

시민단체 회원들은 “자유한국당은 사실상 사립유치원들의 유치원 원비 유용을 가능하게 해주는 법안을 발의하며 사립유치원 정상화를 가로막았다”며 “특정 이익집단의 집단이기주의와 그에 동조하는 정치인들에 의해 계속 지연된다면, 134만 유치원 학부모들과 시민들은 이를 기억하고 다음 총선에서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16개 소속 시민단체 회원들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유치원 3법’ 개정안 합의에 반대하고 있는 자유한국당 및 교육위 소속 의원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16개 소속 시민단체 회원들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유치원 3법’ 개정안 합의에 반대하고 있는 자유한국당 및 교육위 소속 의원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앞서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비리유치원 문제 해결과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를 위한 시민대토론회’에서도 한유총과 자유한국당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박용진 의원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아이를 사립유치원에 보내는 평범한 부모들뿐 아니라 다양한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해 한유총과 자유한국당의 ‘사유재산권’ 주장 등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발제를 맡은 박창현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은 우리와 비슷한 실정이었던 일본 사립유치원의 법인화 과정을 설명하며 “일본은 정부가 법인화를 하는 조건을 내세워 재정지원을 해 현재 사인 유치원이 3%밖에 되지 않는다”며 “한국은 이미 사립유치원에 재정지원까지 하는데도 아주 최소한의 회계 투명성까지 거부한다는 점에서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유치원 교비 회계로 들어오면 국가가 주건 학부모가 주건 그 돈은 사적으로 쓰면 안 되는 것”이라며 “국회가 여기까지 오는 것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조성실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는 사립유치원 비리는 단순히 횡령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의 이익을 아이들의 안전, 건강과 맞바꾼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공동대표는 “유치원 3법을 통과시키라는 국민들의 요구가 분명한데도 국회에서 발목잡히는 것에 대해 참담함을 느낀다”며 “유치원의 주인은 아이들이니, 유치원 비리를 근절시키는 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남희 참여연대 복지조세팀장은 자유한국당이 교육부가 시행령으로 에듀파인을 도입한다는 것에 문제제기를 하는 주장이 왜 잘못된 주장인지 짚었다. 김 팀장은 “사립학교법 33조에 따라 에듀파인 등은 교육부 장관에 위임이 되어 있다”며 “자유한국당이 법의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유총이 말하는 사유재산 주장에 대해서도 김 팀장은 “건물과 땅은 설립자의 소유이지만, 유치원이라는 학교는 비영리기관이며 공공적으로 운영돼야 한다”며 “이를 혼용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유총에서 주장하는 대법원 판례는 법을 바꿀 근거가 되는 것이지 개혁을 발목잡을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김한메 전국유치원학부모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사립유치원의 급식 비리를 이야기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아이들 급식에서 삶은 계란을 이등분도 아니고 사등분을 해서 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그 어린 것들이 얼마나 많이 먹는다고 그렇게 주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부모들이 도대체 그동안 뭘 했는지 너무나 부끄럽고 처참하다”며 “뒤늦게 이런 추악한 실태를 봤을 때 분노이기 이전에 무능력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권리에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따른다”며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어른들이 책임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하며 사립유치원이 학교인지 학원이지 되물었다.

이빈파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대표도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게 죄 지은 사람취급 받는 나라에서 어떻게 아이를 낳아 키우겠습니까?”라고 반문하며, 저출생 대책을 거론하기 이전에 아이들이 행복한 나라부터 제대로 설계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사립학교 천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꼬집었다. 그는 공교육이 담당해야 할 것을 민간이 이행했던 과거 맥락이 있지만, 이제는 법부터 바꿔가야 한다고 말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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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아 한겨레신문 기자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생활의 신조. 강철같은 몸과 마음으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길을 춤추듯 즐겁게 걷고 싶다. 2001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해 사회부·경제부·편집부 기자를 거쳐 라이프 부문 삶과행복팀에서 육아 관련 기사를 썼으며 현재는 한겨레 사회정책팀에서 교육부 출입을 하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더 행복해졌고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저서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존감은 나의 힘>과 공저 <나는 일하는 엄마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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